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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11

Dear.35_내가 알던 맥간은 이게 아니야... 어제의 맥간행 버스 무한대기 사건은 이랬어.정식터미널이 아닌 그곳은 경찰이 간간히 단속을 나오는데 어제가 딱 그날이었고, 그날따라 끈질기게 자리를 지키는 경찰에 다들 발이 묶였던 거였어.짜증이 났지만 여긴 인도였고, 뭐 어쩌자는 건가 하며 기다리다 보니 날은 어두워졌지. 거의 4시간은 기다렸던 거 같은데 그때 지친 버스기사도 안 되겠는지 승객들을 불러 짐칸에서 짐들을 꺼내더니 오늘 못 간다고 했어.뭐 이런...?배낭을 찾고 티켓 예약한 인도방랑기 사장님과 통화했더니 상황 좀 알아보신다 해 기다리는 중에 상황이 다급하게 바뀌었어.어디서 뭘 듣고 보고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기사는 라이트를 끈 채 차에 시동을 걸더니 사람들한테 빨리 버스에 올라타라고 했고 일사불란하게 탄 승객들을 빠르게 확인하며 우당탕탕 버스가.. 2025. 1. 12.
Dear.34_델리, 변하고 변하지 않은 10년 전과 비교하는 게 많을 편지가 될 것 같다는 걸 미리 알려. 도착한 델리공항부터... 처음 왔을 땐 공사중이라 여기저기 쳐둔 천막에 일반 고속버스터미널보다 못 한 모습에 도착과 동시에 고민이 많았던 10년 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에 용기를 잃지 않았다.   첫 인도여행 후, 인도를 떠나며 여긴 절대 전철같은거 안 생기겠다. 싶었는데 오늘 다시 온 델리에 지하철이 있어요.강산이 변하니 인도도 변하는구나.여행자들은 이제 택시덤탱이 쓰지 않아도 돼요.(그치만 조심은 해야 해. 여전히 메트로 운행 안 한다며 사기 치는 사람들은 여전하니까)  세상 좋아졌네 진짜.지하철을 타고 빠하르간지를 다 오네.역에 내리자마자 흙이 섞인 매캐한 공기가 맡아지는 게 몸이 기억하는 빠간이었지.거기다 변함없는 이 혼란스러운 풍.. 2025. 1. 9.
Dear.33_건너뛰는 방콕생활 이제는 생활권이 된 방콕에서의 하루들은 여행자의 것이라기 보단 그냥 나의 것이었어. 익숙함이 가득한 이곳에서 머무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었던 시기는 일찍이 지나왔기에 이제는 확실히 떠날 때가 왔다 생각했지.  인도에 가기로 했어.꼬박 10년만에 다시 가.  익숙함을 져버리고 다시 적응해야 하는 새로운 곳으로 간다는 스릴과, 피곤함이 먼저 그려지는 바람에 다시 소중해진 방콕에서의 하루들은 달라지지 않았어. 가는 식당도, 식당에 가서 시키는 메뉴도 말야.대신, 숙소 위치가 방콕에서 처음인 동네에 위치해서 다니는 길만 바뀌었을 뿐 생활 자체는 여전해.(이 동네 너무 맘에 들어. 근처에 재래시장이 있어서 과일도 엄청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고 조금만 걸어가면 테스코도 있어서 살기 아주 좋겠더라)   먹고 싶은 열대.. 2025. 1. 5.
Dear.30_인레, 미얀마 최고 도시! 내내 캄캄하던 버스 안, 스멀스멀 안과 밖 풍경의 형체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 새벽_ 눈에 들어온 첫 풍경에 나는 바로 인레가 맘에 들었어.  왜, 어느 곳이든 새벽 이른 풍경을 보려면 노력을 해야 하잖아.근데 오늘 이토록 쉽게, 맘에 쏙 드는 풍경을 봤다는 게 하루를 제대로 시작하기 전부터 잘 보냈다는 생각이 들었지.   버스에서 내려 숙소까지는 거리가 좀 있었지만 동네를 살피듯 걸어가자니 아침 활발한 기운에 새벽 이동이 피곤한 줄도 모르겠더라.  역시나 얼리체크인 해주는 친절한 인레숙소 주인아저씨까지.인레 행복의 도시다.  그건 그렇고, 여기 한국인 부부가 운영하는 호텔 겸 레스토랑이 있다고 해. 궁금해서 인레의 첫 식사를 하러 갔네 또?확실히 로컬과는 다른 느낌에서 오는 이질감이 신선했어. 안도 밖.. 2024. 12. 31.
Dear.29_시포라잎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호텔은 밤이 되니 고요함 한가운데에 홀로 있는 성과 같았어.조용함에 정말 잘 자고 일어났다.  일어나자마자 조식 먹으러 가기 전,옥상에 올라 시포 풍경을 내려봤어. 멋진 시골에 온 기분에 어린 시절 여름방학을 떠올렸어.   사치스럽게 여유를 부리며 식사를 하고, 호텔 툭툭서비스를 이용해 'Little Bagan'을 찾았어.작은 탑들 모여있는 곳이었는데 바간에 있다온 사람으로... 너무 직접적으로 지은 지명에 말을 아낄게. 쏘 리틀이었네....5초도 걸리지 않은 관광시간에 굳이 이곳을 골라 온 나의 선택을 어떻게든 채워보려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아주 사소한 관광포인트들은 다 들렸나 봐.   밥 한톨 남기지 않으려 싹싹 긁어먹은 밥그릇처럼 싹- 훑어보고 잠시 쉬러 들어오 '미스터팝콘'. .. 2024. 12. 30.
Dear.28_시포(Hsipaw)가는 길 이르디 이른 새벽에 나와야 했어.새벽 첫 차로 기차를 타야 했지.  불 빛만 깨어있는 도로 위에선 내 발자국 소리도 무서워 후닥후닥 걸었지.잠을 다 깨기도 전에 도착한 기차역엔 이미 나를 태울 기차가 정차해 있었고 기차 안에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 꼭 특실표를 사라는 블로그의 글을 따랐는데, '특실'의 특별함은 쿠션감 있는 의자였지. 아, 일반실이었으면 8시간을 나무의자에 앉아야 했었을 테니 특별하긴 합니다.  창문을 다 열어놨기때문에 지나치는 풍경들을 꼼꼼하게 볼 수 있었어.하지만 나는 꽤나 오랫동안 암흑만을 봤지. 도시를 벗어났더니 가로등 하나 없는 검정풍경에 창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과 덜컹이는 기차의 흔들림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느낄 뿐이었어. 야맹증이 있다면 미얀마 여행은 다시 한번 생각해봐.. 2024. 12. 29.
02_이탈리아_로마에서 새벽을 보내는 일. 버스 안에서 본 한 없이 몽환적었던 꿈같은 로마는 '테르미니역'에 내리자마자 나를 현실로 되돌려놨다. 들이닥친 새벽의 쌀쌀함과 어디서든 거친 언변과 취객이 달려들어도 이상하지 않는 분위기에 부픈 마음이 볼품없이 쪼그라들었다. 그럼에도 나는 B와 이 새벽, 무려 로마에 함께 서있다는 황홀함에 잠깐의 새벽 산책을 권했다. 우린 지도도 보지 않고 발길 닿는 대로 걷다 트인 광장같은 곳에서 발걸음을 점점 멈췄는데 기분이 좀 이상했다. 꼭 이승에 있는게 아닌, 뭐에 홀린 것 같은 그런... 어두침침한 불빛에 의지해 광장 한가운데에 서서 우릴 둘러쌓은 건물들을 한 자리에 서서 빙빙 돌아보다 혹여나 우리 발자국 소리를, 감탄을 내뱉는 말소리를 누가 들을까 싶어 서로에게 붙어 킥킥거렸던 그 새벽을 적어내려가니 몸이 점.. 2022. 7. 6.
Dear.05_사바이디?! 사바이디! 찾을 수 없더라. 우리가 묵을 숙소를. 한 시간을 넘게 숙소들을 찾아다니며 얻은 결론은 메인 거리에 있는 곳에서 머물려면 숙박비를 많이 내거나 아니면 룸컨디션을 포기하던가. (선택사항_창문없이 모기장만 있는 방갈로, 소음 가득한 팬이 도는 방, 눅눅한 메트리스가 놓인 방) 솔직히 말하자면 도착한지 한 시간이 지나도록 숙소를 구하지 못 한다? 이건 상상도 못 한 일이었지. 물 속이나 다름없이 습하고 더운 날씨에 맨 몸으로 다녀도 힘든데 배낭까지 메고 있자니 둘 다 짜증 가득한 시한폭탄의 아우라를 뿜어내며 다시 메인거리로 나왔어. 뭐 털린것도 없는데 뭔가 세게 털린 기분이었어. 같이 여행하기 ‘룰 넘버 원.’ 서로 짜증난 상황에는 떨어져 있기. 멀찍이 앞 뒤로 떨어져 걸으며 우린 각자 앱으로 숙소를 찾았어... 2022. 6. 29.
01_이탈리아_로마로 들어가는 길. 이탈리아에서의 첫 날을 기억해. '나만 믿고 따라와!' 하고 말해준 너를 따라온 이탈리아_짐이 가득한 너의 배낭 위 책임감 마저 더해 도착한 공항에서 막차를 타고 시내로 가는 길이 생생하다. 빈 자리 하나 없이 가득 찬 버스 안은 새벽 사람들과 같이 잠든 고요한 도시와 다를 바 없었다. 나 또한 그 분위기에 동참하려 몇 번이고 눈을 감아봤지만 참을 수 없는 웃음이 꽉 다문 입술 사이를 비죽비죽 삐져나오듯, 버스 밖의 풍경이 궁금해 자꾸만 눈커풀이 열렸다. 노랑과 주황 그 어딘가의 가로등 빛으로 물든 도시풍경_이것만으로도 나는 첫 날의 구경을 만족하고 있었는데 이네 곧 시선 끝에 개선문과 콜로세움이 들어왔다. 즉시, 직선으로 흐르던 심장박동이 큰 파동을 일으켜 위로 팍! 하고 튀어오른 느낌이 들었다. 분명.. 2022. 6. 28.
Dear.03_방비엥을 즐기는 이. 남들 가는 곳은 가보자는 여행 스타일은 아닌 나도 '블루라군'은 가보고 싶었어. 그래서 한 번 가보기로 했지. 그 전에 준비물을 소개해도 될까? 1. 바이크. 오늘 하루 종일 우리의 발이 되어줄 바이크는 아침 일찍 가야 좋은 물건으로 고를 수 있다는 걸 알았지만, 우린 점심이 지나서야 숙소에서 나왔지. 남아 있는 물건들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본 후 고른 우리의 바이크는 아주 멋진 파란색에 브레이크가 잘 작동하는 게 딱 이었지. 2. 유심. 처음 유심 세팅이 쉽지 않다고 해서 우린 라오 텔레콤 서비스 센터에서 구입하기로 했어. 거기선 알아서 다 해주신다고 하데? 유심 없이 다녀볼까 했는데 매번 캡처한 지도 보고 찾아다니고, 캡처해둔 정보 그 이상으로 필요한 때를 몇 번 반복하니... 유심, 사지 않고는 못 .. 2022. 4. 22.
Dear.01_여행의 시작은 라오스(비엔티안). 몇 해전이었어. 한 해를 조각조각 나눠 다니던 여행에 만족하지 못하고 통째로 써보기로 했어. 늘 왕복행으로 샀던 비행기표도 편도로 샀지. 여행의 시작은 알지만, 끝은 미정인 것_내가 이 여행에서 가장 좋아했던 부분이야. '라오스'를 여행의 출발지로 정했어. 원래 태국이 출발지 순위 1위였는데, 동행자인 B가 라오스를 안 가봤다고 했거든. 그리고 무엇보다 태국행 티켓보다 저렴했어. 밤에 출발한 비행기는 시차 덕에 더 늦지 않고, 여전한 밤에 라오스에 도착했어. 공항에 내리자마자 코 속으로 훅 하고 들어오는 동남아 특유의 향과, 습한 공기가 떠나옴을 확인시켜줬지. 늦은 밤이어서였을까? 택시로 공항에서 예약한 숙소인 'AVALON B&B'까진 10분도 채 안 걸린 거 같아. 빠르게 체크인 후, 씻고 바로 나왔.. 2022.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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