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2 Dear.02_방비엥 일. 버스 안은 온통 파랬어. 그거 하나는 정말 맘에 들더라. 시각적으로라도 좀 시원하긴 했으니까. 그러나 그것도 잠시, 탈탈 거리며 돌아가는 먼지 가득 낀 선풍기에만 의존하기엔 버스 안은 이미 뜨거웠지. 후-하고 내뱉는 내 숨마저 싫어지더라. 잠이라도 들면 어떻게든 흘려보낼 시간이겠지만 벨벳 의자에 앉아있는 한 그럴 수 있을 리가. 내가 잠들 방법은 오직 하나, 탈진으로 인한 기절뿐. 흙먼지 일어나는 좁은 도로에 교통체증이라도 일어나면 어떻게든 기절을 노력해보려고 맘 먹고 있었는데, 어라? 버스가 점점 속도를 줄이더니 멈추는 거지. 음?? 뭐지?? 하고 늘어진 몸을 느릿느릿 일으키는데, 점심시간이라 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 간다고!!! 버스에서 남김없이 내린 승객 모두 기분이 한결 나아 보였던 건 내가 그래서.. 2022. 4. 11. Dear.01_여행의 시작은 라오스(비엔티안). 몇 해전이었어. 한 해를 조각조각 나눠 다니던 여행에 만족하지 못하고 통째로 써보기로 했어. 늘 왕복행으로 샀던 비행기표도 편도로 샀지. 여행의 시작은 알지만, 끝은 미정인 것_내가 이 여행에서 가장 좋아했던 부분이야. '라오스'를 여행의 출발지로 정했어. 원래 태국이 출발지 순위 1위였는데, 동행자인 B가 라오스를 안 가봤다고 했거든. 그리고 무엇보다 태국행 티켓보다 저렴했어. 밤에 출발한 비행기는 시차 덕에 더 늦지 않고, 여전한 밤에 라오스에 도착했어. 공항에 내리자마자 코 속으로 훅 하고 들어오는 동남아 특유의 향과, 습한 공기가 떠나옴을 확인시켜줬지. 늦은 밤이어서였을까? 택시로 공항에서 예약한 숙소인 'AVALON B&B'까진 10분도 채 안 걸린 거 같아. 빠르게 체크인 후, 씻고 바로 나왔.. 2022. 4. 1. 이전 1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