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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_생각/완벽한

완벽한 바캉스를 보내고왔지15

by 죠죠디 2022.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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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부터 들은 캐럴 때문이었을까.
트리가 보고 싶었어.



피드를 타고 보다가 넓은 정원에 큰 트리가 놓인 사진에 가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장소 미정이었던 이번주 바로 가게 되어서 좀 신났었어.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는 시간 맞춰 가려고 주차장에 내려 왔는데 핸드폰 놓고 왔쟈나… 늦겠다고 연락해야 하는데 핸드폰 집에 있쟈나… 늦어서 미안행.


부릉부릉 차를 타고 가는 길.
이제는 낙엽이 진, 가지뿐인 나무들을 지나가자니 올 한 해를 다 보낸것 같더라. 사계절 꼼꼼히 횽이와 함께 도로들을 탄 건 영광이야.



인터체인지를 빠져나와 좁은 길을 따라가는데 꼭 상주에 내린 것 같았지.
우리 다시 경주여행 하는건가?
그랬어도 좋았겠다.

찍어줘서 고마웡

(트리를
이토록
큰 트리를 보았다.)



불을 밝힌 트리를 보기 위해 식물 가득한 카페에서 멀찍이 따로 앉아 편지를 마감하는 우리 둘.
타인인 줄 알겠지만 동행자입니다.
테이블에 고개를 박고 깜지를 쓰는 것 같았겠지만 내 손에 마음가득 한 온기를 담아 편지를 쓰는 중입니다.


밤이 되니 실내는 더욱 침침해졌어.
본래 그렇게 밝은 곳은 아닌 것 같았는데 날이 흐려 더 그랬던 것 같아. 나야 밝은 곳 보다 어두운 곳을 선호하니 괜찮았는데 횽이는 어땠어?


그나저나 실내 밝기가 아니라 마감 다 하고 오랜만에 고개 들고 앞을 응시한 채로 앉아있는데 기분이 묘하더라. 시간이 아주 많이 흐른 것 같은, 실내에 초록 식물로 채워져 있어 이국적이기도 했어.



반대편에 앉아있는 횽에게 가기 위해 산미덕에 방치해둬 온기 잃은 커피를 마시니 그 여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더라. 차갑게.


자리를 정리하고 밖으로 나가 불 켜진 트리를 마주했지. 히히.
노란 불 가득 뿜어내는 트리가 추위를 뎁혀주진 못 했지만 그 앞에 선 나를 열심히 찍어준 횽이 덕분에 내 마음만은 뜨듯했다.




본격 서울로 올라가기 전,
찾은 백반집을 찾아가던 어두컴컴 일방통행도로를, 뜬금없는 곳에 위치한 백반집 위치를, 영업유무를 알 수 없어 조심히 문을 열었던 그 기분을, 다 먹지 못할 것 같던 밥과 반찬을 함께 비워낸 식사시간 모두 즐거웠어.



함께해서 오늘도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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