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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보다

영화01_타인의 삶

by 죠죠디 2022.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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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엠비씨였나? 영화를 소개해주는 프로에서 한 번, 올해 '방구석 1열'에서 한번 더.

안 그래도 보고싶어 왓챠에 보관중이었는데 마침 오랜만에 만난 금귤이도 보고 싶다고 해 그날 저녁 같이 봤다. 그날은 서귀포에서 16km를 걸었던 날로 피곤함에 보다 잠들까 걱정했는데, 어림없지. '비즐러'가 '드라이만'을 도청하고 감시하듯 '내'가 '비즐러'에게 한시도 눈을 못 떼게 했다.  

 

비밀경찰인 비즐러는 히치콕의 '이창'같이 순간 일어난 호기심으로 타인을 훔쳐보는게 아닌 사명감을 갖고 동독의 국민 개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불온한 사상자들을 잡아내는 일을 한다. 그는 자신의 일이 국가를 위한 일이라 생각하며 굳은 신념을 갖고 있다. 어느 날, 친구이자 상사인 친구를 따라간 극장에서 극작가인 드라이만을 보게 된다. 그는 마치 사냥하는 늑대의 시선으로 크라이만을 살펴보며 그를 의심한다.  

 

그리고 윗선에서 허가가 떨어진 그날부터 그는 매일 드라이만과 크리스티이가 사는 집 다락 위에서 둘의 삶 가까이에 서게 된다. 숨소리 하나도 놓치지 않으며 말이다. 

 

비밀경찰이 된 후 자신의 행위에 그전까지 어떤 동요도 보이지 않던 비즐러는 시간이 지나며 위험분자라 생각한 예술가인 '크라이만'의 사상은 전혀 문제가 없으며 그의 감시 목적이 국가가 아닌 '문화부 장관' 개인을 위함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신이 하는 일의 정당성에 의심이 든 비즐러는 그 후 드라이먼의 직업인 '극작가'가 되어 드라이먼과 크리스티의 삶을 살펴본다.

그리고 사회주의 국가였던 동독에서 국가가 아닌국민 개인을 위해 일한 공무원이 된 비즐러의 행동은 당연히 들켰고, 그 후 그의 미래처럼 어두컴컴한 지하실에서 우편물을 다루는 곳으로 강제 이직하게 되었다. 무너질것 같지 않던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는 소식을 동료에게 전해 듣자마자 그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어디론가 가버린다. 

 

장벽이 무너진 후로도 여전히 극작가로 일하는 드라이만은 극장에서 옛동독의 문화부 장관을 만난다. 그는 의아해하며 왜 자신은 감시하지 않았냐며 묻고 장관은 그 누구보다 공을 들여 감시했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고 대답한다. 그제야 자신을 살펴준 이가 있었다는 걸 알게 된 드라이만은 기록 보관서에서 자신의 보고서를 찾아보게 되고 빨간색 잉크의 비밀요원 'HGW/XX7'(비즐러의 암호명) 지문을보고 그가 자신을 살펴줬다는걸 알게 된다.  

 

드라이만은 비즐러를 찾아 먼 발치에서 우편배달부로 일하는 그를 바라만 보다 지나친다. 그리고 몇 년 후, '선한 사람을 위한 소나타'라는 책을 발매한다. 여전히 배달부로 일하는 비즐러는 우편물을 끌고 가다 서점에 진열된 드라이만의 새 책을 발견하고 서점에 들어가 책을 들어 첫 장을 넘긴다.

 

'이 책을 'HGW/XX7'에게 바칩니다.'

 

하고 적힌 글귀를 읽고 그는 미소를 보인다. 그는 책을 들고 계산대로 가 포장하냐는 점원의 물음에 '아니오. 나를 위한 책입니다.' 하고 대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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