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빵을 해결해야 할 의무가 있는 여행자예요. 제가.
식빵은 정말... 살 땐 다 먹을 수 있을 거 같은데 꼭 한 두 장 남기게 된단 말이지.
그래서 오늘의 조식은 프렌치토스트.
하루종일 숙소 밖으로 나가지 않았어.
'여행'이라지만 결국 '일상'인지라 매일 나가는 게 질렸어. 하루정돈... 음 뭐, 더 길어도 괜찮은 방구석 하루가 오늘이었지.
인스타그램에서 치앙마이 맛집_팟타이를 보기 전까지.
마야몰 근처인 숙소에서 올드타운 그것도 타패게이트 너머에 있는 팟타이 가게까지 걸어가는 중 해는 졌고, 가게에 점점 가까워지는 발걸음에 기대는 높아졌어.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보는데 팟타이 단일메뉴에 제대로 왔다는 느낌이 들었지.
둘이 가서 곱빼기, 일반 하나를 시켜 먹고 후식으로 오믈렛팟타이 시켜 먹고 나왔다.
엄청 막 여기 꼭 먹어봐야 해!!! 는 아니었지만 오늘 유일한 외출 이유로 실망스럽지 않았어.
치앙마이의 야심한 밤은 도착했던 날을 제외하고 오늘이 처음인지라 나온 김에 야시장도 들러보고, 타패게이트에서 하는 연주도 좀 들으며 천천히 밤을 즐겼어.
투박한 올드타운의 밤이 나는 님만해민의 휘황찬란함보다 잘 맞는 것 같아.
어제 식빵 끝내며 숙소 냉장고를 비웠어. 내일은 방콕으로 가야하거든.
하여, 매번 식당만 찾아다니던 생활에서 살짝 벗어나 도이수텝을 가기로 했지.
아 물론, 먼저 밥 먹고!
치앙마이대학 후문 근처에 있는 '보트누들'에서 식사를 하고 정문 앞 도이수텝으로 가는 썽태우를 함께 탄 외국인 중 대구에서 교환학생을 했었다는 친구를 만났어.
그 친구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여기보다 대구가 훨씬 더워요. 대프리카잖아요!' 하고 말하더라고.
대구... 그곳은 도대체...
썽태우가 내려주면 도이수텝까진 케이블 또는 계단 둘 중 하나를 선택해서 오르면 되는데, 나는 계단으로 올랐으니 너는 케이블로 올라라.
특히 날씨가 뜨고 습하다? 무조건 케이블.
비가 내린다? 케이블.
케이블 타. 그냥.
대프리카보단 시원한 치앙마이의 도이수텝을 천천히 구경하고 올라왔던 썽태우를 타고 다시 시내로 내려와 곧바로 차뜨라무를 찾아 타이티 한잔을 마셨어. 생각해 보니 차뜨라무에 다녀온 이후 커피보단 늘 타이티였네.
달달하니 진한 차뜨라무의 타이티... 태국의 자랑이다 진짜.
차뜨라무가 있는 마야몰에서 저녁까지 시원하게 있다가 마야몰 옆 야시장에서 저녁을 먹었어.
마야몰보다 음식 종류도 더 많고, 값도 싼 야시장에서의 식사는 뭘 먹을까 고민하느라 시간이 걸리지만 그래도 사람 사는 느낌이 피부로 느껴지는 곳이라 어느 곳이든 항상 시장을 찾게 되는 거 같아.
마지막까지 맛있는 음식으로 기 채우고 떠난다.
아기자기하고 느긋한 이곳에 다음에는 더 오래 머물고 싶어.
꼭 그래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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