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묘진1 책26_악어 노트_구묘진 라즈, 당신의 한 시절이 흑백의 90년대 홍콩영화처럼 내 앞을 흘러간다. 당신이 있는 곳은 명확히 대만인데도 홍콩영화 같다고 느꼈던 건 (개인적으로) 내가 떠올리는 대만은 필름 카메라의 사진처럼 쨍하지 않고 특유의 파스텔 색감으로 아기자기하거든. 근데 당신의 '악어 노트'는 당장 쏟아질 것 같은 비를 머금은 먹구름이 가득 껴 오전인지 오후인지 시간을 가늠할 수 없이 어두컴컴한 날씨가 온갖 색들의 채도마저 삼킨... 그래, 대부분 단색으로 꾸게 되는 꿈의 영상 같다. 꿈이었으면 좋았겠다 싶었다. 당신도 나도. 왜냐면 읽는 내내 당신 또래에 겪고 묻어둔 일들이 툭 툭 튀어나와 그때의 마음이 일었거든. 어떤 때, 상황이었다면 당신 안을 휘몰아치며 괴롭히던 불안과 공포, 고뇌와 슬픔을 덜어낼 수 있었을까? 그래.. 2022. 10. 14. 이전 1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