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에서 국경을 넘으며 곤두 선 신경을 잠재우기 위했던 치앙마이였다고 생각해.
왜냐면 되는대로 하루, 하루를 보냈거든.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날도 있었고, 밖에서 밥만 먹고 들어온 날, 숙소 수영장에서 놀다 저녁 늦게 갑자기 팟타이에 꽂혀서 올드타운까지 걸어갔다 온 날도 있었지.
자고, 먹고, 놀고에 충실했던 치앙마이에선 걱정 하나 없이 내가 너무 평화로워 아무 생각이 없었어.
올드타운에서 첫 날을 보내고 새로운 숙소, 마야몰에서 유심 살 겸 님만해민으로 넘어갔어.
깨끗해 보이는 식당 아무 곳이나 들어가 밥을 먹고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고 마야몰로 가서 충전 가능한 유심을 샀어.
생각보다 저렴하지 않은 데이터 충전 비용에 곳곳 와이파이 잘 돼있는 치앙마이에서 필요한가? 하는 생각을 잠시 했었나 봐.
치앙마이에서 해야할 일은 이제 끝났어.
아, 병원 가는 일이 하나 남았구나. 그건 나중에 차차 하기로 하고 저녁으로 까이양 창더이에 갔어.
여기 닭이 그렇게 맛있다고 소문이 자자해서 갔더니 역시나. 역시나였지.
스티키라이스와 튀김쏨땀까지 먹고나서 내일 또 오기로 다짐하면서 나왔네...!
그리고 차뜨라무 가서 후식까지 야무지게 먹고 맛있고 행복하게 하루를 끝냈어.
다음날, 조식은 숙소에서 차려먹고 친구 손등에 난 두드러기가 심해져 병원을 찾았어.
혹시 몰라 장기여행보험을 들어놓고 왔는데 이날 병원 다녀온 걸로 보험비 거진 되돌려 받았잖아? 이때부터였어 여행 가면서 보험 들기 시작한 거...
치앙마이에서 큰 병원을 찾다 한국인 후기가 있던 병원이 여기 란나 병원이었어.
들어가서 간단한 신상정보를 체크하고 약알레르기가 있는지 없는지 여부 등등과 혈압 같은 간단한 검사 후 잠깐 기다렸다 피부과로 안내받았어. 따로 통역은 없었지만 알아들을 수 있는 영어로 쉽게 말해주셔서 진료 잘 받고 나왔어.
약값이랑 다 해서 10만원 정도?
외국인인 거 알고 먼저 보험 처리할 거냐 물어봐줘서 쉽게 서류까지 받아 돌아왔지.
병원 한 번 다녀오면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진이 빠져.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려다 바로 숙소로 들어와 쉬다 아무도 없는 수영장에서 평화로움을 찾았어. 숙소가 위치도 좋고, 수영장도 있어 좋은데 너무 오래되고 엄지손가락만 한 바퀴벌레도 몇 마리나 봐서 절대 추천해주고 싶지 않아.
이 날 저녁으로 어제 갔던 창더이를 또 갔어.
여긴 진짜 너무 맛있어. 심하게.
이튿날, 어제와 비슷한 조식에 파파야와 파인애플을 추가해 건강하게 하루를 시작했어.
머무는 내내 날이 좋았는데, 창문 밖 나오라고 꼬시는 날씨에 느즈막히 나가 쏨땀을 먹었어.
여기 내 인생 쏨땀집이야.
신선하고 간도 딱이고 맵기도 적당하고 여기 쏨땀 이후 이만큼 맛있는 쏨땀은 태국을 떠날 때까지 찾지 못했잖아.
그래도 님만해민에 머무는데 유명한 카페는 가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이상한 심리에 찾아 들어간 새하얀 인테리어가 인상적인 카페에서 맛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은 음료를 마셨어.
공간이 이뻐서 그런지 우리 같은 외국인들이 가득인 곳이었지.
그리고 우린 여기서 저녁 뭐 먹지 하고 다음 식당을 고민했다.
고민하며 고른 저녁식당은 '떵뗌또'
식당 앞에서 직접 고기와 내장류를 굽고 있는데 식사시간이 아니었음에도 웨이팅이 있었지만 절대 후회하지 않을 곳이었지.
곱창, 항정살에 스티키 라이스 시켜서 남김없이 먹고 나오면 야외라 모기가 몇 방 물려있지만 그거 신경 쓸 겨를 없이 먹기 바쁜 곳이야.
그리고 오늘의 후식은 로띠. 로띠.
이렇게 매일같이 먹기 위해 치앙마이를 돌아다녔어.
근데 그거 알아? 아직 남은 치앙마이의 일상도 별반 다를바가 없었지.
먹는게 남는거니까.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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