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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_편지/일본

25_주고쿠_히로시마01

by 죠죠디 2025.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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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전까지 소비를 줄이고 있던 어느 밤,
무심코 돌려본 스카이스캐너에서 히로시마 왕복_수하물포함 9만 5천 원이란 화면을 보고 정신 차리니 출발 D-2주였던가?
 


티켓을 끊고도 솔직히 이걸 가야 하나 어째야 하는 중 숙소비마저 2박에 5만 5천 원...
도합 15만 원에 비행기, 숙박을 끝낸 경이로운 상황에 … 그냥 즐겨보기로 했어.
 
 
이미 충분히 가성비 넘치지만 이참에 할인과 페이백을 받을 수 있는 만큼 해보자 싶어 4년 넘게 그냥 끌고 다닌 코군에 저공해차량 3급(인천공항 주차 20% 할인) 스티커 붙이며 여행 스타뜨.
 
 

 

실은 이틀 동안 7시간도 못 자서 잠들기 전까지만 해도 알람 못 들어서 비행기 놓치거나 여권번호 잘못입력해서 공항에서 되돌아가는 시나리오를 떠올렸는데 현실은 알람 첫 음 듣자마자 벌떡 일어나 나갈 채비를 했지.


한산한 도로 위 공항 가는 새벽_
침대 위였다면 새벽감성에 젖어있었겠지만 운전 중이다? 차선 챙겨야 해서 감성 챙길 시간 1도 없다 이거예요. 다만 혼자 운전해서 가는 게 '나 되게 어른 같다?'.



세금이 무서워 교통법규 잘 지키며 운전한 어른이는 뱅기탑승 두 시간 전에 주차를 마쳤다고 합니다.
+) 장기주차_동쪽타워주차장 -> 탑승게이트까지 20분.(짐 안 맡김)

 

일본 가면서 산이 이렇게 많은 장면은 처음이라 신선했다.

 
수면부족이라 바람 빠진 풍선이 되어 탑승구 바로 앞 의자에 앉아있던 덕에 선발대로 기내들어가 앉자마자 그대로 잠들어 깨보니 착륙 5분 전이었다는 만족스러운 탑승후기를 전해. 


히로시마까진 2시간 정도라 보통 때라면 쫌 긴데? 싶었겠지만 오늘은 너무 감사하고, 아름답고 좀 더 길어도 될 것 같았지. 여하튼 개운하게 자고 입국심사받으러 갔는데 안내도우미분 한 다섯 명까지는 차분하게 안내해 주시더니 점점 사람 몰리자 몹시 당황하시며 '투 매니!' 하셨지.

이때 착륙한 외항사는 제주항공뿐이었는데 얼마나 한가로운 공항이면 이렇게 놀라실까? 싶었지.
근데 심사 끝나고 나와 내가 더 놀램.

 


히로시마공항 몹시 쁘띠.
입국심사 -> 리무진까지 5분 (공항 나가기 직전 직원이 여행일 수, 목적, 목적지 물어본 유일한 도시)
 

좌) 공항 -> 히로시마역 / 우) 히로시마역 -> 공항 리무진 시간표(50분 소요)

 
공항 나와서 리무진 버스 타는 곳은 오른쪽으로 쭉 걸으면 됐는데 헷갈릴 것도 없이 이미 사람들이 줄 서 있었기에 버스터미널역으로 갈지, 역으로 갈지만 잘 보고 줄 서면 됐는데 그나저나... 도착시간 9:35인데 나 어떻게 9:05분 리무진 탔을까?
 
비행기 2시간 운행시간 중 45분 빠르게 도착한다고? 


상공에도 하이웨이 뭐 그런 거 있는 건가? 
덕분에 2박 3일 짧은 시간에 1시간이나 벌었습니다.

 
 

 
 

기상 후 호텔까지 막힘없이 쭉쭉 움직이다 짐 맡기고 나오자마자 걸음이 멈춘 이유는 여기까지가 오늘의 필수사항이었고, 이 다음은 선택사항이니까요.

 

그래도 아예 손 놓고 있던 건 아니고 심혈을 기울여 구글지도에 찍어둔 별을 참고해 짜는 실시간 계획에 효율적인 동선은 되면 땡큐고 아님 어쩔 수 없는 일.
우선, 첫 목적지로 호텔 옆옆 블록에 있는 유명한 모미지만주 본점으로 갑니다. 

 

 

사진 찍어도 된다는 허락 구하고 내부를 찍음
물건살때 더 이상 캐릭터에 휘둘리지 않는 나이가 되었지요.

 

만주만 생각하고 갔다가 떡을 싸고 있는 망개잎이 이뻐서, '어른의 만주'맛이 찐한 말차라 하나씩 고르며 본격적으로 히로시마에서 지갑 열어볼게. 


자, 다음 맥스밸류.

내일 여기 다 털 거니까 미리 가격조사해야즤.

 

각종 과자
보리차, 녹차, 말차
홍차, 아이스티, 그린티
빙수용 시럽? 그리고 하겐다즈

 

분명 당장 바구니에 담을 거 같아 맨 손으로 들어간 나 자신 기특했다.

다가올 여름을 떠올렸더니 과자보단 차 구간에서 시험공부하듯 가격 체크하고 물과 20% 할인 스티커가 붙은 쟈-지 푸딩만 사서 나왔어.


쟈-지푸딩은 엄청 좋아하진 않았는데 이게 이상하게 한국에서 4천 원에 파는 거 본 후로 무조건 먹는다! 가 됐네? 그리고 마트 앞에서 까 먹었는데 너무 맛있네 진짜... 이따 또 보자.

 

쟈-지푸딩

 

푸딩으로 채운 당으로 오늘의 일정을 짜봤어.
츠타야서점, 북오프, 카페, 점심 먹고, 원폭돔, 공원 찍고 돌아오기.


그럴려면 역 건너편으로 건너가야 해서 히로시마 역으로 들어갔다 빠져나오는 데 걸린 시간 =  오만 년.

 

당당하게 역 안으로 들어가기
1층 짐맡기는 곳
2층 신칸센, jr타는 곳

 

역과 연결된 건물에 있는 #츠타야서점(네이버페이 gln으로 1만 원 이상 사용 시 2천 원 바로 환급)을 들렀다 건너가려고 했어.
직진, 좌회전으로 세상 간단한 경로를 따라가는데 직진 중 시야에 걸린 #obscura 들러 원두 좀 보고, 백화점으로 들가자마자 있는 사봉에서 핸드크림 바르고 향수시향도 하고 나와서 다시 걷는데 H&F BLEX에서 상품별 시음하고 나서야 츠타야서점에 도착할 수 있었어. 

 

 

#H@FBELX 루이보스차 전문점
#츠타야서점

 

방앗간마다 들르는 참새처럼 가다 서다 멈추며 왔더니 스누피 책은 또 어떻게 찾아야 하나 약간 피곤했는데 눈에 잘 띄는 곳에 놔줘서 고마워요 츠타야서점. (그리고 안 샀다.)

 

가는 서점마다 메인에 자리잡고 있는 스누피
우리 예예들이 좋아하는 포켓몬

 

이번 여행컨셉은 나만 아는 여행으로 오직 나! 나를 위한! 소비!로 채우기로 했는데 츠타야서점 들어가자마자 보인 포켓몬과 마리오에 자동반사처럼 떠오른 조카 둘 얼굴에 웃음이 터졌어.

나만을 위한 삶은 불가함을, 이런 순간 떠올릴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감정이 뒤섞여 잠깐 멈춰졌지.


잠재적인 사실을 눈과 피부로 확인하는 순간들의 오묘한 기분은 자세히 말하지 않아도 횽은 알 거라고 생각해.

 

좀 들고다녀 그런가 풀잎 내음이 찐하게 나서 약간 호불호 갈릴듯
#오토나노모미지 찐한 말차맛만주 콩알만해서 두 입에 가능

 

발견하자마자 본능처럼 집은 스누피책은 1층을 한 바퀴 돌며 집에 있는 스누피 시리즈와 달라 내려놓고, 플랜 b로 노라네코 피규어를 찾아 츠타야서점 전 층을 두 바퀴씩 돌며 온갖 물건들에 기웃거렸어. 

그럼에도 도무지 딱 들어오는 게 없어 츠타야 서점은 그냥 모미지 만주, 망개떡 먹으러 찾아온 사람이 되었다고 해. 

 

그나저나 오늘처럼 밑도 끝도 없이 '할인' 하나에 꽂혀 살 게 없는데 어떻게든 살 거를 찾고 또 찾는데 온 힘을 쓰고 결국 빈 손엔딩으로 그 시간을 통째로 날리는 멍청 시간을 (꼭 꼭) 보내는 나 어떤데. 횽아.

 


같이 여행할 때 나 이러고 있으면 그냥 어깨 한 번 툭툭치고 한 마디만 해 줘.

'안 사는 게 이득이야' 

 

오전용 지도

 

 

 

 


 

 

오전 중에 들어간 츠타야서점을 나오니 이미 오후를 지나고 있었어.
어렵게 역을 빠져나왔으니 열심히 걸어봅니다.

 

 

느긋한 발걸음으로 맘대로 걸어 다니며 느낀 히로시마의 인상은 평범함이었지.

서양여행객이 많아서인지 점원들이 영어사용하는 게 자연스러운 게 오! 싶은, 구마모토처럼 도심을 가로지르는 오래된 전차와 세월감이 느껴지는 아케이드 상점가지만 없는 거 없이 여행객들 자주 찾는 브랜드들도 쉽게 이용가능한 뭐랄까... 약간 한산한 영등포역 주변에서 여의도까지의 느낌이랄까?


히로시마역을 제외하고 도시정비공사가 조용한 도시로...

 


뭐야 나 히로시마 좋아하네.

 

드럭스토어는 못 참지. 들어가줘야지.
아빠치약, 엄마마스크팩
다 내꺼
#파르코백화점 #스누피타운

 

언제나 늘 그렇듯 처음 온 도시는 두 발과 먼저 친해지기 위해 교통수단은 이용하지 않는데 그 덕에 #옵스큐라커피 까지 가는 길엔 많은 유혹(드럭스토어, 다이소, 스누피타운, 북오프)을 마주했어.

 

난! 유혹에 당당하게 맞서 넘어갔고! 그 결과 카페에 도착해 열어 본 배낭 안은 카오스였다.
뭐 크게 산 거 없이 쫌쫌따리로 샀을 뿐인데...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니 예상했던 시간보다 늦게 카페에 도착했어.
커피 원샷 때릴 수 있는 메롱한 상태였지만 그럼 한 잔을 또 시켜야 했기에(이용객이 편히 앉을 수 있는 좌석 아님) 정신 차리고 비 오는 창 밖 풍경 한 번, 커피 한 모금, 일기장에 한 줄, 커피 한 모금 마시며 속도를 조절했지.

 

커피맛은... 제대로 잠자고 나서 다시 먹고 얘기할게.

 

 

앉은자리에서 본 맞은편 건물 3층쯤 사는 생각을 잠깐 했어.

저기 살면 창문 열면 훤히 다 보이는 실내에 환기는 어떻게 시키려나, 빨래는 어떻게 널려나? 하는 실거주 주민에 빙의해 여행자 입장에서 잠시 벗어났어. 마냥 자유로운 것 같은 여행자도 나 자신의 기대(쇼핑, 관광 등...)에 맞춰야 하는 부담이 있는데 그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순간이라 어딜 가든 매번 이런 공상에 빠지게 돼.


누가 알겠어.
어느 미래에 진짜 이곳에서 살고 있을지도 모르지.

 

짯는데 식빵은 맛있음

 

늦은 점심으론 카페에서 가까운 코메다(GLN할인) 가서 샐러드와 샌드위치를 먹고 힘내서 다시 걷는데 흐릿했던 빗줄기가 점점 확신에 차 내리길래 작고 작은 개구리 우산 속 나는 어깨를 한껏 접어야 했지.

 

그래도 조선인위령비, 원폭돔은 봤으면 했으니 걸어보자고.

 

 

비 와서 나는 불편했지만, 건강한 나무들의 초록초록한 색이 한껏 짙어져 생생한 나뭇잎을 뽐내는 통에 시야가 상쾌했어.
그래서 바지고 신발이고 젖었지만 쉽사리 불평할 순 없더라.


위령비는 공원 내에서도 거의 하늘을 덮을 정도로 울창한 나무들이 있는 쪽에 있어 분위기가 한층 어두웠어.
이미 보다 먼저 찾아왔던 많은 사람들이 놓고 간 물병과 소주병에 나도 뭐라도 들고 올걸 그랬다 하며 짧게나마 묵념한 후 공원을 빠져나왔어. 그리고 뭐 하나 가리는 것 없이 훤히 보이는 곳에 있는 원폭돔을 보고 있자니... 뭐, 어쨌든 마음이 좋진 않더라.


이로써 오늘 하고자 하는 일은 다 했다.

 

 

이제 숙소로 돌아가야지.

 

하고 아케이드 상점가로 갔다가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듯 유니클로로 들어가 면세 + GLN할인으로 2만 원 정도 돌려받았더니 피곤이 약간 사라지는 느낌이 받았네?

 

 

하루 종일 내릴 것 같은 비도 멈추고 일요일 한산한 오후의 길을 걸으며 엄마랑 통화하자니 일본이 아니라 어디 저기 충남지역으로 여행온 기분이었네.

 

초코아이스크림 하나 입에 물고 화초 대신 1.5L 물병을 레옹처럼 들고 숙소로 들어왔어.
뻐근한 발바닥과 종아리에 확인해 본 오늘 이동 거리는 16.57km. 

 

내일은 적당히 걸어야겠다.

 

 


 

  히로시마 숙소 - #TrustHotel  

 

장점
1. 역에서 가까움
2. 주변 인프라 좋음 (편의점, 마트, 식당)
3. 조식 훌륭
4. 하루에 한 번씩 수건, 잠옷 교체
5. 친절한 서비스제공

단점
1. 상당히 좁다 (기내용 캐리어도 간신히 필 수 있음)
2. 환풍기 돌아가는 소리가 큼 -> 귀마개 끼면 괜찮
3. 문에 잠금장치 없음
4. 위층 침대 오르내리는 거 힘듦 + 상당히 높음

양측 문이 방, 정면이 샤워실 / 샤워실은 총 4개_ 변기도 샤워실 안에 있음
사다리 계단 대신 의자 놓고 밟고 다녀야 그나마 좀 안전? 하다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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