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앙프라방에 가던 날을 기억해.
블루라군을 다녀온 다음 날, 루앙프라방으로 가는 미니벤(이번엔 진짜!)을 예약했어.
가격도 차 종류도 여러 가지였지만 이동시간을 단축시킨 'NEW'도로로 간다는 게 맘에 쏙 들었거든. 차 종류도 괜찮았는데 유경험자로 직접 눈으로 보기 전까진 믿을 수 없었기에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았어.
이동 당일,
시간 맞춰 체크아웃을 하고 숙소 앞에서 픽업버스를 기다렸지. 때 맞춰 오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 딱 맞춰 나온 걸 자책하기보다 샌드위치를 사는 시간까지 계산해서 나온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어.
방비엥에서의 마지막으로 '샌드위치', 정말 완벽하지 않을 수 없는 방비엥에서의 마무리였어.
픽업 버스는 그 뒤로 한참 뒤에 왔지. 딱 학원 버스였는데 어찌나 쾌적한지 그냥 이 버스를 타고 루앙프라방에 좋겠다고 생각했어.
정말 그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미니밴에 탑승한 건 우리뿐이 아니더라. 알다시피 4월의 동남아는 건기의 초여름이라 가만히 있어도 땀이 주륵주륵 나잖아. 그 '삼복더위'가 우리랑 같이 탔는데 하필이면 우리가 탄 그날, 그 차의 에어컨이 고장이 난 거 있지?
이동수단에 마가겼나. 진짜.
그렇지 않고서 이럴 수는 없다.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는 전혀 시원해지지 않는 실내 온도에 개인적으로만 웅성거리다 점점 참을 수 없는 더위에 나 포함 모든 승객들이 기사에게 항의하기 시작했어.
기사님은 몇 번이나 차를 세우고 살펴보셨지만, 에어컨은 루앙프라방에 도착할 때까지 한 여름 땡볕 아래 2시간 주차한 차에 올라타자마자 튼 에어컨 바람보다 조금 괜찮은 정도의 세기의 공기를 순환시킬 뿐이었지.
세세히 적고 싶지만 그러면 당시의 더위에 지친 내가 될 것 같아서 여기까지만 할게.
버스정류장에서 툭툭을 타고 루앙프라방 시내로 들어가는 길.
그때 들어온 루앙프라방 풍경에 엉망이었던 이동시간의 기억이 약간 블러 처리가 된 것 같아.
어디를 가든 첫 느낌이 다 다르잖아.
루앙프라방은 딱 보자마자 여길 좋아하지 않을 수 없을 거란 느낌이 들었어.
큰 도시(도시 러버)의 전통적인 목조건물과 멋진 야자수가 잘 어우러진 풍경은 내 취향을 저격했으니까. 하지만, 마음 놓고 그 모든 것들을 즐길 수 없었어.
당장 다음날부터 시작되는 '삐마이(라오스신년축제)'에 웬만한 숙소들은 풀북킹이었지.
근데 또 우린 예약 따윈 또 안하고 왔네.
이해할 수가 없었지. 나를, 우리를.
참나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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