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 소리에 깬 아침이야.
어제의 맑음은 마법이었나 봐.
썽태우를 타고 아오낭에서 끄라비로 가는 길이 무척 마음에 들었어.
비가 왔지만 그것마저 잘 어울리는 분위기였지.
숙소에 도착해 짐을 놓고 태국 우리 숙소 최고 맛집인 닭튀김을 잊지 못해서 점심으로 사 먹어본 끄라비의 닭은... 여기까지만 말할게.
여기 끄라비 신호등은 무에타이 원숭이들이 양손에 두개씩 들고 있는데 아니 너무 멋있잖아.
이런 독특함에 내가 태국을 못 끊지.
날이 점점 맑아지더라.
날씨가 별로라서 도시를 둘러보기 귀찮았던 마음도 같이 갰어. 그전에 맛있다는 카페에서 커피셰이크를 마시며 오늘 둘러볼 곳을 정했지. 바로 옆에 있는 농수산물 시장과 좀 더 앞으로 걸어가면 끄라비 기념비라는 검은 게 동상도 있다네?
기념비 같은거에 감흥은 없지만 날 좋은데 가 볼만 하지.
낮에 끄라비에 도착했으면 아침에 비 왔다는 걸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날이 좋아졌어.
가을철 억새같은 날씨가 이젠 익숙해질 만도 한데 어쩜 이렇게 신경이 쓰이는지... 모를 일이야.
게 동상까지 보고 숙소가는 길에 야시장이 크게 열린다고 해서 오늘 저녁은 이곳에서 먹기로 했어.
해가 지고 가면 테이블을 잡을 수 없어 먹기 애매하다는 정보에 일찍 갔는데도 사람이 많아 음식 고르고, 사는데 시간이 좀 걸렸지. 절대 밤늦게 오지 말자라는 다짐을 했어.
왜냐면 정말 이 시간에도 충분히 즐거웠어.
대화를 어느정도 할 수 있는 왁자지껄함과 어깨와 어깨가 닿을 일 없는 인구밀도 내겐 딱이었지.
식사를 끝낼즘부터 사람들이 몰려들어 테이블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었어.
테이블 정리하며 눈이 마주친 사람들에게 자리를 내주며 서로의 저녁시간을 즐겁게 보내라 말해주고 우린 시장을 나왔지.
해가 스멀스멀 지는 저녁, 부른 배를 소화시킬 겸 코라와라람 사찰에 가서 앞으로의 날을 무사해달라 맘 속으로 빌고 조금 일찍 하루를 마무리했어.
확실히 나는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이더라.
머무는 내내 매일이 흐릿했던 아오낭보다 오늘 비록 첫날이지만 날이 좋았던 끄라비에 벌써 마음을 더 두고 있어.
여기가 내 성향에 더 맞는 곳이기도 해서 그렇겠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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