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레르모카페1 03_이탈리아_되찾은 여유, 마이오리. 살레르모역에 천천히 멈춰 선 기차는 반 계절을 뛰어넘어 초여름 안으로 우리를 내려주었다. 불과 몇 시간전까지 참을 수 없는 추위에 떨며 간절히 원했던 온기 가득한 곳에 놓여지다니, 기차가 나의 소망과 함께 달린 걸까? 덕분에 새벽 내내 마른 오징어 같이 구겨진 몸을 쭉 펴고 내릴 수 있었다. 그날, 날씨가 정말 좋았다. 구름 하나 없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과 눈이 부시게 내리쬐는 태양 그리고 바닷가 특유의 짠내와 끈적함이 뭍은 공기 내음까지 꼭 '바캉스', '여름방학'에 걸맞은 날씨였다. 사진으로 봤어도 충분히 느껴졌을 그 분위기 안에 배낭까지 메고 서 있자니 꿈꿨던 휴가지에 막 도착한 느낌이 들었다. 너는 어떤 기분으로 도착했을까. 너도 처음이었을 장소가 궁금할만도 했을 텐데 너는 감상보다 현실파악이 .. 2022. 7. 15. 이전 1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