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린이는 한 달만에 방아쇠 수지에 당첨됐다.
클럽 잡는 방법을 몰라 일주일 내내 처음 잡는 방법을 프로님이 알려주면 그 손을 풀지 않고 1시간 이상씩 연습을 했다.
증상이 안 나타는 게 더 이상할 일이지.
진통소염제를 먹어가며 며칠을 버티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집 근처 정형외과를 검색했다. 원래 다니던 정형외과가 있었으나 새로운 곳을 뚫어보고 싶어 평이 좋은 병원으로 찾아갔는데 입구에서부터 본래 다니던 병원과 너무 달랐다.
결과적으로 두 의사 선생님의 처방도 설명도 달랐다.
새로 간 A병원에선 손가락 관절에 통증이 있다는 내 말에 혹시 모르니 류마티스관절염 검사도 해보자며 엑스레이를 찍고, 피도 뽑았다.(대부분 관절염이 아니지만, 혹여 맞으면 치료방법이 아예 달라진다고 했다)
증상 시기를 물어보며 심해지면 수술을 해야 하니 골프는 나을 때까지 쉬고 바로 치료로 주사를 권했으나 내가 거부했다.
대신 레이저 및 파라핀 치료, 체외파충격 치료를 했고, 약으로 진통소염제 3알과 위장약 1알을 3일치 처방받았다.
여담이지만, 차라리 주사를 맞는게 덜 아팠을 거다. 체외파는 진짜 충격적으로 아팠다.
체외파 충격 치료가 아픈건 염증이 그만큼 심한 거라고 했는데 내 양손은 염증 투성인지 다 아팠다. 두 번 다신 하고 싶지 않았지만! 첫 치료 후 나아진 기미가 보여 이틀 뒤, 다시 가서 치료를 받았는데 분명 왼손 새끼손가락에 증후군이 있다고 말했는데 치료는 손바닥과 오른손 중지와 검지의 관절을 주로 해서 뭐지? 싶었다.
다음에 와서 물어봐야지 하고 나와서 일주일치 약의 처방전을 들고 집 근처 약국으로 갔다.
약사는 약을 제조하고 나와 내게 소염제 중 ‘페인리스세미정’을 가르키며 이 약을 먹으며 부작용이 없었는지 물어봤다. 하나를 다 먹어도 적은 양인데 굳이 반을 쪼개 처방했다며. (약봉투에 적힌 설명란에 '수술 후 통증, 암으로 인한 통증 완화'에 쓰이는 진통제라 의사의 지시에 따라 섭취를 해야 하는 약이라 적혀있었다.)
뭐 크게 몸이 아픈 곳은 없었기에 괜찮았다고 하자 약사는 괜찮으니까 처방했겠죠 뭐~하고 약을 포장해 주셨다.
근데, 약 봉투를 받고 집으로 가면서 아차? 싶었던게, 당시 난 첫 처방약을 복용 후 생긴 두통이 안 없어진 상태였다. 단순히 간헐적으로 나타난 두통이라고 생각했고 보통 소염진통제(이브프로벤이나 덱시브프로벤같은) 한 알이면 사라지는 두통이 아침, 저녁으로 소염진통제를 3알씩 복용 중임에도 사라지지 않는 것에 의아하던 차였다.
혹시 부작용이 이건가?싶어 그날 하루는 처방받은 약 복용을 멈추고 집에 있던 덱시브프로벤을 먹었다. 그리고 두통은 덱시브프로벤 복용 후 1시간도 안 돼서 사라졌다.
그 주, 토요일에 물리치료 받으러 가야 했던 병원은 가지 않았다. 그다음 주 내내도 해야 할 일들이 있어 못 갔다. 대신, 일주일치 처방받은 약에서 '페인리스세미정'을 제외한 약을 복용했지만 방아쇠 수지는 그대로였고, 오른손가락 중지와 검지의 관절 통증은 더 심해졌다.
그리고 오늘 원래 다니던 B병원으로 갔다.
의사선생님께 방아쇠 수지 때문에 왔고, 그간 있던 일을 설명하니 방아쇠 수지는 질환이 아니라 증상인데 검사는 왜 했지 하시며, 그거 나으려고 골프 쉬면 선수들은 어떻게 하겠냐고 손도 적응할 거라며 골프는 가서 살살하라고 하셨다. 대신 자주 와서 물리치료를 받으라 하시며 치료는 파라핀과 레이저 치료만 하게 했다.
치료 후, 처방받은 약을 받아 보니 '페인리스세미정'은 없었다.
같은 증후군을 대하는 두 의사의 온도차가 너무 달라 사실 좀 혼란스럽다. 2월 내내 소염진통제를 복용하고 골프도 쉬었음에도 낫지 않고, 체외파충격치료라는 새로운 치료도 받았는데 관절이 더 아파져 당황스러웠다.
이번 일주일 동안 처방해준 약을 복용하고 물리치료를 받아보고 증상이 완화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두 의사 중간의 온도로 진료하는 병원을 찾아야 하는지 고민 중이다. 우선 처방해준 약이 잘 들길 바라며 골프레슨을 다시 갈지 안 갈지도 고민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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