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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3

나의 오래된 오래전 친구에게. 골프 연습을 끝내고 집으로 오는 길이었다. 아파트 단지를 둘러쌓은 큰 담장을 온몸으로 올라가 놀고 있는 초등학생 둘을 보았다. 담장 위는 화단이라 큰 나무들이 심어져 있었는데, 마침 꽃망울들이 하나 둘 터져 하얗고 작은 꽃이 불규칙적으로 여기저기 펴 있었다. 나 또한 그게 너무 예뻐 마음 속으로만 감탄하며 단지 안으로 들어가는 계단에 발을 올릴때즘 ‘꽃 좀 봐! 너무 예쁘다!’ 하고 들린 남자아이의 목소리에 '진짜 예쁘다'며 공감하는 여자아이의 말에 내게도 저 두 아이 같던 시절을 함께 한 'K'가 생각났다. 우리는 어린이집부터 알던 사이로, '응답하라 1997'처럼 이웃사촌으로 엄마들이 먼저 친하게 지내고 있던 사이였다. 유치원생이던 당시 나는 동성친구들과 놀기보단 이성인 너와 지금은 이름조차 기억나지.. 2022. 3. 23.
왜 너였을까. 아버지를 여인 너를 보러 가는 길. 새벽에 온 너의 전화를 받지 못한 미안함에 멍해졌다. 이른 아침 나에게 전화를 걸었을 너의 표정과 마음과 모든 감정들을 헤아릴 수 없지만 나는. 그냥 너의 슬픔에 숙연해졌다. 일어나자마자 한 너와의 통화에 걱정이 앞섰지만 다행히 우리 둘 다 울지 않았고 ‘나 갈게.’ 하고 바로 준비를 했다. 난 이런 슬픈 일도 기쁜 일도 어찌할 바 못하는데 그래도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때보다 좀 컸다고 그리 어색하진 않았다. 다만, 가는 이 길의 이유가 너라는게 애석했다. 왜 너였을까. 날이 참 봄이더라. 오늘은 후덥지근하게 진한 봄이었다. 버스에서 내려 돈을 뽑고 내려가는데 켜져 있는 알림 tv에 너의 이름과 동생의 이름 그리고 어머니의 이름만 있었다. 혹시나 햇갈려 못 찾으면 어쩌.. 2018. 10. 4.
보내준 노래. ​ 보내준 두 곡의 노래를 이상하게 일찍 일어난 오늘 들었다. 긴 머리 까치집을 하고 후즐근한 모습으로 이불을 덮고. 뜨거운 태양아래에 있었다. 30km이상을 걸었던 그 다음날 메세타를 걸었던 날 묶었던 작은동네가 생각났다. 조리기구 하나 없어 전자렌지용 밥을 샀다가 맛이없음에 절망하고 과자를 밥처럼 먹고 태양아래 잠시 쉬고있던 노란벽이 옥상 한쪽을 가리고있던 그 동네가 생각났다. 따뜻하다. 참. 그날 온도도 따뜻했는데... 그 작은 동네에 꽃이 핀 나무들이 더러있었다. 봄이었다. 나무가 있는 호수에서 듣고싶다. 벚꽃핀 나무 아래를 가벼운 옷차림으로 걸을 수 있는 이제 곧 올 날. 밤에는 시원한 바람이 불 여름 언저리의 날. 마음이 토할것같이 울렁거린다. 기타를 다시 치고 싶어진 아침. 프리지아의 음악버.. 2017.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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