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31 책44_위험한 관계_피에르 쇼데를로... 결국 읽었다.올해의 키워드 중 무조건 들어갈 '위험한 관계' 원작인 책을 읽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던 건 실은 프랑스어판으로 보면 발몽이 다른 여인의 등을 책상 삼아 투르벨..? 메르테유? 부인에게 보낸 편지 중 하나가 한 줄씩 건너 읽으면 전혀 다른 내용의 편지라는 걸 알고부터였지만, 당장 그 정도의 프랑스어 능력을 어디서 구할 수 있죠? 빠르게 구입하고 싶은데요? 여하튼, 책을 읽고 나니 원작이 책이다? 그럼 책이 최고다. 편지를 읽는데 각 인물의 감정선이 눈앞에 보인다뇨? 투르벨부인은 생각보다 너무 어렸고, 신앙심은 너무 깊었으며 교리 안의 삶이 전부였던지라 사랑이 아닌 믿음으로 살아가는 사람이었다. 결혼도 사랑보단 사람에 대한 존경, 신의로 맺었기에 사랑 자체를 몰랐다. 이런 사람에게 사람 감정을 가.. 2024. 12. 27. 책43_벚꽃동산_안톤 체호프 아마미유키의 연극을 위해 읽음.처음 읽을 땐 익숙하지 않은 러시아 이름과 애칭, 미들네임, 본명으로 부르는 통에 인물소개해 둔 앞 페이지를 몇 번이나 오가면서 읽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읽긴 읽는데 큰 틀로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 정도만 대강 눈치챔.두 번째 읽으면서 서로 어떤 관계고 인물들 특징을 알게 됨.마지막 세 번째.그래서 이 대책 없는 부잣집 여주인역이 아마미란 말이지... 오호라~ 어린아이같이 감정을 드러내고 과거에 붙들려 구원자를 기다리는 모습은 확실히 보고 오겠는걸? 시간아 달려라. ps_딸 역 최고다... 뭐 딸한테 시도 때도 없이 볼에 뽀뽀하고, 껴안고, 손에 뽀뽀하고 난리도 아니네... 딸 역 누구지. 누군진 모르지만 바다 건너 사는 사람이 몹시 부러워하고 있어요. 네... 2024. 11. 28. 24_책제목 '당신의 자랑이 되려고 / 별에 어른거리는 / 벚꽃동산' 도서관에서 들고 온 책들을 합쳐보니 한 문장이 나온다.우연에 합쳐진 문장 하나를 몇 번이나 소리내 읽는데 우연이 아니고선 못 만들었을 글이구나 싶어 허! 하고 소리를 뱉었다. ‘꿈에도 생각하지 않아/ 지구에 아로새겨진/ 글쓰기의 고통과 즐거움’엄청 안 풀리는 작가가 한 말같고 그러네? 2024. 11. 19. 9월이야기 몇 달을 먹고 싶은 과자가 있었다. 이거!이름도 몰랐는데 이번에 사 먹으며 앵두콘이라는 이름이 있다는 걸 알았네?그간 파는 곳이 홈플러스 큰 매장이라 장바구니 담아만 놓고 갈 일이 없어서 있었는데 와 다이소에 있어...없는 거 빼고 다 있다는 다이소 최고다. 여담이지만, 유키언니 라디오 들으면 먹는 거 뭐든 잘 먹는다고 하더니... 엄마도 안 드시는 옛날 과자 좋아한다고 종류 막 읊어주던데 나중에 일본 가면... 사 머...먹...단 거 안 좋아하니...까 하나정돈 사 먹어 봐야지. 이 언니 뭐랄까 약과도 좋아할 거 같아... 만나면 약과 먹어보라고 주고 싶다. 아마도 추석 전?급하게 잡힌 약속에 해동이랑 옆 동네 스벅을 갔다.전에 촬영 때문에 지나가며 한 번 봤던 곳이라 어렵지 않게 찾아 걸어가는데 .. 2024. 10. 11. 책41_H마트에서 울다_미셀 자우너 작가처럼 엄마가 돌아가시면 엄마를 추억할 장소가 어디일까. 엄마와 같이 가던 동네 시장일까. 캄캄해졌다. 엄마와 내 모국은 같고 우리가 같이 산 곳도 같은데 엄마를 떠올릴 장소가 시장밖에 없다는 게 눈앞을 캄캄하게 만들었다. 시장이 없어지면 그땐 어떡하지. / 엄마에 대해서 많은걸 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은 후 자주 엄마가 할머니, 할아버지와 살았을 때인 유년시절과 학교 다니던 때 그리고 서울로 올라오게 된 이유 등... 이전에는 묻지 않았던 엄마의 시간을 캐냈다. 할머니한테도 이렇게 물었어야 했는데... 보성댁으로 불리면서 보성에서 있던 시절은 왜 물어볼 생각을 못 했을까. 할머니의 가족, 동네, 소녀시절같은 놓친 시간들이 엄마를 궁금해하니 간절해졌다. 2024. 7. 20. 책40_작별곁에서_신경숙 봄에 읽었던 책을 이제야 쓴다. 책 표지와 같은 봄을 한창 만끽하는 중 읽어 내려간 책에 그 순간 고여있게 된 느낌이었다. 오지 않는 답장에 수신인이 아닌 그가 지내는 나라로부터 거부당한 것 같다는 문장에 찌릿해 몇 번을 반복해서 읽었나 보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모두 누군가를 기다리고, 누군가에겐 한 없이 주고 싶고, 줄 수 있는 사람인데 읽는 내내 나는 기다리는 사람에게 이입한 건 왜일까. 오늘은 잔잔하지만 당장 내일 높은 파도가 작정하고 작은 내 배를 부수려 닥쳐들 수 있는 게 삶이다. 그 와중에 얇지만 강력한 동아줄처럼 의지할 수 있는 사람 하나 있다면 이겨낼 힘을 갖는 인간의 이야기는 참... 덤덤하게 읽어도 매번 남는건지. / 보고 싶으면 보고 싶다 말하고 언제든 보자고 했다. 언제고 뒤틀려 .. 2024. 7. 19. 책39_엘리엇 페이지_페이지보이 이상하게도 의도하지 않지만 당시 집중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분위기의 것들을 골라서 읽고, 보는 일이 잦다. '페이지보이'도 '리틀라이프' 2권을 읽는 중, 책카페 갔다가 강렬한 표지에 좋아하는 배우라 선뜻 잡았다가 아... 이거 뭔가 리틀라이프 ptsd 살짝 오게 하는데 싶었다. 보통, 간접지식으로부터 실망하거나 충격받는 것은 나의 탓이 크다. 내가 과대평가 혹은 과소평가를 하고 본 것이니까. 아닐 거라는 걸 알면서, 세상 어디든 사람 사는 거 다 똑같은데 서양이라고 커밍아웃하는 가족, 친구를 다 좋게 받아주고 한없이 지지하고 그럴 리가 없는 게 분명한데 그래도 서양은...! 하고 굳어진 사고는 당최 말랑해지질 않는다. 각설하고, 이 책은 마치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처럼 엘리엇이 알을 깨고 나오는 이야.. 2024. 7. 18. 책38_그랜드호텔_비키 바움 일말의 접점 따위 없는 책을 찾게 한 건 올해 내내 그렇지만 역시나 '아마미 유키'였다. 그녀 바로 전 톱스타 스즈카제 마요의 퇴단작품이 '그랜드 호텔'이라고 했다. 극 중 아마미 유키 역이 라파엘라?로 흥미로운 역이라고 해서 어떻게든 찾아보려 했지만 어쩐지 다른 작품과는 다르게 쉽사리 구할 수 없었다. 그저 전설처럼 했다더라~ 하는 역할 사진만 봤을 뿐이다. 못 본다고 하니 더 보고 싶어 지는 게 사람 맘인지라 우물 파듯 찾으니 또 어떻게 찾아져 무법의 시대였던 90년대 중반 누군가 개인 캠으로 찍어 올린 흔들리고 뭉개진 영상을 흐린 눈으로 초집중해서 봤다. 거의 뭐 그림자연극같은 수준이라 라파엘라를 연기한 아마미 유키의 모습과 내용마저 유추할 수 없었기에 속 편하게 원작인 책을 빌렸다. 원하는 게 있.. 2024. 7. 17. 책37_리틀 라이프_한야 야나기하라 총 2권으로 이뤄진 리틀라이프. 챕터를 하나씩 넘기며 점점 쌓이는 정신 및 마음의 고통에 1권을 며칠 동안 읽었다. 1권을 끝내고 곧바로 진입한 2권 초입에서 어쩐지 계속 읽을 수 없어 잠시 멈추고 다시 읽을 수 있는 상태의 적당한 때를 기다렸다. 그게 언제일지는 확신할 수 없었지만 여하튼 1권을 덮은 직후는 절대 아니었다. 책을 아주 단편적이고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4명의 주인공 주드, 윌럼, 맬컴, 제이비가 대학 동창으로 만나 주드의 삶이 끝날 때까지인 근 30년간의 이야기로 삶은 불공평하며 나쁘기만 한 것도, 좋기만 한 것도 없다는 것이다. 삶의 시작은 달랐다. 좋은 집안에서 부족함과 불편함 없이 성장한 멜컴, 편모가정이지만 자신을 지지하고 믿어주는 가족의 전폭적인 사랑으로 특별한 존재로 자신을 믿는.. 2024. 7. 12. 책34_부의 인문학_브라운스톤 내 주식투자가 얼마나 엉망진창인지 알았다. 진짜 주식에 '주'자도 제대로 알지 않고 뛰어든 개미는 하락장에 맘이 쓰라립니다. ^.ㅠ 월급을 많이 받아 모으는 사람이 부자가 되는 줄 알았는데 그런 사람은 부자가 될 수 없단다. 땅을 사서 공장을 세웠다가 땅 값이 올라서, 땅을 사서 건물을 세워 그 값이 뛰어서 부자가 되는 사람들 대다수란다. 하하 돈을 모아 땅을 사야 하는구나. 그래야 뭐 부자가 될 수 있는 한가닥 실이라도 쥐는거여써. + 금리 높인 상품을 은행이 마구잡이로 쏟아내는건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거란다. 돈은 예금, 적금으로 묶어두는 건 미래에 돈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이 된다. 그 돈으로 올. 바. 른(나도 그렇게 하고 싶죠) 금상품, 주식투자, 펀드 혹은 땅을 사야 하는데 나는 오늘도 금리 .. 2022. 12. 22. 책30_느끼고 아는 존재_안토니오 다마지오 눈에 띄는 표지와 함께 '인간의 마음은 어떻게 진화했을까'하고 적혀 있는 부제목과 뒷 표지 '우리는 어떻게 사유하는 존재가 되었는가?'하고 적힌 이 책에 손을 뻗지 않을 확률은? 어림없지. 책도 좋았는데 다큐멘터리로 제작해줬으면 더 좋겠다.(넷플릭스에 있넹_'휴먼: 몸의 세계') 사전처럼 찾아 읽는것도 좋은데 쉽게 틀어놓고 볼 수 있는 게 내게 더 필요하다. 그나저나 마음의 내용이 조작이 가능하단다. 마음 속 패턴을 잘게 잘라 다양한 패턴으로 재조립할 수 있는 내 마음은 레고였나? 마음을 마음대로 못 한다고 거의 믿고 있었는데 전문가가 아니라고 하니 앞으로의 생에 내가 내 마음을 마음대로 하게 되는 날엔 꼭 기록해둬야지. 2022. 10. 21. 책25_나의 마지막은 여름_안베르 나는 호상을 꿈꾼다. 적당한 때에 별 일없이, 별 탈없이 마지막 숨을 뱉는 게(들이마시려나?) 생의 마지막 순간이길 바란다. 자다 죽는게 호상이라고 알고 있었다만 실은 대다수 심혈관 질환으로 인해 고통스러웠을 수 있다_라는 글을 어디선가 읽은 후에는 그냥 탈 없이 마지막 숨을 쉬든 내뱉든 하는 마지막 날을 꿈 꾸게 되었다. 나는 죽음 자체는 두렵지 않으나 죽음의 행태가 두려웠다. 타인으로 인한 사고로 죽거나, 외부의 사건으로 죽거나, 불치병으로 인한 죽음 말이다. 불치의 병이라면 고통스럽게 죽게 되는 암이 제일 먼저 떠올랐고 이제서야 CRPS, 정신병 그 다음 루게릭을 생각하게 되었다.(어째 점점 무서워하게 되는 행태가 많아진다.) 작가는 50후반에 루게릭 병을 진단받았다. 그녀는 진단 후 남편에게 죽음.. 2022. 9. 28. 너의 여름방학_02 너와 보내는 너의 여름방학 첫날, 운동 끝나고 돌아와 포켓몬스터 보고 있는 너에게 재미없게도 나는, '아침 먹었어~?' '양치했어~?'하고 물었지. 같이 보자고 할 수 있었을 텐데... 러닝머신 위에 그런 센스를 놓고 왔다고 생각해주렴. 한 여름, 실내 온도 33도쯤 돼야 에어컨을 틀어주시는 할머니를 설득하는 건 포기하고 나는 너의 손을 잡아끌고 단지 내 카페로 갔다. 더위를 잘 타지 않는 너를, 타고난 집돌이인 너를 데리고 나오는 건 시간이 조금 걸리는 일이긴 했지만 집 안에서 너는 포켓몬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 같더라. 너도 나처럼 나가기 전까지는 온갖 것들에 귀찮아하고 피곤해하며 게으름 피우지만 정작 문 밖으로 나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생기가 넘치더라.(아, 이건 너만 나는 생기 안 넘쳐 .. 2022. 9. 15. 책23_노베첸토_알렉산드로 바리코 가벼운 책, 묵직한 감동.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지만 잊혀지지 않은 사람의 이야기. 2022. 8. 23. 책22_밝은 밤_최은영 헥사와 캔디크러쉬를 하는 멋진 할머니. 영옥이 할머니처럼 되어야지. 라고 심심찮게 적었다만 고된 그들의 삶이 안쓰러워 마음을 죄었다가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낸 삶에 서로를 만나 다행이다 싶어 마음을 쓸어내렸다. 읽는 내내, 읽고 나서도 외할머니가 많이 생각났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할머니의 유년시절과 20대 30대 그리고 할머니에게 가장 친한 친구는 누구였는지 등등 할머니에 관해 알고싶은 것 투성인데, 그저 내가 아는 거라곤 할머니가 보성에서 나고 자라 보성댁이라고 불렸다는 것과 할머니에게 오빠가 있었다는 것 뿐이다. 심지어 그마저도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엄마를 통해 알게되었다. 우리 보성댁이 지금 나와 함께라면 얼마나 좋을까. 얼마나. p.s_정세랑작가의 시선으로부터,를 다시 읽고싶어졌다. 시선의 .. 2022. 8. 22. 책21_긴즈버그의 차별정의 /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_코리 브렛슈나이더 해설 2021년 최고 추천도서 및 독서 top5에 올릴 책. 사실 저는 죽기 전에 고등법원 판사석에서 여성을 셋, 넷, 혹은 그 이상 보고싶습니다. 같은 모습을 한 여성이 아니라, 피부색이 다른 여성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앞으로 갈 길이 멉니다. 하지만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이 국무부 장관에게 '여성을 공직에 임명하는 것은 대중이 받아들이기엔 시기상조입니다. 나도 마찬가지고'라고 말한 시절로부터 매우 오랜 시간이 지났습니다. _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1993년 7월 20일 상원 인준 청문회 미국도 더디기만 하다. 우리는 그보다 얼마나 느리게 가려나. 최소한 멈추지는 말자. 2022. 7. 22. 책19_나폴리 4부작/ 제3권_떠나간 자와 머무른 자 3권은 뭐라 그래야 하나... 엉망진창이다? 다시 시대적 상황도 엉망진창, 릴라가 처한 현실도 엉망진창, 레누는 그냥 레누의 삶이 엉망진창. 레누의 '불안'으로 가득 칠해진 그림 같던 이번 3권은 결혼 후, 두 번의 임신과 출산 그리고 독박 육아와 경력단절에 죽지도 않고 다시 레누의 삶에 나타난 니노까지 합쳐져 카오스 그 자체다. 거기다 릴라와의 관계에서 말하지 않고 있다 곪아버린 것들이 터져 나오며 둘의 우정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그 변화는 전반적으로 모든 곳에서 나타난다. 특히 충격적이었던 고향친구들. 아, 진짜 고향 친구들... 모두. 모두가!!! 좀처럼 서로 질기게 얽혀 죽음 이외의 방법으론 도무지 끊을 수 없는 관계들로 그렇게 가까이 얼굴을 맞대고 살았으면서 이럴 수 있나? 싶다. 같은 동.. 2022. 7. 11. 책18_장엄호텔_마리 르도네 책은 주인공이지만 주인공의 이름조차 알려주지 않는다. 오직 내가 돌봐야 하는 것들의 이름만 알 수 있다. 나는 매일 터지는 문제들을 해결해야 해서 아파할 시간조차 없다. 방조차 없는 나는 자다가도 일어나 아픈 언니를 돌보고 매일 손님들의 불평을 들어줘야 하며 배관이며 썩은 대들보와 목재 그리고 온갖 벌레들 문제가 있는 장엄 호텔까지 혼자 해결하는 매일이 전쟁 같다. 그럼에도 돌봐야 할 게 없는 나는 마치 손님이 없다면 존재의 이유가 없는 것 같은 장엄 호텔 같다. 나는 장엄 호텔 자체였던 걸까. 주인공인 내가 편히 쉬었으면 하다가도 손님이 없어 텅 빈 호텔 같다고 생각하니 쓸쓸하고 외로워 그 고요를 참지 못 할 것 같아 쉼 없이 안타까울 정도로 움직이던 주인공의 고단함을 알면서도 다시 그렇게 살아가는 모.. 2022. 7. 5. 이전 1 2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