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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_편지/라오스9

Dear.09_루앙프라방을 떠나며 땃새폭포에서 돌아오면서 태국으로 가는 버스를 예매했어.나름 발품을 팔고 '라오스->치앙마이 원웨이!!'를 무려 5번이나 확인하고 예약했지. 북부였는지, 남부였는지 큰 버스터미널에 붙어있는 사무소였기에 안심하고 말야. 그러지 말아야 했는데...   뭐 그건 그거고 11시도 전에 재료소진으로 문을 닫는 가게가 어디냐면 바로 여기 씨엥텅 카오삐약!라오스식 쌀국수에 면을 다 먹고 말려 튀긴 누룽지를 말아먹는데 이게 이게 으뜸이라구.튀긴 누룽지는 그냥 먹어도 간이 돼있기 때문에 국경 넘을 때 버스에서 먹으려고 따로 샀어.  날이 좋아 앞으로 앞으로 한적한 길을 걸어 강이 합쳐지는 곳까지 찍고 다시 돌아가는 길에 씨엥텅에서 사 온 누룽지를 봤어.둥글게 빚어 놓은 누룽지들이 귀엽더라.   그리고 매일같이 말하는 조마.. 2024. 10. 17.
Dear.08_루앙프라방에서02 루앙프라방에선 유독 평화로웠어.(물 맞을 때 제외) 도시도, 그 안에 사는 사람들도 윤슬이 반짝이는 물표면 같았어. 매일 나를 향해 날아오는 물들이 각인돼서인가? 새벽, 해가 뜨기 전 일어나 탁발행렬을 봤어. 길게 줄을 지어 나온 스님들에게 무릎을 꿇고 음식과 돈을 올리는 사람들을 보며 아, 나도 준비해서 시주를 드릴걸 그랬다. 싶었어. 당장 뭔가 빌거나 기도할 건 없었지만... 음, 왜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더라 여전히 왜인지 모르겠네 이날이 설날 당일 같은 날이라서 도시가 축제 그 자체였어. 이미 전날밤부터 메인거리 가득 자리 잡은 상인들이 탁발행렬이 있기도 전부터 물건을 내놓고 준비 중이었지. 장난감, 신선한 야채들과 과일 그리고 옷가지 등이 알록달록 거리를 가득 채운게 꼭 장날 같았어. 보고 있으.. 2024. 10. 17.
Dear.07_루앙프라방에서01 잠깐 쉬지도 않고 바로 나왔어.침대에 잠깐 누워라도 봤다간 안 나갈걸 알았거든.해가 지기 전 서둘러 나가 미리 알아놓은 저녁식사할 시장으로 곧장 걸었어.외부에서 보면 좁은 입구에 저기에 많은 가게가 있을까? 싶은데 슬쩍 들어가 보면 온갖 음식들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것처럼 정성 들여 쌓아 놨어.우린 중간 어디쯤 맛있어 보이는 곳에 멈춰 음식 네 개를 골라 빈 테이블에 현지인, 외국인들과 섞여 먹고 나왔어.왁자지껄하고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가 맛있는 곳이었어.다음날, 일어나 메인거리 끝까지 산책 삼아 걸었어.여기가 뷰포인트라고 지도에 적혀있었는데 아마 매콩강이랑 뭐 다른 강이 합쳐지는 곳이라고 했던 거 같아.사실, 여기까지 걸었던 목적은 유명한 국숫집이 이 근처에 있어서였어. 룰루랄라 맛이 .. 2024. 10. 16.
Dear.06_라오스 중간 보고 비엔티안으로 입국해서 방비엥으로 바로 떠나 샌드위치와 블루라군 그리고 자연경관에 푹 빠져있었지 라오스 송크란 시기라는 것도 모르고 숙소 예약도 없이 무작정 이동한 루앙프라방에선 도착해서 몇 시간이나 숙소를 찾아다니다 메인 거리에서 몇 십분 떨어진 한적한 곳에 있는 큰 대저택인 '사바이디' 호텔에 어렵사리 체크인을 했어.  도착 한 첫 날에도 땅은 젖어 있었고, 매일 스콜이 내려 매번 외출할 때마다 우산은 필수였어. 물론 이는 비만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방에서  쏘고, 붓는 사람들의 물을 조금이라도 막기 위해서였지  루앙프라방은 그럼에도 평화로웠어. 매일 같은 카페, 매일 비가 내려도 지루하거나 귀찮지 않았어. 금방 맑아지는 하늘 그리고 그와 잘 어우러진 옛 건축물이 놓인 동네 풍경에 하루에 같은 길을.. 2024. 10. 15.
Dear.05_사바이디?! 사바이디! 찾을 수 없더라. 우리가 묵을 숙소를. 한 시간을 넘게 숙소들을 찾아다니며 얻은 결론은 메인 거리에 있는 곳에서 머물려면 숙박비를 많이 내거나 아니면 룸컨디션을 포기하던가. (선택사항_창문없이 모기장만 있는 방갈로, 소음 가득한 팬이 도는 방, 눅눅한 메트리스가 놓인 방) 솔직히 말하자면 도착한지 한 시간이 지나도록 숙소를 구하지 못 한다? 이건 상상도 못 한 일이었지. 물 속이나 다름없이 습하고 더운 날씨에 맨 몸으로 다녀도 힘든데 배낭까지 메고 있자니 둘 다 짜증 가득한 시한폭탄의 아우라를 뿜어내며 다시 메인거리로 나왔어. 뭐 털린것도 없는데 뭔가 세게 털린 기분이었어. 같이 여행하기 ‘룰 넘버 원.’ 서로 짜증난 상황에는 떨어져 있기. 멀찍이 앞 뒤로 떨어져 걸으며 우린 각자 앱으로 숙소를 찾았어... 2022. 6. 29.
Dear.04_삼복더위 속 이동. 방비엥-루앙프라방 루앙프라방에 가던 날을 기억해. 블루라군을 다녀온 다음 날, 루앙프라방으로 가는 미니벤(이번엔 진짜!)을 예약했어. 가격도 차 종류도 여러 가지였지만 이동시간을 단축시킨 'NEW'도로로 간다는 게 맘에 쏙 들었거든. 차 종류도 괜찮았는데 유경험자로 직접 눈으로 보기 전까진 믿을 수 없었기에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았어. 이동 당일, 시간 맞춰 체크아웃을 하고 숙소 앞에서 픽업버스를 기다렸지. 때 맞춰 오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 딱 맞춰 나온 걸 자책하기보다 샌드위치를 사는 시간까지 계산해서 나온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어. 방비엥에서의 마지막으로 '샌드위치', 정말 완벽하지 않을 수 없는 방비엥에서의 마무리였어. 픽업 버스는 그 뒤로 한참 뒤에 왔지. 딱 학원 버스였는데 어찌나 쾌적한지 그냥 이 버스를 타고 루앙.. 2022. 5. 18.
Dear.03_방비엥을 즐기는 이. 남들 가는 곳은 가보자는 여행 스타일은 아닌 나도 '블루라군'은 가보고 싶었어. 그래서 한 번 가보기로 했지. 그 전에 준비물을 소개해도 될까? 1. 바이크. 오늘 하루 종일 우리의 발이 되어줄 바이크는 아침 일찍 가야 좋은 물건으로 고를 수 있다는 걸 알았지만, 우린 점심이 지나서야 숙소에서 나왔지. 남아 있는 물건들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본 후 고른 우리의 바이크는 아주 멋진 파란색에 브레이크가 잘 작동하는 게 딱 이었지. 2. 유심. 처음 유심 세팅이 쉽지 않다고 해서 우린 라오 텔레콤 서비스 센터에서 구입하기로 했어. 거기선 알아서 다 해주신다고 하데? 유심 없이 다녀볼까 했는데 매번 캡처한 지도 보고 찾아다니고, 캡처해둔 정보 그 이상으로 필요한 때를 몇 번 반복하니... 유심, 사지 않고는 못 .. 2022. 4. 22.
Dear.02_방비엥 일. 버스 안은 온통 파랬어. 그거 하나는 정말 맘에 들더라. 시각적으로라도 좀 시원하긴 했으니까. 그러나 그것도 잠시, 탈탈 거리며 돌아가는 먼지 가득 낀 선풍기에만 의존하기엔 버스 안은 이미 뜨거웠지. 후-하고 내뱉는 내 숨마저 싫어지더라. 잠이라도 들면 어떻게든 흘려보낼 시간이겠지만 벨벳 의자에 앉아있는 한 그럴 수 있을 리가. 내가 잠들 방법은 오직 하나, 탈진으로 인한 기절뿐. 흙먼지 일어나는 좁은 도로에 교통체증이라도 일어나면 어떻게든 기절을 노력해보려고 맘 먹고 있었는데, 어라? 버스가 점점 속도를 줄이더니 멈추는 거지. 음?? 뭐지?? 하고 늘어진 몸을 느릿느릿 일으키는데, 점심시간이라 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 간다고!!! 버스에서 남김없이 내린 승객 모두 기분이 한결 나아 보였던 건 내가 그래서.. 2022. 4. 11.
Dear.01_여행의 시작은 라오스(비엔티안). 몇 해전이었어. 한 해를 조각조각 나눠 다니던 여행에 만족하지 못하고 통째로 써보기로 했어. 늘 왕복행으로 샀던 비행기표도 편도로 샀지. 여행의 시작은 알지만, 끝은 미정인 것_내가 이 여행에서 가장 좋아했던 부분이야. '라오스'를 여행의 출발지로 정했어. 원래 태국이 출발지 순위 1위였는데, 동행자인 B가 라오스를 안 가봤다고 했거든. 그리고 무엇보다 태국행 티켓보다 저렴했어. 밤에 출발한 비행기는 시차 덕에 더 늦지 않고, 여전한 밤에 라오스에 도착했어. 공항에 내리자마자 코 속으로 훅 하고 들어오는 동남아 특유의 향과, 습한 공기가 떠나옴을 확인시켜줬지. 늦은 밤이어서였을까? 택시로 공항에서 예약한 숙소인 'AVALON B&B'까진 10분도 채 안 걸린 거 같아. 빠르게 체크인 후, 씻고 바로 나왔.. 2022.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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