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바다5 완벽한 바캉스를 보내고왔지14 오랜만에 공항철도를 탔어. 어디 멀리 가게 될 것만 같았지. 흐린 날씨는 이제 대수롭지도 않아. 쨍 하지 않아 눈이 편안하니 이 날씨가 나쁘지만도 않지. 이런 곳을 어떻게 찾는 걸까? 했는데 지난밤 새벽 3시가 넘도록 잠에 들지도 못하고 지도를 보고 찾았다는 사실에 나도 모르게 헉_했어. 고맙고 미안하고 미안하고 고마워. 바다, 허름한 건물들 옆 신경 쓰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산책로를 올라가니 내가 있는 곳이 제주인가. 자꾸 곧 밀항선이 올 거라고 부모님께 편지 쓰고 왔냐고 했는데 어케 알았지? 진짜 나 편지 쓰고 나왔는디...? 근데 사실 밀항선 손톱만큼 발톱만큼 심장 발랑 발랑하긴 했다. 왜, 정자에서 아주 작은 배 하나가 지나가는 걸 봤잖아. 곧바로 이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 작디작은 저 배 위에 선.. 2022. 12. 7. 완벽한 바캉스를 보내고왔지11 바다_ 그 조명에 담긴 아름다운 얘기가 있어. 하고 부를 노래는 없지만, 바다…! 하며 아스라한 기억을 감탄하며 눈앞에 그릴 생생한 감정을 갖게 되었지. 겨울바다를 가지 않았던 것도 아닌데 뭐랄까, 여름이 지고는 괜히 멀어진 거리감에 이제 한동안 못 보겠지? 하고 마침표가 자리 잡았어. 그 마침표 후 시간이 얼마나 진할지 모르고. / 도착하니 간조였잖아. 저번주엔 밀려드는 물에 자리를 세 번이나 옮겼는데 이번 주는 물에 닿으려면 수평선을 향해 오래도록 뛰어가야만 했지. 앉아 바다를 감상할 수 없어 좀 이르지만 옆 해수욕장으로 가는 길. 바다와 좀 더 가까운 길은 ‘산’책로였지. 평지로 가면 금방이었기에 대수롭지 않게 시작한 길은 처음부터 계단. 오르막 내리막이 지루하지 않게 이어지더라. 숨은 거칠었지만 .. 2022. 11. 10. 완벽한 바캉스를 보내고왔지10 지난주, 목적지를 정하지 못해 각자 생각하던 와중 같은 곳을 떠올리고도 말을 하지 않은 둘. 왜 이래 정말 우리. 우린 초코파이가 아니잖아! 그래서 다녀온 그곳. '바다' 그리웠지. 여름 내내 보냈던 바다가 넓고 청량한 가을 하늘이랑 얼마나 또 잘 어울리게? 또 거기서 마시는 와인은 어떻고? 샐러드 김밥. 이거 잊으면 안 되지 안돼! 다 하고 왔다. 바닷바람은 도시 바람과는 다를 테니 꽁꽁 싸매고 오라고 했는데 와인 사러 나간 아침 날씨가 온화해서 괜찮겠구나 하고 적당히 챙겨 입고, 그래도 잠깐 정도는 바다 앞에 앉아 있을 수 있겠지 하고 챙긴 돗자리가 아주 요기 났다. 졸음이 덜 깨 내린 버스에서 마스크를 벗고 맡은 공기 내음이 반가웠어. 와인과 함께 먹을 간식을 사러 갔다 본 '와클'이 반가웠지. 구.. 2022. 11. 1. 완벽한 바캉스를 보내고왔지3. 지난주의 나는 미래를 내다보는 사람이었다. 그렇다. 이번 주도 다녀왔다. 직사광선 짱짱히 내리는 여름 여름 한 날씨에 역까지 걸어가다 도중에 녹아버릴까 봐 곱게 버스 타고 역으로 간 건 3주 만에 처음이었다. 바다는 시원했다. 해가 뜨거워서 그렇지 그늘 아래 선선하게 부는 바닷바람을 가만히 맞고 있자면 마치 실내에서 비 구경하듯 여름을 즐길 수 있었다. 그래서 지난번과 같이 현수막 뒤에 자리를 잡고 나는 나대로 횽이는 횽이대로 시간을 보냈다. 여기, 어쩜 올 때마다 좋아질까. 첫 번째는 사람이 많지 않아 좋았고, 두 번째는 습기 가득 운무 낀 풍경이 좋았고, 세 번째, 오늘은 하나만 딱 집어 얘기할 수 없이 다 좋았다. 횽이가 해수욕을 끝내면 진짜는 지금부터지. 현수막 뒤에서 앞으로 자리를 옮겨 바다를 .. 2022. 7. 27. 완벽한 바캉스를 보내고왔지2. 또 다녀왔다. 다음 주에도 또 다녀왔다며 글을 쓸지도 모르겠다. 같은 자리에 있는 바단데, 비슷한 시간에 간 바단데, 이번에 가니 간조로 한참 뒤에나 있던 물에 횽이는 난감해하고, 미친바람에 휘날리는 머리와 모래를 제어할 수 없던 나도 난감하긴 마찬가지였다. 해마저 쨍쨍하길래 가져간 우산은 폈다가 뒤집힐 것 같아 잔머리 굴려 금지 알림 플랜카드 뒤 그늘에 자리를 잡았는데 세상 뿌듯했다. 잔머리 진짜 친찬해. 이번엔 준비가 아주 완성도 있었다. 손발 착착해서 바람에 날아가지 않게 돗자리 펴고, 해수욕 다녀온 횽이랑 포장해 온 세젤맛 샐러드 김밥 먹고, 아르헨티나 화이트 와인 한 모금에 거의 뭐 물 속이나 다름없는 습도 넘치는 바닷바람 한 공기. 그리고 둘 다 말은 안 했지만 확고한 의도로 가져온 성냥…(ㅋ.. 2022. 7. 21. 이전 1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