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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근차근 숲길일 줄 알았던 산책로를 걸어 내려왔어.
서울은 아직 춥지않아 시간여행자처럼 계절을 뛰어넘으며 여행하는 기분이었다.
서울 한복판인 경복궁, 안국을 걷자니 다급한 인파들과 바쁜 차들에 섞여 와글와글해지는 게 바쁠 거 하나 없는데 바쁘게 사는 사람이 된 것 같더라.
내가 원한건 이런 바쁨이 아니었는데...?
안국역을 지날 일은 없었지만 횽을 끌고 '열린송현'으로 갔잖아.
궁금했어.
이 길을 다녔던 때부터 항상 높다란 가림막으로 가려져 있어 여긴 도대체 뭘까? 했었거든.
이유도 모르고 버려진 땅 같은 곳을 여러번 지나다니니 궁금함도 사라지고 이젠 더 이상 예전만큼 자주 다니지도 않아 심지어 잊고 있었는데 갑자기 겨울에 뿅 하고 열린 열매처럼 오픈했다는 거지.
꽃이 예쁘게 펴있던 사진 속과는 다르게 이미 가을이 내려앉아 꽃들도 진 열린송현이었지만 눈에 걸리는 것 없는 공간 자체가 너무 좋았어. 천천히 한 바퀴 도는 것만으로도 기분전환되더라.
그리고 그 후,
밥 집 찾아 삼만리, 카페 찾아 삼만리.
200년 뒤에나 볼 수 있다는 개기월식이고 뭐고 그저 분위기 괜찮은 카페를 찾고 찾아다니느라 바빴던 우리. 참 우리였지.
커피 맛도 뒤로 미루고 취향에 맞는 공간, 음악이 나오는 곳 찾기가 이리 힘들다니. 카페를 해야 할 이유가 또 생겼지.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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