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원 참나.
생전 본 적도 없는 외계인 로키가 책을 읽은 후부터 내내 맴돈다.
천재적인 기술로 뭐든 뚝딱 만들어내고, 그레이스가 생각하지 못 한 가려운 곳을 단번에 긁어주는 이 외계인은 자는 걸 지켜보길 바라고(이유가 다 있다) 그레이스 물건 정확히 말하면 지구 실험물건에 관심이 많은 이 귀여운... 아니지 우린 본 적이 없으니까 귀여운지 어쩐 지는 모르지만 귀여워!!! 귀엽고 친구를 위해 몸을 내던지는 의리 있는 녀석이다.
둘 다 자기 행성을 구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존재로 함께 우주선을 타고 온 동료들을 다 잃어 혼자가 된 상태였다. 기억을 잃은 주인공과 수십 명의 동료가 이유도 모르고 죽어 슬펐던 외계생명체는 크기를 가늠할 수도 없는 광활한 우주에서 숱한 우연으로 서로를 찾았고 전혀 다른 언어로 대화가 불가능한 첫 만남에서 농담을 주고받고 함께 목표를 이루기 위한 친구가 되자 서로를 위해 목숨 바쳐 희생하는 찐한 사이가 되었다.
그리고 결말.
이보다 더 좋은 결말은 없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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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에 있는 물리학, 우주에 대해 100% 이해했다면 난 과학천재. 지금이라도 영재라 불릴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지만 난 아니었고요. 공상과학소설임에도 인간과 외계생명체가 목숨 걸고 함께 쌓아가는 우정, 성장 드라마에 마음 따뜻해져 읽었다.
그나저나 나는 진짜 고정관념 덩어린게 주인공 '그레이스'와 헤일메리 프로젝트 총괄책임자 '스트라트'의 두 성을 뒤바꿔 생각했다. 감정을 배재하고 이성, 논리적인 사고로만 행동하는 스트라트에 자연스럽게 남성을 떠올렸고, 그레이스란 이름 및 직업 그리고 그의 성격과 말투에서 여성일 거라 짐작했지. 😫
내용을 다 이해하지 못한 것보다 이런 생각을 한 게 더 실망이었지만, 이 둘의 상하관계? 에서 느껴진 카타르시스에 뭐라 그래야 해... 그냥 좀 시원했다? 그리고 둘 사이에 연애 감정 싹 틔우지 않고 오롯이 동료 그 이상 이하도 아닌 관계로만 그려줘서 고마워요 작가님.
p.s_아무리 하찮은 그림이라도 책 앞쪽에 위치해 있다면 상세히 살펴봐야 한다. 다 이유가 있어서 책에 껴있는 건데 마냥 대충 보고 넘긴 사람은(나) 중간에 책 읽다 말고 그림을 다시 살펴봐야 했다. 그래야 제대로 책 내용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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