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2 완벽한 바캉스를 보내고왔지12 차근차근 숲길일 줄 알았던 산책로를 걸어 내려왔어. 서울은 아직 춥지않아 시간여행자처럼 계절을 뛰어넘으며 여행하는 기분이었다. 서울 한복판인 경복궁, 안국을 걷자니 다급한 인파들과 바쁜 차들에 섞여 와글와글해지는 게 바쁠 거 하나 없는데 바쁘게 사는 사람이 된 것 같더라. 내가 원한건 이런 바쁨이 아니었는데...? 안국역을 지날 일은 없었지만 횽을 끌고 '열린송현'으로 갔잖아. 궁금했어. 이 길을 다녔던 때부터 항상 높다란 가림막으로 가려져 있어 여긴 도대체 뭘까? 했었거든. 이유도 모르고 버려진 땅 같은 곳을 여러번 지나다니니 궁금함도 사라지고 이젠 더 이상 예전만큼 자주 다니지도 않아 심지어 잊고 있었는데 갑자기 겨울에 뿅 하고 열린 열매처럼 오픈했다는 거지. 꽃이 예쁘게 펴있던 사진 속과는 다르게 .. 2022. 11. 23. 완벽한 바캉스를 보내고왔지9 느긋하게 준비한 건 아니었는데, 좀 느리게 움직였나봐. 만나기로 한 시간에서 한 시간을 더해서야 만나기로 한 장소는 몇 년 전 겨울 내내 매일 오갔던 경험이 가득한 곳이었지. '구파발' 나는 여기만 생각하면 그렇게 손, 발, 코... 모든 감각들이 시려와. 횽이 생각해둔 곳은 시간이 늦어 못 가고 대신 산책로가 있다는 카페로 버스를 타고 가는데 나 또 어디 여행 가는 것 같고 그래서 좀 두근했쟈나. 처음 가는 낯선 길을 불안함 없이 갈 수 있는 일은 내가 용감한 것보다 함께 하는 사람의 힘이 더 크다는 걸 매번 횽을 만나는 날 경험해 나. 도로 중간 덜렁 세워준 정류장이었지. 바스락 낙엽들이 떨어진 길을 얼마 걷지 않았는데 공기부터 다르더라. 서울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청량한 공기와 트인 시야를 갖게 될 .. 2022. 10. 31. 이전 1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