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결렸다.
남들 다 걸릴 때 안 걸리고 잘 지내길래 나는 또 내가 슈퍼항체를 가진 사람인 줄 알았다.
어디서 어떻게인지는 모르겠지만, 곰곰히 생각하면 전초 증상이 있었다.
이번 주,
4월 마지막 주였던 이번 주 특히나 운동이 힘들었다. 인터벌 달리기로 40분 뛰는 게 늘 신이 나는 일이었는데 이번 주는 다리가 무겁고 금방 힘들었다.
또, 5KG 증량 한 어깨,등 운동 다음날부터 지속된 근육통까지. 나는 또 내가 운동 제대로 해서 아픈 줄 알고 기뻐했네?
거기다 하루, 하루 지나면서 아침마다 점점 자기주장 세지는 인후통에 이미 지난 주말부터 감기를 앓는 부모님에게 옮은거라 생각했다 (두 분은 증상이 있은 후 자가 검사를 해 봄_음성). 그리고 그건 손 통증 때문에 받아온 정형외과 약에 두 알씩 들어 있는 소염, 진통제가 해결해 줄 거라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목요일 새벽 두시에 잠에서 깬 후 아침 8시가 되는 때까지 두 번을 더 깨면서 이거 뭔가 이상하다 싶었다.
3, 4년전 편도가 심하게 부어 아이스크림 말고는 아무것도 못 먹었던 때가 있었다. 고열에 심하게 부은 편도때문에 숨을 못 쉬겠다는 공포를 경험한 후부터 트라우마처럼 남아, 잠에서 깬 새벽_침을 삼켜보고, 열이 나는지 확인했다. 일어나자 마자 바로 병원 가는거야 무조건 진료받고 약 타와서 내일은 쉰다는 계획까지 세우고 다시 잠들었다.
3시간 정도 잤을까?
아침이 되어 잠결에 계획한 일정을 실행하려 했지만 몸 상태는 새벽과 달라져 있었다.
없던 열이 났고, 목소리가 변했으며, 기운이 없었다. 특히 그 동안 몇 번이나 코로나를 의심했을 때와는 다르게 '열'이 났다. 이거 완전 몸살느낌 이상하다?싶어 바로 자가 키트를 찾았다.
재채기를 대여섯 번 하면서 검사를 확인하니 너무도 선명한 두 줄.
'망했네?'
멀뚱히 앉아만 있을 수 없다.
곧바로 한 지붕 아래 같이 사는 부모님과 화요일에 만난 횽이에게 알리고 준비해서 보건소로 갔다.
분명 날이 따뜻했는데 왜 이리도 추운지. 남들 몇 번이나 했다는 pcr을 이제야 하니 면봉으로 뇌를 쑤신다는 게 어떤 건지 알았다. 더군다나 나는 면봉이 왼쪽 코론 잘 들어가지 않는다며 오른쪽으로 옮겨 다시 쑤셨는데 눈물이 다 났네 진짜.
바로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음에도 이주전 먼저 걸린 쪼의 말처럼 (확진을 확인하면 급격히 아파진다고 했다.) 검사를 받고 나니 두통, 무기력, 피곤, 근육통, 코막힘, 인후통, 열, 입맛 없음, 뼈 시림 이 한꺼번에 들이닥쳤다. 아 사람한테 이렇게 한꺼번에 통증이 올 수 있는 거구나?
그렇게 보건소에서 돌아온 첫날은 정말 엉망이었다.
같이 검사받은 코로나 동지 엄마와 나는 증상이 비슷했으므로 서로를 돌봐줄 여력이 없었다. 엄마는 거실에서 나는 내 방에서 각자도생 할 뿐.
확진 문자는 아직이었지만 상태로 보아 반대의 결과가 나올리는 0%. 집에 있는 상비약인 타이레놀과 코감기 약을 복용했다. 그 전에 약을 먹으려면 밥을 먹어야 하는데 뭘 입에 넣을 때마다 울렁 거리는 속에 작은 요구르트 하나 먹는데 삼십 분이 걸리질 않나, 식탁 유리에 닿는 피부의 감각이 5천배는 예민해져 식사시간은 진짜 별로였다.
밥 먹고, 약 먹고, 자고, 자고, 자고를 반복해 오후에 닿아서는 내리지 않는 열 때문에 스스로 수건을 물에 적셔 머리에 올리고 또 자고 자고 하며 스스로 간병을 할 뿐.
집에 함께 있는 사람이 있었지만 서로 돌봐 줄 수 없는 상황은 정말 슬프기도 하고, 냉정하지만 어쩔 수 없어서 이상한 경험이었다. 하듯 말듯 넘어가면 참 좋을텐데 안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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