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인 1호가 여름방학을 맞이한 기념으로 우리 집에서 일주일을 보냈다.
다니는 학원도 일주일동안 방학해서 오고 싶다며 얼마나 머물 수 있냐길래 '네가 원하는 만큼'이라고 했더니 대견스럽게도 일주일 전체를 있겠다고 했다. (감동)
여름방학에 오겠다고 한 것도 기뻤는데 일주일을 통째로 있겠다고 하니 얼마나 이쁘고 장한지 오면 궁딩이 팡팡 때려주고 칭찬 많이 해주고 즐겁게 놀아야지 했는데 육아_ 그것은 쉽지 않은 것이었다.
그래도 우리 1호는 내 주변사람 모두가 이렇게 알아서 잘 크는 아이가 어딨냐며, 너무 훌륭한 어린이라고 아주 어렸을 때부터 칭찬받은 아이로 혼자서 책도 잘 읽고, 기다릴 줄 알며, 대화가 일찍부터 가능하고, 이해력이 좋으며, 무엇보다 떼쓰지 않는 아이였다. 장난감 3개 고르라고 하면 한 개만 고르고 이거면 됐다고 하는 아이가 바로 내 조카.
그럼에도 함께 지낸 일주일동안 몇 개 되지도 않는 함께 하고 싶은 일들 중 몇 개를 넘겼고, 두 번은 가서 할 줄 알았던 포켓몬 게임도 1번밖에 못 했다.
그보다 더 마음에 걸렸던건 집에 가기 싫어 내 방 침대에 누워서 시간 끌던 녀석을 안아주고 네가 집에 가기 싫어하는 만큼 나도 아쉽다며 말해주는 대신 손을 잡고 일으켜 등을 밀어 보냈다는 것... 좀 더 생각하고, 좀 더 시간을 주고 했다면 나도 조카도 더 좋았을 시간이었는데 나도 조카가 있는 건 처음이라 부족하다.
아쉬운 건 아쉬운 거고 함께여서 즐거웠던 건 당연하고 예전보다 1호에 대해서 많이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게 너무 뜻깊고 그냥 흘려보내기 같이 간 도서관에서 1호는 숙제하고 나는 옆에서 그림 그렸는데, 숙제 다 하고 내 옆에서 집중해 나처럼 그림 그리는 모습에 나는 또 내 조카한테 애정 오백스푼 더하게 돼버리고...
매일매일 너에게 감명받고, 예뻤던 순간들을 그림으로 그렸던 건 너도 알 테니 나중에 너도 이 블로그에 대해 알게 되면 그때 보고 조금이라도 내가 널 특별하게 생각했다는 걸 알아봐 주었으면 좋겠다.
그게 내가 네게 바라는 작은 소망.
그나저나 이 블로그를 네게 언제 알려주면 좋을까 나는 그게 고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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