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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_생각/하루

피하지 못 한 코로나_02

by 죠죠디 2022.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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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차)금요일 아침


일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보건소에서 ‘양성’이라며 문자를 한 가득 보냈다. 이로써 국가가 인정한 코로나 확진자가 되었다.


전화진료로 약을 타라는 코로나 선배 혈육의 말을 따라 바로 집 근처 내과에 전화진료를 받고 사십 분 뒤 약국에서 약을 한아름 안고 돌아왔다.


다행히 어제 날 괴롭히던 열과 근육통은 사라지고 입맛도 살짝 돌아왔지만 코막힘, 얕은 기침, 가래 증상이 심해졌고 변한 목소리를 내는 것 조차 힘들었다. 
엄마는 나보다 증상이 더 심한 것 같았지만 나도 딱히 크게 나아진게 없어 오늘도 어제처럼 알아서 스스로를 돌봐야 했다.

매번 밥 먹는걸 생각하는 것 조차 피곤해 대량으로 카레를 하기로 했다.
감자, 고기, 양파만 넣고 한 솥을 해 두니 식사 때마다 차려먹지 않아도 되고 죽같기도 하고 뭐 카레가 최고다. 최고야. 그렇게 이틀차는
카레 약 누워있기 세개로 하루를 났다.





(3일차)토요일
코막힘, 기침, 가래, 약간의 두통, 피곤함은 여전히 함께 나와 토요일을 맞이했다.
거담제를 안 먹으려고 했는데 코를 풀 때마다, 기침을 할 때마다 먹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열은 이제 거의 다 떨어져 괜찮다 싶었는데 컨디션이 오르락 내리락 내가 괜찮은건지 아닌지 알 수가 없다. 건조함때문에 널어놓은 젖은 수건을 아예 얼굴에 올려 놨다가 그대로 잠들었다. 낮잠은 안 잘정도로 회복됐다고 생각했는데 저녁 먹기 전까지 두시간 좀 넘게 잤나 보다.

어제 한 가득 해둔 카레덕에 삼시세끼 걱정없이 카레 먹…아니다 저녁은 아빠가 치킨시켜줬다. 근데 치킨 별로 맛이 없길래 표정없이 씹고 있었는데 이게 다 후각 상실때문이었다.
대충 치킨 몇 조각 먹고 바로 잘 준비 해서 방에 들어왔다. 이젠 격리가 무의미해진 것 같긴 한데 그렇다고 거실에서 부모님과 몇 시간 같이 있는게 낯설기만 하다. 거기다 지금 우리집 티브이는 골프채널 24시간이라서 티브이랑도 서먹함을 느끼는 중.

그래도 아픈데 혼자 안 있어서 서럽지도 않고, 슬프지도 않고 함께 있으니 견딜만 하지.







(4일차) 일요일


후각상실, 기침, 코막힘, 약간의 멍-함 과 함께 눈을 떴다.


더이상 나올 코가 없는데 코가 막힌다니 무슨일이야. 코로 숨 좀 쉬고 싶다. 코 안의 건조함을 안 느끼고 싶다.

보통의 나는 아침을 거르는데 약 때문에 삼시세끼를 다 챙겨먹고있자니 하루 종일 배가 불러있다. 물론 목과 코에서 느껴지는 건조함에 하루에 4L는 족히 마시는 듯 한 물 때문도 하지만 그만큼 화장실도 자주 가는걸???


일어나서 거실로 나가니 엄마가 새벽에 기침을 너무 많이 했다고 내일 병원에 전화진료예약해서 약 처방을 다시 받는게 좋겠다고 했다. 엄마도 목이 더 안 좋아진거 같으니까 엄마도 다시 진료를 받는게 좋을 듯. 그래야 내가 약국에 약 타러 갈 수 있을테니까.


점심은 부모님과 함께 라이브골프시합 보면서 해동이가 어제 커피마시라고 보내준 배민현금권으로 커피 한잔과 빵 네봉다리… 를 시켜보았다. 커피 너무 맛있게 잘 마셨어 해동아. 근데 빵 정말 맛있더라. 고구마브리오슈 워매… 명란 바게트, 호두 뭐시기 중에 고구마 달달하니 아주 맛있었다. 골프도 보다보니 재미있긴 했지만 곧 나는 내 방으로…


슬슬 집에만 있으니 운동이 하고싶어 벽스쿼트와 폼롤러로 살살 근육을 만들고, 푼다. 벽스쿼트는 허벅지가 탈 것 같은데 폼롤러 눈물이 난다. 근육…푸는게 이렇게 아프다고????????? 그래도 하고 나면 개운하니까 흑.
그리고 나서 이솝 핸드크림 바르는데 허브향 진하게 나던게 안 맡아져서 킁킁 거려봤는데도 냄새가 안 난다? 헐? 한 번 더 많이 짰는데 내 코 기능 상실했다.


내일 생양파 한 번 먹어봐야지.
사과랑 구분 할 수 있나 실험해봐야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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