여러_생각/여름방학5 너의 여름방학_05 그랬니...? 내가 다른 사람들한테 볼품없어 보일까 봐 걱정해준 거니까... 근데 가끔 너는 너무 독설가라 뭐랄까... 아니 그냥 그렇다고. 너는 계속 너로 자라렴. 쭉- 내가 너에게 네가 자라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익숙해져 볼게. 2022. 9. 27. 너의 여름방학_04 네가 막 태어나고 나서 나는 얼른 너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어. 울음소리와 옹알거림을 지나 우릴 부르는 단어들 그리고 따라 말하던 엉성한 문장들이 곧 너의 눈과 귀를 통해 들어온 너의 이야기들을 말하게 되었땐... 평범하리 평범한 일상의 것이었지만 늘 세상 어디서도 들어본 적 없는 이야기 같았지. 특히, 너의 꿈이 말이야. 너는 공룡이 되고 싶었다가 어부가 되고 싶었다가 지금은 길게 간직하는 게임 개발자가 되고 싶어 하지. 하지만 나는 네가 꼭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기보단, 타인에게 무해한, 생명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이 된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물론, 이건 내 생각이고 네게 말 할 생각도, 그럴 이유도 없었지. 그저 내 생각일 뿐이니까. 그걸 잊고 있었지. 샤워를 하는데 왕왕 거리는 소리에 얼른 .. 2022. 9. 19. 너의 여름방학_03 방학엔 왜 숙제가 있을까. 숙제가 없으면 안 되는 걸까? 시키는 사람도 하는 사람도 둘 다 즐겁지 않은 거 없앴으면 좋겠다고, 너의 여름방학에 생각했다. (네가 좋아하는) 책 읽고, TV볼 때는 그 누가 네 옆에서 춤을 춰도 집중하는 넌데, 숙제만 하려하면 갑자기 집 안 물건들에 관심 갖고 창 밖만 바라봐도 흥미로워하며 회피하는 너를 보며... 나를 보는 느낌...지울 수 없어. 다음날도 너의 숙제를 위해 집 앞 도서관을 갔었지. 앉을 장소들이 자유롭게 널린 곳에서 너는 이곳저곳 앉아서 구몬을 간신히 끝내고 다른 숙제를 들고 갔는데, 3초에 한 번씩 자세 바꾸며 꼼지락 거리는데 옆에 펼쳐놓은 책이랑 그... 싸웠어? 끈기 있게 너 보고 있었는데 화해 안 하더라? 나랑 눈 마주치고 살짝 흠칫해 하긴 했지만.. 2022. 9. 16. 너의 여름방학_02 너와 보내는 너의 여름방학 첫날, 운동 끝나고 돌아와 포켓몬스터 보고 있는 너에게 재미없게도 나는, '아침 먹었어~?' '양치했어~?'하고 물었지. 같이 보자고 할 수 있었을 텐데... 러닝머신 위에 그런 센스를 놓고 왔다고 생각해주렴. 한 여름, 실내 온도 33도쯤 돼야 에어컨을 틀어주시는 할머니를 설득하는 건 포기하고 나는 너의 손을 잡아끌고 단지 내 카페로 갔다. 더위를 잘 타지 않는 너를, 타고난 집돌이인 너를 데리고 나오는 건 시간이 조금 걸리는 일이긴 했지만 집 안에서 너는 포켓몬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 같더라. 너도 나처럼 나가기 전까지는 온갖 것들에 귀찮아하고 피곤해하며 게으름 피우지만 정작 문 밖으로 나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생기가 넘치더라.(아, 이건 너만 나는 생기 안 넘쳐 .. 2022. 9. 15. 너의 여름방학_ 01 초등학생인 1호가 여름방학을 맞이한 기념으로 우리 집에서 일주일을 보냈다. 다니는 학원도 일주일동안 방학해서 오고 싶다며 얼마나 머물 수 있냐길래 '네가 원하는 만큼'이라고 했더니 대견스럽게도 일주일 전체를 있겠다고 했다. (감동) 여름방학에 오겠다고 한 것도 기뻤는데 일주일을 통째로 있겠다고 하니 얼마나 이쁘고 장한지 오면 궁딩이 팡팡 때려주고 칭찬 많이 해주고 즐겁게 놀아야지 했는데 육아_ 그것은 쉽지 않은 것이었다. 그래도 우리 1호는 내 주변사람 모두가 이렇게 알아서 잘 크는 아이가 어딨냐며, 너무 훌륭한 어린이라고 아주 어렸을 때부터 칭찬받은 아이로 혼자서 책도 잘 읽고, 기다릴 줄 알며, 대화가 일찍부터 가능하고, 이해력이 좋으며, 무엇보다 떼쓰지 않는 아이였다. 장난감 3개 고르라고 하면 한.. 2022. 9. 5. 이전 1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