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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의 첫 날을 기억해.
'나만 믿고 따라와!' 하고 말해준 너를 따라온 이탈리아_짐이 가득한 너의 배낭 위 책임감 마저 더해 도착한 공항에서 막차를 타고 시내로 가는 길이 생생하다.
빈 자리 하나 없이 가득 찬 버스 안은 새벽 사람들과 같이 잠든 고요한 도시와 다를 바 없었다.
나 또한 그 분위기에 동참하려 몇 번이고 눈을 감아봤지만 참을 수 없는 웃음이 꽉 다문 입술 사이를 비죽비죽 삐져나오듯, 버스 밖의 풍경이 궁금해 자꾸만 눈커풀이 열렸다.
노랑과 주황 그 어딘가의 가로등 빛으로 물든 도시풍경_이것만으로도 나는 첫 날의 구경을 만족하고 있었는데 이네 곧 시선 끝에 개선문과 콜로세움이 들어왔다.
즉시,
직선으로 흐르던 심장박동이 큰 파동을 일으켜 위로 팍! 하고 튀어오른 느낌이 들었다.
분명 내 눈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영화 속 장면같이 느껴져 버린 비현실적인 시간, 소리 없는 아우성을 치고 있었을 내 표정만은 현실 그 자체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이 풍경이 처음이 아닌 너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궁금해져 고개를 돌려 너를 보니,
넌 나와 같은 표정을 하고 있더라.
그게...
그게 뭐랄까.
이 여행이 벌써 너무 마음에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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