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누가 봐도 너드(nerd) 해 보이는 주인공(요키)이 어색하게 클럽 안으로 들어간다.
술 대신 콜라를 마시며 어색하게 앉아있던 요키 옆으로 켈리가 와서 (따라다니는 남자를 떼 놓기 위해) 자신의 말에 장단을 맞춰달라고 한다. 그렇게 안면을 튼 요키와 켈리.
뭔가 주눅 들고 겁에 질린 듯 한 요키는 샌 주니페로에서의 첫날이었고, 그 밖에도 처음 겪는 것들 투성이라 켈리로부터 도망쳤던(?) 요키는 다음 주 켈리를 만났던 클럽을 찾아 솔직하고 활기차게 샌 주니페로를 즐기는 켈리에게 도와달라고 청한다.
켈리와 함께 켈리의 집으로 간 요키.
같은 침대에 누워서 켈리는 남편과 오랜 결혼생활을 했고 함께 샌 주니페로에 왔지만, 남편은 남는걸 원치 않아 현재 혼자서 자기에게 남은 시간 동안 샌 주니페로를 즐기고 있다며 말해준다.
그들 뒤로 자정이 가까워지는 시간의 시계.
요키는 시간이 다 되어간다며 그냥 침대에 누워있자고 말한다.
다음 주, 샌 주니페로에 온 요키는 켈리를 찾을 수 없다.
퀘스마이어에 찾아보라는 클럽 바텐더의 말에 요키는 외지고 거친 분위기의 퀘스마이어에서 웨스(켈리를 귀찮게 했던)를 만난다. 술에 취해 엉망이 된 웨스는 요키에게 80, 90, 02년 시대를 다르게 가보라고 알려준다.
3주 만에 02년도에 클럽에서 다시 만난 둘.
반가운 요키와 당황한 켈리. 다른 입장 차이로 약간의 말다툼 후, 이전보다 돈독한 사이가 된 둘.
켈리는 샌 주니페로가 아닌 진짜 현실에서 직접 만나보자며 요키에게 어디에 있는지 물어본다.
샌 주니페로는 현실세계가 아님을 말해준다.
그곳은 일주일에 한 번, 그것도 저녁부터 자정 전까지만 머물 수 있는 가상현실인 것이다.
현실.
시한부 할머니인 켈리가 요키가 있는 병원을 찾아간다.
요키는 식물인간 환자다.
그녀의 간호사이자 약혼자인 그렉을 통해 요키가 20대 초반에 가족들에게 커밍아웃했지만 종교적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못했고, 차를 끌고 나갔다가 교통사고로 40년간 식물인간으로 입원해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젊은 그가 요키의 약혼자가 되기로 한 이유 또한, 종교적 이유로 요키를 존엄사하는 것에 가족들이 반대하기 때문에 죽은 사람이나 다를 바 없는 현실의 요키를 위해 그가 법적 보호자가 되어 요키를 자유롭게 해주려고 했다는 말에 켈리는 오늘 자신이 요키와 결혼하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날 결혼을 마친 켈리는 40년 동안 바라고 바랬을 자유를 요키에게 선물한다.
샌 주니페로의 거주자가 된 요키와 아직은 여행자 신분인 켈리는 샌 주니페로에서 신혼 첫 날을 즐겁게 보낸다.
켈리가 떠나야 하는 자정에 가까워지자 요키는 자신과 함께 샌 주니페로에 머물자고 한다.
하지만 켈리는 50년 동안 함께 산전수전을 겪은 남편을 져버릴 수 없기 때문에 그럴 수 없다며 거절하고 요키만 남겨두고 자정이 되자 사라진다. (왜!!!)
요키는 샌 주니페로에서 행복해 보인다.
한결 편안한 얼굴과 여유로운 행동에 자유로운 드라이브까지.
그녀의 차 옆자리가 비어있는 게 한편으로 조금 아쉬웠는데 요키의 목적지에 아쉬움은 사라지고 미소가 번졌다.
거기 켈리가 있었다.
'블랙 미러' 각 에피소드들 자체가 엄청 흥미로운데 단연 그중 최고는 '샌 주니페로'.
결말까지 완벽해서 진짜 보는 내내 작가 누군지 몰라도 상 주고 싶었는데 상 받아버렸더라. 많이...
한 치 앞을 모른다지만 아마 나 살아생전엔 '샌 주니페로' 기술이 나오지는 못 하겠지?
좋은 날들만 가득한 곳이라니...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가 없다.
다만, 기계_컴퓨터 시스템이 망가지지 않는 이상 영원한 생이 계속되는 것인데 이걸 어떻게 받아들이게 될 것인지 생각해 봤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 즐거움, 자유로움, 행복함 같은 감정과 상황에 무뎌지지 않으려면 무던히도 노력해야 할 거고 거기다 제아무리 좋은 환경에서의 삶이라 해도 역시나 생은 생인지라 긴 시간의 삶 자체가 피곤하게 느껴졌다.
아마 샌 주니페로의 삶의 종료버튼을 갖고 가게 되는거라면 나는 두 말 없이 샌 주니페로 행을 택할 것이다.
그러나 그게 아니라면 글쎄... 어차피 종교도 없는 나는 영원한 끝인 죽음을 선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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