횽이와나3 완벽한 바캉스를 보내고왔지3. 지난주의 나는 미래를 내다보는 사람이었다. 그렇다. 이번 주도 다녀왔다. 직사광선 짱짱히 내리는 여름 여름 한 날씨에 역까지 걸어가다 도중에 녹아버릴까 봐 곱게 버스 타고 역으로 간 건 3주 만에 처음이었다. 바다는 시원했다. 해가 뜨거워서 그렇지 그늘 아래 선선하게 부는 바닷바람을 가만히 맞고 있자면 마치 실내에서 비 구경하듯 여름을 즐길 수 있었다. 그래서 지난번과 같이 현수막 뒤에 자리를 잡고 나는 나대로 횽이는 횽이대로 시간을 보냈다. 여기, 어쩜 올 때마다 좋아질까. 첫 번째는 사람이 많지 않아 좋았고, 두 번째는 습기 가득 운무 낀 풍경이 좋았고, 세 번째, 오늘은 하나만 딱 집어 얘기할 수 없이 다 좋았다. 횽이가 해수욕을 끝내면 진짜는 지금부터지. 현수막 뒤에서 앞으로 자리를 옮겨 바다를 .. 2022. 7. 27. 완벽한 바캉스를 보내고왔지2. 또 다녀왔다. 다음 주에도 또 다녀왔다며 글을 쓸지도 모르겠다. 같은 자리에 있는 바단데, 비슷한 시간에 간 바단데, 이번에 가니 간조로 한참 뒤에나 있던 물에 횽이는 난감해하고, 미친바람에 휘날리는 머리와 모래를 제어할 수 없던 나도 난감하긴 마찬가지였다. 해마저 쨍쨍하길래 가져간 우산은 폈다가 뒤집힐 것 같아 잔머리 굴려 금지 알림 플랜카드 뒤 그늘에 자리를 잡았는데 세상 뿌듯했다. 잔머리 진짜 친찬해. 이번엔 준비가 아주 완성도 있었다. 손발 착착해서 바람에 날아가지 않게 돗자리 펴고, 해수욕 다녀온 횽이랑 포장해 온 세젤맛 샐러드 김밥 먹고, 아르헨티나 화이트 와인 한 모금에 거의 뭐 물 속이나 다름없는 습도 넘치는 바닷바람 한 공기. 그리고 둘 다 말은 안 했지만 확고한 의도로 가져온 성냥…(ㅋ.. 2022. 7. 21. 곧 전달될 편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정말이에오. 자세한 내용은 편지에 있으니까 날 만나서 편지를 전달받으세요. 글을 적어내려가듯 선을 그어 그렸어. 나는 앞서 그린 곰과 같은 얘로 그리려다 왜인지 우리 둘이서 노는건 멍멍이나 늑대같다고 생각했지. 혹시 본적있을까? 늦은 밤, 야심한 새벽? 어디 숲에서 몰래 설치해둔 카메라에 여우와 라쿤이 함께 수로같은 곳을 가는 영상이 있어. 여우는 어쩐지 신이나서 앞장서서 걷다가 라쿤이 느릿느릿 걸어오는걸 참지 못 하고 한 번 폴짝 뛰는데 그림을 그리며 자꾸 그 영상이 생각났어. / 횽은 야자수를 나는 코코넛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2022. 7. 18. 이전 1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