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출근길 다 똑같아...
방콕에 머무는 내내 늘 한산하게 타고 다녔던 BTS도 아침 8시에는 2호선 지옥철이더라.
순간 나도 출근하늘 줄 알았네
러시아워 걸리면 머칫역(짜뚜짝시장)에서 돈무앙까지 2시간도 넘게 걸린다는 무서운 후기를 봐서 마음 졸이면 버스에 탔는데 도로가 아주 시원하게 열려있어 널럴~하게 공항에 도착했어.
무사히 비행기를 타고 끄라비에 도착해 우루루 나가는 사람들 뒤를 쫓아 무사히 공항버스 티켓을 사고 곧바로 탔어.
우물쭈물하는 거 없이 바로 움직였다고 생각하고 여유 있게 버스에 탔는데 남은 좌석이 얼마 없는 거야. 조금만 늦었으면 다음 버스를 기다릴 뻔했잖아?
공항버스는 고객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더라구.
버스에 타면서 기사님께 티켓을 주는데 그때 예약한 숙소이름을 말하면 그 근처에 내려주더라.
당신들... 너무 친절해...
우리가 예약한 숙소는 시내에서 약간 떨어져 있어서 거의 마지막쯤에 버스에서 내렸어.
그 덕에 버스에서 길을 익힐 수 있었지.
여길 숙소로 고른 건 이름에 Forest와 banalow가 들어가서였어.
바다도 보고, 숲도 보고!
체크인을 하고 안내해 주는 직원을 따라 가는데 앞에 있는 방갈로 다 지나치고 한참을 더 안쪽으로 들어가서 도대체 어디까지 가나 했는데 제일 안쪽 방갈로가 우리가 머물 곳이었어. (방갈로 생긴 거 다 똑같아서 오히려 다행이라 생각했다.)
각종 벌레들 때문에 한 번도 이용하지 않은 야외 테이블 안으로 넓고, 환한 방과 엄청 큰 침대가 놓여있었지.
무엇보다 깨끗해서 좋았어.
벌레 사체도 없고 침구, 가구들까지 말야.
내내 에어컨 바람과 같이 와서 씻을 것도 없이 바로 밥 먹으러 나갔어.
숙소 근처 노점상들이 모여있는 곳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바글바글 한 거 있지? 다들 가져가는지 테이블엔 사람들이 별로 없었는데 그 이유를 앉아서 시키고 나서야 알았어.
밥 나오는데 30분 넘게 걸렸잖아.
가져가는 사람들 우선으로 음식이 나가는데 뒤에서 지켜보다 그냥 다른 데 가서 먹자. 할 때쯤 음식이 나왔는데 이게 또 맛있어. 시장이 반찬이라 맛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맛있더라.
다음엔 식사시간 피해서 와보려 해.
끄라비 해변에서 보는 노을이 그렇게 멋있다던데 끄라비 도착하기도 전에 알았어.
오늘 노을은 못 본다.
하늘이 우중충 먹구름이 잔뜩 꼈더라.
먹구름에 노을만 못 보지 해변도 못 본 쏘냐?!
하고 갔더니 여기 좀 이국적인 서해느낌 물씬 나더라.
그래도 하늘은 시시각각 바뀌니까 기다려 보자며 해변에 오래 있었는데 노을은 다음으로 미뤄야 했지.
대신 이거 봐. 노을보다 나를 더 흥분케 만든 빅빅사이즈 알새우칩!!!
(사지는 못 했읍니다.)
어릴 때 연말쯤 아빠가 과자 꾸러미로 담긴 박스를 사서 왔는데 그거 받은 느낌 들었네.
다음날,
방갈로에서 자서 그런가? 눈이 일찍 떠져서 문 열고 나와 짧은 산책을 했어.
먹구름 잔뜩 꼈던 어제와는 다르게 하늘이 맑은 게 날이 좋아 기분이 좋았지.
그게 얼마 안 가더라?
한 시간 정도 지나니까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우다다다 물 쏟아지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끄라비 날씨 도통 모르겠다.
일찍 일어났지만 비 맞으며 걸을 생각은 전혀 없었기 때문에 내내 침대 위에 누워있었어.
비가 안 멈추면... 뭐 이대로 있다가 어두워지기 전에 나가 밥 먹고 하루를 끝내는 거였지. 다행히 스콜은 멈춰줬고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 4 섬투어 가격도 알아봤어.
3군데 알아봤는데 제일 맘에 드는 곳이 제일 비싸 밥 먹으면서 고민을 좀 했지.
그래도 제일 맘에 드는 곳이어서 밥 먹고 다시 한번 가서 가격흥정을 할 생각으로 갔는데, 우릴 상담했던 직원은 없고 다른 직원이 있어 다시 물어봤는데 갑자기 거의 30% 낮아진 가격을 말하길래 바로 예약.
이유는 모르지만 기회는 왔다.
잡는다.
흥정할 생각으로 갔는데 흥정도 필요 없이 원하는 가격으로 투어 예약해서 기분 좋게 커피 마시고, 저녁은 테이크아웃으로 끄라비 해변을 마주하며 알차게 하루를 마감했다! :)
비록 오늘도 노을은 못 봤지만 머무는 내에 언젠가는 볼 수 있겠지.
내일 4 섬투어를 위해 간식 산다고 편의점에 갔더니 '차카니' 같은 과자가 있길래 얼른 담아왔는데, 아 역시 맛있더라. 아차, 다리는 여전히 연고를 바르고 있는데 색이 점점 옅어지고 간지러움도 거의 없어지고 있어. 연고가 좋은가 봐.
투어픽업이 이른 아침이라 오늘은 일찍 자려고!
내일 4 섬 투어 다녀와서 편지할게 :)
'여행_편지 > 태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Dear.19_아오낭에서 크라비로 이동 (1) | 2024.11.22 |
---|---|
Dear.18_마지막은 아름답게, 아오낭. (0) | 2024.11.21 |
Dear.16_남들 다 간다는 곳이 아닌 방콕02 (9) | 2024.11.18 |
Dear.15_남들 다 간다는 곳이 아닌 방콕01 (10) | 2024.11.17 |
Dear.14_방콕에서 남들 다 간다는 곳 (5) | 2024.1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