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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_편지/라오스

Dear.01_여행의 시작은 라오스(비엔티안).

by 죠죠디 2022.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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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전이었어.

한 해를 조각조각 나눠 다니던 여행에 만족하지 못하고 통째로 써보기로 했어. 늘 왕복행으로 샀던 비행기표도 편도로 샀지. 여행의 시작은 알지만, 끝은 미정인 것_내가 이 여행에서 가장 좋아했던 부분이야.


'라오스'를 여행의 출발지로 정했어. 원래 태국이 출발지 순위 1위였는데, 동행자인 B가 라오스를 안 가봤다고 했거든. 그리고 무엇보다 태국행 티켓보다 저렴했어.
밤에 출발한 비행기는 시차 덕에 더 늦지 않고, 여전한 밤에 라오스에 도착했어. 공항에 내리자마자 코 속으로 훅 하고 들어오는 동남아 특유의 향과, 습한 공기가 떠나옴을 확인시켜줬지.





늦은 밤이어서였을까?

택시로 공항에서 예약한 숙소인 'AVALON B&B'까진 10분도 채 안 걸린 거 같아. 빠르게 체크인 후, 씻고 바로 나왔지. 목이 말랐거든. 물을 사 마시고 싶었는데 길거리는 이미 문 닫은 가게들로 어두웠어. 그나마 다행히도 몇 개 안되지만 포장마차가 장사 중이었어. 그중 한 곳이 음료 파는 곳이라 물 대신 수박주스로 갈증을 해소하며 숙소로 돌아갔어.


혼자였다면 절대 그 시간에 밖으로 안 나갔을 텐데. '둘'이라는 건 생각 이상으로 나를 용감하게 만들어 주더라.







다음날,
조식 먹으로 내려온 김에 어제 못 한 방비엥으로 가는 버스도 예약했어. 오늘 아침 9:30분에 출발하는 'VIP'& '미니벤' 티켓이었지. 그러면 안 됐는데 'VIP'라는 단어에 기대를 하게 되더라.






그나저나 숙박비가 10$ 밖에 안 했는데 조식까지 준다니 괜찮은 곳이지 않아? 조식은 1층 정문과 연결된 야외 테라스에서 먹으면 된다고 해서 간단히 시리얼과 오렌지주스를 주문하고 가장 바깥쪽 테이블에 앉아 기다리는데, 티 없이 맑은 날씨와 아침의 선선한 온도가 꼭 휴양지에 온 느낌이었어. 사람을 여유롭게 만들더라.


조식보다 아침시간을 더 즐겼어.
점점 더워질 때쯤 체크아웃하고 로비에서 버스를 기다렸지. 숙소 앞까지 올 줄 알았던 버스 대신 기사가 우릴 와 정차해둔 곳까지 데리고 가는 거야 거기서 좀 쎄-하더라.
도로 한편에 낡은 고속버스부터 깨끗한 미니벤까지 몇 대가 정차 중이었어. 그때까지도 'VIP'에 기대를 걸고 가장 좋은 차 일거라 생각하고 기사가 가는쪽으로 따라갔는데...


아닐꺼야 했던 가장 낡고 엄청나게 큰 버스였어.
이게 어떻게 VIP& 미니벤 이지??? 하고 흐린눈으로 살펴보니 VIP는 그냥 차 위에 적어놓은 버스의 이름 같은 거더라(미니벤은 아직도 알 수 없음). 곧 출발하니 얼른 타라고 한 기사의 손짓에 못이겨 올라탄 버스의 실내는...어떻게 설명을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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