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내내 머릿속으로 떠올린 이미지는 마치 꿈속과 같이 어두컴컴했다.
책의 제목처럼 계속 밤뿐이었던 것 같은 느낌이 꼭 한 겨울의 북유럽이 배경인 것 같았지만 배경은 한국, 사람들이 다 빠져나간 어느 지역에 홀로 남겨진 요양병원이다.
요양병원의 환자들이 하나같이 같은 형식으로 연달아 자살한다. 형사인 수연은 단순한 자살사건이 아닐 거라 의심하고 홀로 밤에 다시 찾은 현장에서 시체가 누워있던 땅에 얼굴을 박고 있던 완다를 보게 된다. 경찰도 아닌 일반인인 완다가 바리케이드 띠 안으로 들어간 것도 수상한데, 땅에 얼굴을 박고 있는 것 또한 의아한 수연은 완다에게 먼저 말을 건다.
그리고 완다를 통해서 그간 모르고 지나친 시체들의 새로운 특징을 통해 그녀가 말한 용의자가 왜 뱀파이어인지, 그 자가 어떻게 사건을 일으켰고 협조한 이는 또 누구인지에 대해 한 발짝씩 다가간다.
위의 글만 보면 뱀파이어, 살인, 수사물같이 자극적인 내용으로 가득할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위의 세 단어는 그저 3명의 캐릭터들의 단순한 접점이 되는 사건일뿐 실은 인물 개인들의 서사가 주다.
감정이 약, 중, 강에서 중간 언저리 위 아래로 +-5씩만 오가는 것 같은 세 명의 각기 다른 캐릭터들이 혼자서 어떤 이벤트 없이 자기 할 일만 하며 하루를 살아간다.
그렇다고 별 탈 없는 인생은 또 아니다.
각자의 사정으로 과거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헤어지고, 타인으로 인해 삶이 버겁다. 이들의 삶이 어떤 느낌이냐면 시간이 지나도 해결될 것 같지 않은, 평생 그 힘든 감정과 무덤덤히 살아갈 것 같은 그런...
이들은 너무 외롭다.
누구하나 벌 한 사람도 없는데 마치 늘 이른 아침 안개 낀 호수 오두막에서 속죄하며 혼자 평생을 살아가는 사람 같다.
외로움과 함께 살아가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는 듯이 말이다.
그나마 완다는 릴라가 다시 찾아왔으니 완다는 이제 괜찮을 거다. 그러니 수연도 완다처럼 다시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과 함께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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