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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_편지/태국

Dear.13_왔다 방콕

by 죠죠디 2024.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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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나 기차를 이용해 방콕에 가고 싶단 생각을 했었어. 천천히 땅 위의 풍경을 훑으며 말야.

하지만 오늘 나는 돈무앙 공항에 내렸지.

1시간 남짓만에 늘 미래도시 같다 생각한 곳에 오니 곧바로 치앙마이로 돌아가고 싶어졌어.


여기, 너무 뜨거워 나던 땀도 식어버리더라.


라오스에서 국경 넘던 날, 버스 놓쳐 발 동동거리던 우릴 도와주던 은인으로부터 태국엔 2 계절_썸머, 핫썸머가 있다는 말 들었잖아.

아, 이게 태국의 ‘핫썸머’구나 했어.
체감온도 42도 찍히더라.


 

 
에어비앤비로 예약한 숙소가 있는 '푼나위티'에 도착했지만 아직 체크인 시간 전이라 근처 식당에 들어가 식사를 했어. 


아무 정보 없이 들어간 곳인데 주인아주머니가 음식을 아주 잘하셨어. 별 일없으면 동네에서는 여기 식당을 자주 이용해 볼 참이야.


난 팟타이보다 팟씨유 판데 여기 팟씨유 너무 내 입에 딱이였거든.

 

항상 둘 중 뭘 먹을까 고민

 
밥 다 먹고 더워서 세븐일레븐 들어가 체크인 시간까지 견딘 사람 나야 나.


여긴 한 눈감고 봐도 관광지의 '관'자도 없는 주민을 위한 동네라 딱히 어디 들어가 기다릴 곳이 없없는데
숙소_콘도 1층이 쇼파 팡팡 놓인 공용공간이었던 점에 관하여...

 
체크인 후 깜짝 놀란 더위와 이동한 날의 피곤함을 이겨내고 두 번의 외출을 한 이유는 도시도시스러운 곳이 라오스에서 치앙마이를 거쳐 거진 3주 만이라 도심지 한복판 좀 그리웠거든

그리고 밥도 먹어야하고,

 

 
너무 오랜만이었지.
이런 큰 쇼핑몰_'아쏙'에 있는 '터미널 24' 
좋더라☺️
 

 
푸드코트 가서 카드 충전하고는 진격 앞으로 뿐이었어.


먹고 싶은 거 고민 없이 다 시켜 먹고 지하 1층 '차 뜨라 무'에서 결국 티백 한 박스를 샀다. 
맨날 사 먹고 싶은데 숙소 근처엔 '차 뜨라 무'가 없고 집 밖으로 안 나가고 싶어지는 날도 있으니까 사서 내가 해 먹기로 했지.  

 
후담이지만, 만들어 먹는데 가게 맛 따라 하다 연유 거의 뭐 쏟아 부어야 하는거 확인하고 자중하기로 했어.
 

 


 
다음날, 조식으로 그린커리라면을 먹고 밀린 빨래를 좀 하다 느지막이 동네 식당에서 점심으로 팟씨유를 먹었어.


팟씨유 언제 질릴까. 질리긴 할까...
 

초록색이 좀 낯설어 그렇지 맛은 또 좋다 이거야

 
장을 좀 볼 겸 큰 마트를 찾아보니 '에카마이'에 빅 C가 있는데 그 근처에 예쁜 카페들이 많아서 겸사겸사 갔어.


원래 가려했던 카페는 문을 닫았고, 외관이 멋져서 들어간 곳은 가구매장이었지.


슬슬 더위에 지쳐 그냥 마트 근처에 있는 아무 곳이나 가자 하고 걷던 길에 작고, 독특한 카페가 있길래 들어갔어.
 

음료보단 외관이 독특하고 예뻤지만 그걸로도 충분히 만족한 곳이었지.

 
카페에서 이것저것 하다 보니 어스름 저녁이 됐지.
더 늦기 전에 장 보러 가서 정신 놓고 이것저것 많이 사지 말고 적당히 사서 걸어가자 다짐했는데 손 네 개가 묵직해져 버스에 올라탔다.


이래서 배고플 때 장 보는 거 아닌데...
심지어 계산 다 하고 정리하다 말고 구워서 파는 닭이 아른거려 다시 매장 들어가서 샀네?
 

나오기 직전에 집어 나온 치킨

 


다음날, 
전날 먹고 남은 치킨으로 라면과 볶음밥을 해 먹었어.

음식쓰레기 절대 있을 수 없다.
 

 
숙소에 있는 시간이 좀 긴 편인데 딱히 뭘 해서 있는 건 아니야.


밀린 빨래하고 널다가 이렇게 날씨가 좋으면 의자 들고 테라스에 나가서 멍하니 풍경보다 살짝 더워지면 에어컨 틀어놔 시원한 방으로 들어가 낮잠도 좀 자고, 노트북으로 밀린 동영상도 좀 보고 뭐 특별할 게 있겠어?

장소만 바뀌었지 사는 건 똑같으니까.
 

 
오늘도 해가 예쁘게 진 방콕이야.

카오산로드처럼 여행자천국인 곳도, 수쿰빗처럼 도심 한 복판도 아닌 이곳이 좋았던 건 그만큼 붐비지 않고 느긋하고 조용해서였어.


너무 더운 정오엔 동네마저 지쳐 아무도 없는 길을 굳이 걷고 싶어 아이스크림 사러 간다며 종종 나갔어.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했었나 봐.
 

 
태국의 핫썸머엔 해가 지고 나가줘야 그나마 돌아다닐만하잖아.


오늘은 역 맞은편 가보지 않은 길을 따라가보기로 했어. 사람 사는 곳이긴 한데 우리가 있는 곳은 콘도형 건물들이 즐비한 곳이고 건너편은 단층건물들이 주로 있는 곳이라 분위기가 달랐거든.


앞으로 길게 늘여진 길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니 대로변에서는 듣지 못 한 왁자지껄함에 꼭 밤 야시장에 온 듯했어.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구경하다 더 안쪽으로 걸어가는 건 다른 날 하기로 하고 사람 많이 앉아있는 야외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지. 
 
실은 원래 가려했던 에어컨 빵빵 나오는 가게가 있었는데 여기 고기 팡팡 올려 내주는 음식에 그냥 앉아버렸지 뭐야.
 

마법의 쏘오스

 


우리 동네에 진짜 맛집이 있어.


첫날, 체크인 기다렸던 세븐일레븐 주차장에 치킨아저씨가 매일 오시는데 여기 치킨이 내 인생치킨이잖아.


여기 머무는 내내 이틀 빼고 매일 사 먹을 정도로 뭐 하다 번뜩번뜩 아 먹고 싶은데? 하는 생각이 머리에 도달하기 전 입맛도 다시게 하는 곳이야.
 

 
아무래도 기름에 파도 같이 튀기시는데 그게 이 집 비결인 거 같아... 그거 아니면 간 딱 맞게 한 염지...? 



이날은 치킨 사서 1층 공용공간에서 스티키라이스랑 먹고 어젯밤에 갔던 역 건너편 동네로 갔어.
밤 풍경이 좋아 낮에도 한 번 가서 정말 오랜만에 커피를 마셨다.


맨날 차뜨라무에서 사온 '타이티' 해 먹다 커피 마시니까 커피 너무 맛있었지 뭐야.
 

식사도 당연히 팜

 
그리고 어제 먹었던 가게 옆에서 저녁으로 국수를 먹었어.

왜냐? 카페 에어컨에 너무 추웠거든.


후덥지근한 날씨에 가게 밖으로 나와 얼마 안 있다가 추위가 가시긴 했지만 음식으로 몸을 녹이는 건 또 다른 얘기니까 말이야.
 

 
그리고 오늘의 후식으로 태국 알새우칩.
여긴 뭐 질소를 샀는데 과자가 들어있어요가 아니라 과자 사서 먹는데 돈이 아깝지 않아.

맨날 사 먹었단 소리야...
 


(봐서 알겠지만) 나는 여기서 누구보다 잘 먹고 잘 살고 있어.


아마 남은 태국여행의 편지내용도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지만 그래도 편지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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