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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_생각/하루

'비얄레띠 모카포트' 사용기

by 죠죠디 2022.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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샀다.
모카포트.


이탈리아에 갔을 때, 에어비앤비 집에 있던 비얄레띠 모카포트를 사용해본 게 전부였지만 그때 추출했던 기억이 오래도록 남아있었다.

처음 모카포트 발견했을 때 생전 처음 본 물건이라 검색이 필요했다. 새로운 물건에 대한 호기심으로 사용법을 찾아 습득한 후 아침마다 모카포트로 커피를 내렸다. 솔직히 말하자면 맛은 뒷전이었고 새로운 기술 습득이 즐거웠다.


뭐 어쨌든, 에스프레소 머신이 아니라 요 작고 귀여운 포트로 에스프레소를 내려 마실 수 있다니? 해서 귀국날까지 포트 사갈까 어쩔까 고민 엄청했었다.
내 짐가방이 캐리어였음 무조건 샀을 테지만 나는 배낭여행족이었고, 내 배낭엔 그 작은 포트를 넣을 여분은 남아있지 않았다.
그럼 모카포트는 못 사도 원두는 꼭 사왔으면 참 좋았을텐데…적고 보니 그때의 나는 포트도 커피에도 진심이 아니었나보다.

그냥 썸탄듯?







귀국 후, 다신 생각날것 같지 않았는데 그냥 지나가는 썸이 아니라 좀 인상깊은 썸처럼 한 해에 한 번씩 꼭 생각나는덕에 여기 저기 쇼핑 사이트들 장바구니에 담아뒀었더랬다.
그렇게 또 시간은 흐르고 깜깜 잊고 살다 미드 '스테이션 19'에서 카리나와 현실의 스테파니가 모카포트 애용하는거 본 후 바로 구매.


즉, 긴 시간을 지나 팬심으로 단번에 샀다는 얘기.



친구들이 그랬다.

모카포트가 사용은 편리하긴 한데 추출 후 씻고 말리는 게 귀찮아 안 쓰게 됐다고. 근데 보니까 뭐 씻는 게 막 뽀독뽀독하게 구석구석 닦을 필요는 없고 그냥 대충 물로 휘휘 돌리면 되는 정도던데 친구들아…?
심지어 이탈리아 가정에서는 세척 잘 안 한다고 그냥 말리기만 한다고 한다. 왜냐면 씻겨내지 않은 커피 향과 자국들로 포트 안을 겹겹이 쌓아 길들일수록 추출해 먹는 커피 맛이 좋아진다나?


그렇다면 나는 원조국 국민들 믿고 따르렵니더.
(친구들아 보고있니? 돌아오렴 모카포트로)






내가 산 모카포트는 알루미늄으로 하이라이트, 가스불 사용제품인데 우리집은 인덕션 + 하이라이트니깐 오케이.

그렇다고 인덕션으로 진짜 못쓰냐?!
싶었는데 세상 어느 천재분께서 인덕션전용 냄비 안에 모카포트 넣으면 추출 가능하다고?! 해서 덕분에 제가 잘 쓰고 있습니다. 진짜!
네네. 감사합니다.



모카포트 사용법은 굉장히 쉽다.
대신! 설명서를 보면 2-3번 추출해서 마시지 말고 버린 후! 마시는것을 권장하길래 나는 또 말 잘 듣는 소비자니까 설명서 따라 추출 3번 완료했다. 본격 추출전 연습하게 하는것 같기듀 하고…

근데 집에 테스트 원두 그런 거 없었으므로 바로 실전에 내려 마실 '일리' 원두로 테스트를 했네? 이게…내 포트가 에스프레소 3잔용이니까 총 9잔 쿨하게 흘려보냈네? 허?



준비
원두 꾹꾹 x, 대강대강 넣기
인덕션용 냄비랑 합체

 



테스트 할 때는 사실 얼른 세 번 끝나기만 생각해서 귀찮았는데 마시려고 만들땐 어찌나 신나던지.

다행히 추출하며 폭발하듯 추출되거나 아예 안되고나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아 너무 뿌듯했는데 에스프레소 연하게 뽑혀서 조금…실망은 아닌데 아닌것도 아닌?


뭐, 여튼간에 구구절절 적었지만 다 필요없고 집에서 에스프레소 마실 수 있는 거 행복한 일이 되었다. 요즘 날도 좋은데 텀블러에 얼음 넣고 커피 만들어서 아파트 정원 가서 노닥노닥하면 기분 째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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