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프레소3 03_이탈리아_되찾은 여유, 마이오리. 살레르모역에 천천히 멈춰 선 기차는 반 계절을 뛰어넘어 초여름 안으로 우리를 내려주었다. 불과 몇 시간전까지 참을 수 없는 추위에 떨며 간절히 원했던 온기 가득한 곳에 놓여지다니, 기차가 나의 소망과 함께 달린 걸까? 덕분에 새벽 내내 마른 오징어 같이 구겨진 몸을 쭉 펴고 내릴 수 있었다. 그날, 날씨가 정말 좋았다. 구름 하나 없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과 눈이 부시게 내리쬐는 태양 그리고 바닷가 특유의 짠내와 끈적함이 뭍은 공기 내음까지 꼭 '바캉스', '여름방학'에 걸맞은 날씨였다. 사진으로 봤어도 충분히 느껴졌을 그 분위기 안에 배낭까지 메고 서 있자니 꿈꿨던 휴가지에 막 도착한 느낌이 들었다. 너는 어떤 기분으로 도착했을까. 너도 처음이었을 장소가 궁금할만도 했을 텐데 너는 감상보다 현실파악이 .. 2022. 7. 15. 해동이와 커피머신 해동이가 커피머신을 줬다. 모카포트 쓴다고 튼 대화가 해동이가 갖고 있는 장비들로 이뤄져 결론적으로 그 중 하나가 내 것이 되었다는 아름다운 결말...? 주말(6/12) 커피머신 받으러 가는 길에 캡슐커피머신을 생각하고 작고 아담한 나의 백팩을 들고는 여기라면 들어가겠지? 하는 생각으로 약속 장소에 갔는데, 내 뒤에 도착한 해동의 손에 들린 농구 가방 위로도 빼꼼하고 튀어나온 기계에 당황해 응? 한 표정으로 해동이를 맞이했다. 해동이도 쓴 지 오래돼서 작동되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고 했는데 집에 와서 코드 꽂고 작동시켜보니 멀쩡 멀쩡. 다만, 아직 원두는 사기 전이라 작동테스트만 보고 여전히 모카포트 사용 중이다. 지금 당장 모카포트를 중단하지 못하는 것 중 하나가 요즘 모카포트로 내리는 능력이 업그레이드.. 2022. 6. 20. '비얄레띠 모카포트' 사용기 샀다. 모카포트. 이탈리아에 갔을 때, 에어비앤비 집에 있던 비얄레띠 모카포트를 사용해본 게 전부였지만 그때 추출했던 기억이 오래도록 남아있었다. 처음 모카포트 발견했을 때 생전 처음 본 물건이라 검색이 필요했다. 새로운 물건에 대한 호기심으로 사용법을 찾아 습득한 후 아침마다 모카포트로 커피를 내렸다. 솔직히 말하자면 맛은 뒷전이었고 새로운 기술 습득이 즐거웠다. 뭐 어쨌든, 에스프레소 머신이 아니라 요 작고 귀여운 포트로 에스프레소를 내려 마실 수 있다니? 해서 귀국날까지 포트 사갈까 어쩔까 고민 엄청했었다. 내 짐가방이 캐리어였음 무조건 샀을 테지만 나는 배낭여행족이었고, 내 배낭엔 그 작은 포트를 넣을 여분은 남아있지 않았다. 그럼 모카포트는 못 사도 원두는 꼭 사왔으면 참 좋았을텐데…적고 보니 .. 2022. 5. 24. 이전 1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