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일기1 02_이탈리아_로마에서 새벽을 보내는 일. 버스 안에서 본 한 없이 몽환적었던 꿈같은 로마는 '테르미니역'에 내리자마자 나를 현실로 되돌려놨다. 들이닥친 새벽의 쌀쌀함과 어디서든 거친 언변과 취객이 달려들어도 이상하지 않는 분위기에 부픈 마음이 볼품없이 쪼그라들었다. 그럼에도 나는 B와 이 새벽, 무려 로마에 함께 서있다는 황홀함에 잠깐의 새벽 산책을 권했다. 우린 지도도 보지 않고 발길 닿는 대로 걷다 트인 광장같은 곳에서 발걸음을 점점 멈췄는데 기분이 좀 이상했다. 꼭 이승에 있는게 아닌, 뭐에 홀린 것 같은 그런... 어두침침한 불빛에 의지해 광장 한가운데에 서서 우릴 둘러쌓은 건물들을 한 자리에 서서 빙빙 돌아보다 혹여나 우리 발자국 소리를, 감탄을 내뱉는 말소리를 누가 들을까 싶어 서로에게 붙어 킥킥거렸던 그 새벽을 적어내려가니 몸이 점.. 2022. 7. 6. 이전 1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