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그림29 완벽한 바캉스를 보내고왔지5. 비가 내렸다. 며칠 전부터 기상예보에 떠 있던 비는 당일에도 사라지지 않았고 온도마저 21도까지 떨어졌다. 바다는 무리야. 어디 가야 하나 고민하다 밀크티 찾아 광화문에서 만나기로 했다. 어딘가 이름이 익숙해보니 횽이가 전에 말해줬던 카페네? 지점만 달랐... 내 기억력 무슨 일인지. 오랜만에 가는 광화문이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토요일이면 광화문에 가서 경복궁 따라 걷다 북촌마을, 안국역에서 종로까지 걸었던 게 내면의 평화를 가져다주는 소중한 일이었다. 늘 이유 없이 가고 싶은 서울에서의 유일한 장소였는데 올 해는 몇 번이나 갔더라...? 먼저 도착해 밀크티를 시켜놓고 답장을 썼다. 횽이 오기 전까지 다 쓰려고 했는데 어림없지. 곧 도착한 횽이와 서로 사이좋게 맞은편에 앉아 답장을 썼다고 한다. 비.. 2022. 9. 6. 운동일기4_해냈다. 달려버렸다. 저번 달 한 시간에 10km를 달리고 싶다 했던 소망을 적었던 일기가 있었다. 최선을 다해 달린 속도와 시간으로 계산해보니 내 속도로는 60분을 달리는데 5분만 쉬어야 가능하겠더라. 그건 못 할 일인데?? 하며 다음 달 중순까지 속도를 늘려보기로 하고 달리기를 했다. 7월 마지막주 주중을 그렇게 달렸고, 주말엔 가족여행이 있어 토요일엔 헬스장을 쉬고 일요일엔 숙취+피곤+운전 콤보로 떨어질 대로 떨어진 컨디션을 하고 가서 걷고 왔다.(안 가려고 했지만 체중계 숫자 보고 안 갈 수 없었음) 그리고 9시도 안돼서 내 조카보다 먼저 잤다. 다음날, 잠이 보약이라고 한결 나아진 컨디션으로 헬스장으로 갔고 해내버렸지. 내가. 어떻게 가능했지? 하고 복기해봤는데, 가장 1번은 분노의 힘. 주말 대가족 여행에서 엄마가.. 2022. 8. 3. 운동일기3_런닝 1시간에 얼만큼 뛸 수 있니? 아무래도 운동일기를 쓰는 폴더를 따로 만들어야 하나 싶다. 이렇게 자주 쓰게 될 줄이야?? 이번 달 중반부터 개인적으로 목표가 생겼었다. >1시간에 10km 달리기 2022. 7. 28. 완벽한 바캉스를 보내고왔지3. 지난주의 나는 미래를 내다보는 사람이었다. 그렇다. 이번 주도 다녀왔다. 직사광선 짱짱히 내리는 여름 여름 한 날씨에 역까지 걸어가다 도중에 녹아버릴까 봐 곱게 버스 타고 역으로 간 건 3주 만에 처음이었다. 바다는 시원했다. 해가 뜨거워서 그렇지 그늘 아래 선선하게 부는 바닷바람을 가만히 맞고 있자면 마치 실내에서 비 구경하듯 여름을 즐길 수 있었다. 그래서 지난번과 같이 현수막 뒤에 자리를 잡고 나는 나대로 횽이는 횽이대로 시간을 보냈다. 여기, 어쩜 올 때마다 좋아질까. 첫 번째는 사람이 많지 않아 좋았고, 두 번째는 습기 가득 운무 낀 풍경이 좋았고, 세 번째, 오늘은 하나만 딱 집어 얘기할 수 없이 다 좋았다. 횽이가 해수욕을 끝내면 진짜는 지금부터지. 현수막 뒤에서 앞으로 자리를 옮겨 바다를 .. 2022. 7. 27. 완벽한 바캉스를 보내고왔지2. 또 다녀왔다. 다음 주에도 또 다녀왔다며 글을 쓸지도 모르겠다. 같은 자리에 있는 바단데, 비슷한 시간에 간 바단데, 이번에 가니 간조로 한참 뒤에나 있던 물에 횽이는 난감해하고, 미친바람에 휘날리는 머리와 모래를 제어할 수 없던 나도 난감하긴 마찬가지였다. 해마저 쨍쨍하길래 가져간 우산은 폈다가 뒤집힐 것 같아 잔머리 굴려 금지 알림 플랜카드 뒤 그늘에 자리를 잡았는데 세상 뿌듯했다. 잔머리 진짜 친찬해. 이번엔 준비가 아주 완성도 있었다. 손발 착착해서 바람에 날아가지 않게 돗자리 펴고, 해수욕 다녀온 횽이랑 포장해 온 세젤맛 샐러드 김밥 먹고, 아르헨티나 화이트 와인 한 모금에 거의 뭐 물 속이나 다름없는 습도 넘치는 바닷바람 한 공기. 그리고 둘 다 말은 안 했지만 확고한 의도로 가져온 성냥…(ㅋ.. 2022. 7. 21. 곧 전달될 편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정말이에오. 자세한 내용은 편지에 있으니까 날 만나서 편지를 전달받으세요. 글을 적어내려가듯 선을 그어 그렸어. 나는 앞서 그린 곰과 같은 얘로 그리려다 왜인지 우리 둘이서 노는건 멍멍이나 늑대같다고 생각했지. 혹시 본적있을까? 늦은 밤, 야심한 새벽? 어디 숲에서 몰래 설치해둔 카메라에 여우와 라쿤이 함께 수로같은 곳을 가는 영상이 있어. 여우는 어쩐지 신이나서 앞장서서 걷다가 라쿤이 느릿느릿 걸어오는걸 참지 못 하고 한 번 폴짝 뛰는데 그림을 그리며 자꾸 그 영상이 생각났어. / 횽은 야자수를 나는 코코넛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2022. 7. 18. 완벽한 바캉스를 즐기고 왔지. 상황은 완벽하지 않았지. 날씨는 궂었고, 이동수단을 계속 고민했고, 무엇보다 약속시간 4시라는 시간이 불안했으니까. (집에서 머문 시간이 길수록 외출하고자 하는 욕망은 반비례하니까.) 실로 오랜만에 지하철을 탔다. 그것도 주로 가던 방향이 아닌 공항갈때나 타는 반대 방향의 지하철을 타니 문이 닫히는 순간부터 두근거리고 말았다. 공항으로 가던 그 기억 때문은 아니었고_이젠 그 설레임에 대한 기대도 기억도 안 든다_ 글쎄, 그냥 좋았던 것 같다. 만나기로 한 역까지의 적당히 거리감 있는 이동 후의 환승이 좋았고, 내린 곳이 처음 가본 곳이라는 것도 좋았고, 개찰구를 빠져나가기 위해 오르는 계단 맨 앞쪽에 횽이의 뒷모습을 발견한 건 신나게 좋았다. 둘 다 귀에서 이어폰을 빼고 돌돌 말아 정리를 하며 역을 올랐.. 2022. 7. 16. 여행_제주02_다시 함께하는 여행 금귤이 제주에 살게 된 후 3번째 제주. 확실히 금귤이가 (집도 차도) 있으니까 자주 가게 된다. 더군다 이번엔 미리 잠옷같이 두고 입을 옷과 기타 등등 자잘한 짐을 미리 택배로 보냈더니 집 근처 친구네 가듯 가볍게 갈 수 있었더랬다. (그래서 아직도 부모님은 걍 육지 어디 여행 다녀온 줄로만 알고 계시지...) 도착한 날은 월요일이라 노동자 금귤동무는 퇴근 후 저녁 먹을 때 만나기로 했고, 먼저 토요일부터 거주중인 해동이와 이호태우 해변 근처 카페에서 먼저 만나 식당으로 같이 갔다. 서울 날씨가 이미 여름이라 제주는 더 덥지 않을까? 싶었지만, 제주는 아직 여름이 덜 온 듯 긴 바지와 맨투맨에도 땀이 나지 않았다. 심지어 해동이를 만난 그 카페에선 추웠지... 오늘의 저녁은 '내도바당'의 '고등어 회... 2022. 6. 9. 좀 이상해진 새벽기상의 동기부여 따뜻한 날들의 연속이다. 날씨가 이리도 좋으니 해가 떠 있는 시간이 너무 아쉽다. 회사 다닐 때는 오전, 오후의 시간이 아쉬웠던 적이 없었는데? 오늘은 내일부턴 새벽 일찍 일어나 하루를 시작해야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짧디 짧은 이 봄을 만끽할 수 있다면 응당 할 수 있을거다. 새벽부터 일어나서 무얼 할지 정해봐야지. 여튼_들, 바다, 산, 이국적인 곳들이 아닌 비도시의 풍경에 나를 우겨넣고 나오지 말라고 하고 싶어지는 요즘 일도 제대로 하지 않았으면서 은퇴생활을 절실히 떠올린다. 언제나 그랬다. 열정적으로 일하는 이들을 보고 마음이 떨렸던적보다 자급자족하며 여유롭게 사는 이들의 모습에 더 끌렸지. 그리고 올해 들어서는 더 강하게 그렇게 살아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중인데,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현재로서.. 2022. 5. 10. Dear.01_여행의 시작은 라오스(비엔티안). 몇 해전이었어. 한 해를 조각조각 나눠 다니던 여행에 만족하지 못하고 통째로 써보기로 했어. 늘 왕복행으로 샀던 비행기표도 편도로 샀지. 여행의 시작은 알지만, 끝은 미정인 것_내가 이 여행에서 가장 좋아했던 부분이야. '라오스'를 여행의 출발지로 정했어. 원래 태국이 출발지 순위 1위였는데, 동행자인 B가 라오스를 안 가봤다고 했거든. 그리고 무엇보다 태국행 티켓보다 저렴했어. 밤에 출발한 비행기는 시차 덕에 더 늦지 않고, 여전한 밤에 라오스에 도착했어. 공항에 내리자마자 코 속으로 훅 하고 들어오는 동남아 특유의 향과, 습한 공기가 떠나옴을 확인시켜줬지. 늦은 밤이어서였을까? 택시로 공항에서 예약한 숙소인 'AVALON B&B'까진 10분도 채 안 걸린 거 같아. 빠르게 체크인 후, 씻고 바로 나왔.. 2022. 4. 1. 여행_제주01_다음엔 짐없이 간다 금귤이 있는 제주에 다녀왔다. 너의 독립이 부러웠는데 지역마저 제주라니 올해 부러워할 대상은 단연 너다. 지난 12월의 제주 여행에 가져간 캐리어가 집과 공항을 오갈 때 이용한 대중교통에서 아주 불편했기에 배낭 메고 가야겠다고 다짐했는데, 겨울 여행에 배낭이라니 어림없지. 두터운 상의 두 개만 넣었을 뿐인데 배낭 밖에 있는 짐들은 전완근을 이용해 꾸겨 넣어도 모두 함께일 수 없는 게 확실했다.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큰 방에 있는 캐리어를 꺼냈다. 다음날, 비행기는 18시 20분. 날씨는 춥고, 공항까지는 버스로 환승 1번. 집에서 나오자마자 드르륵 거리며 구르는 바퀴 소리에 배낭을 멘 나를 상상했다. 못 가지고 가는 짐들은 포기했어도 괜찮았을지도?! 환승버스가 이동경로의 70%였기에 일부러 앉아가고자 .. 2022. 3. 4. 이전 1 2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