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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2

책26_악어 노트_구묘진 라즈, 당신의 한 시절이 흑백의 90년대 홍콩영화처럼 내 앞을 흘러간다. 당신이 있는 곳은 명확히 대만인데도 홍콩영화 같다고 느꼈던 건 (개인적으로) 내가 떠올리는 대만은 필름 카메라의 사진처럼 쨍하지 않고 특유의 파스텔 색감으로 아기자기하거든. 근데 당신의 '악어 노트'는 당장 쏟아질 것 같은 비를 머금은 먹구름이 가득 껴 오전인지 오후인지 시간을 가늠할 수 없이 어두컴컴한 날씨가 온갖 색들의 채도마저 삼킨... 그래, 대부분 단색으로 꾸게 되는 꿈의 영상 같다. 꿈이었으면 좋았겠다 싶었다. 당신도 나도. 왜냐면 읽는 내내 당신 또래에 겪고 묻어둔 일들이 툭 툭 튀어나와 그때의 마음이 일었거든. 어떤 때, 상황이었다면 당신 안을 휘몰아치며 괴롭히던 불안과 공포, 고뇌와 슬픔을 덜어낼 수 있었을까? 그래.. 2022. 10. 14.
책22_밝은 밤_최은영 헥사와 캔디크러쉬를 하는 멋진 할머니. 영옥이 할머니처럼 되어야지. 라고 심심찮게 적었다만 고된 그들의 삶이 안쓰러워 마음을 죄었다가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낸 삶에 서로를 만나 다행이다 싶어 마음을 쓸어내렸다. 읽는 내내, 읽고 나서도 외할머니가 많이 생각났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할머니의 유년시절과 20대 30대 그리고 할머니에게 가장 친한 친구는 누구였는지 등등 할머니에 관해 알고싶은 것 투성인데, 그저 내가 아는 거라곤 할머니가 보성에서 나고 자라 보성댁이라고 불렸다는 것과 할머니에게 오빠가 있었다는 것 뿐이다. 심지어 그마저도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엄마를 통해 알게되었다. 우리 보성댁이 지금 나와 함께라면 얼마나 좋을까. 얼마나. p.s_정세랑작가의 시선으로부터,를 다시 읽고싶어졌다. 시선의 .. 2022.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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