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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바캉스9

완벽한 바캉스를 보내고왔지16 완연한 겨울을 만났지. 내가 원하는 것으로 가득 채운 날이었어. 내내 가고 싶었던 종묘_ 이 추운 날 우리 말고 누가 갈까? 했는데 오산이었다. 둘 다 코가 빨갛게 된 루돌프가 되어 들어간 종묘_ 나 너무 기대하고 여기가 내가 보고 싶은 정전 같은데? 하고 보니, 정전 공사 중인 거 왜 말 안 해줬어요.(24년까지 공사 예정) 나 이거 보려고 온 건데 티켓부스 선생님 너무하시네. 종묘_ 생각보다 크더라. 흰 눈에, 깨끗하게 찬 공기를 얼굴로 직접 마주한 기분 째지는 오후, 산책로 따라 한 바퀴 휘돌고 (추워서) 아무도 손 안 댄 눈으로 우린 각자 오리 만들었지. 횽 오리 귀엽드라. 말랑말랑 멜팅덕.ㅋㅋ 내 오리는 머리가 무거워서 날지 못할 거야. 봄이 오기 전까지 수돗가에 있다 물이 나오는 어느 날 물로.. 2022. 12. 22.
완벽한 바캉스를 보내고왔지15 한 달 전부터 들은 캐럴 때문이었을까. 트리가 보고 싶었어. 피드를 타고 보다가 넓은 정원에 큰 트리가 놓인 사진에 가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장소 미정이었던 이번주 바로 가게 되어서 좀 신났었어.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는 시간 맞춰 가려고 주차장에 내려 왔는데 핸드폰 놓고 왔쟈나… 늦겠다고 연락해야 하는데 핸드폰 집에 있쟈나… 늦어서 미안행. 부릉부릉 차를 타고 가는 길. 이제는 낙엽이 진, 가지뿐인 나무들을 지나가자니 올 한 해를 다 보낸것 같더라. 사계절 꼼꼼히 횽이와 함께 도로들을 탄 건 영광이야. 인터체인지를 빠져나와 좁은 길을 따라가는데 꼭 상주에 내린 것 같았지. 우리 다시 경주여행 하는건가? 그랬어도 좋았겠다. (트리를 이토록 큰 트리를 보았다.) 불을 밝힌 트리를 보기 위해 식물 가득한 카페에서.. 2022. 12. 21.
완벽한 바캉스를 보내고왔지14 오랜만에 공항철도를 탔어. 어디 멀리 가게 될 것만 같았지. 흐린 날씨는 이제 대수롭지도 않아. 쨍 하지 않아 눈이 편안하니 이 날씨가 나쁘지만도 않지. 이런 곳을 어떻게 찾는 걸까? 했는데 지난밤 새벽 3시가 넘도록 잠에 들지도 못하고 지도를 보고 찾았다는 사실에 나도 모르게 헉_했어. 고맙고 미안하고 미안하고 고마워. 바다, 허름한 건물들 옆 신경 쓰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산책로를 올라가니 내가 있는 곳이 제주인가. 자꾸 곧 밀항선이 올 거라고 부모님께 편지 쓰고 왔냐고 했는데 어케 알았지? 진짜 나 편지 쓰고 나왔는디...? 근데 사실 밀항선 손톱만큼 발톱만큼 심장 발랑 발랑하긴 했다. 왜, 정자에서 아주 작은 배 하나가 지나가는 걸 봤잖아. 곧바로 이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 작디작은 저 배 위에 선.. 2022. 12. 7.
완벽한 바캉스를 보내고왔지11 바다_ 그 조명에 담긴 아름다운 얘기가 있어. 하고 부를 노래는 없지만, 바다…! 하며 아스라한 기억을 감탄하며 눈앞에 그릴 생생한 감정을 갖게 되었지. 겨울바다를 가지 않았던 것도 아닌데 뭐랄까, 여름이 지고는 괜히 멀어진 거리감에 이제 한동안 못 보겠지? 하고 마침표가 자리 잡았어. 그 마침표 후 시간이 얼마나 진할지 모르고. / 도착하니 간조였잖아. 저번주엔 밀려드는 물에 자리를 세 번이나 옮겼는데 이번 주는 물에 닿으려면 수평선을 향해 오래도록 뛰어가야만 했지. 앉아 바다를 감상할 수 없어 좀 이르지만 옆 해수욕장으로 가는 길. 바다와 좀 더 가까운 길은 ‘산’책로였지. 평지로 가면 금방이었기에 대수롭지 않게 시작한 길은 처음부터 계단. 오르막 내리막이 지루하지 않게 이어지더라. 숨은 거칠었지만 .. 2022. 11. 10.
완벽한 바캉스를 보내고왔지10 지난주, 목적지를 정하지 못해 각자 생각하던 와중 같은 곳을 떠올리고도 말을 하지 않은 둘. 왜 이래 정말 우리. 우린 초코파이가 아니잖아! 그래서 다녀온 그곳. '바다' 그리웠지. 여름 내내 보냈던 바다가 넓고 청량한 가을 하늘이랑 얼마나 또 잘 어울리게? 또 거기서 마시는 와인은 어떻고? 샐러드 김밥. 이거 잊으면 안 되지 안돼! 다 하고 왔다. 바닷바람은 도시 바람과는 다를 테니 꽁꽁 싸매고 오라고 했는데 와인 사러 나간 아침 날씨가 온화해서 괜찮겠구나 하고 적당히 챙겨 입고, 그래도 잠깐 정도는 바다 앞에 앉아 있을 수 있겠지 하고 챙긴 돗자리가 아주 요기 났다. 졸음이 덜 깨 내린 버스에서 마스크를 벗고 맡은 공기 내음이 반가웠어. 와인과 함께 먹을 간식을 사러 갔다 본 '와클'이 반가웠지. 구.. 2022. 11. 1.
완벽한 바캉스를 보내고왔지9 느긋하게 준비한 건 아니었는데, 좀 느리게 움직였나봐. 만나기로 한 시간에서 한 시간을 더해서야 만나기로 한 장소는 몇 년 전 겨울 내내 매일 오갔던 경험이 가득한 곳이었지. '구파발' 나는 여기만 생각하면 그렇게 손, 발, 코... 모든 감각들이 시려와. 횽이 생각해둔 곳은 시간이 늦어 못 가고 대신 산책로가 있다는 카페로 버스를 타고 가는데 나 또 어디 여행 가는 것 같고 그래서 좀 두근했쟈나. 처음 가는 낯선 길을 불안함 없이 갈 수 있는 일은 내가 용감한 것보다 함께 하는 사람의 힘이 더 크다는 걸 매번 횽을 만나는 날 경험해 나. 도로 중간 덜렁 세워준 정류장이었지. 바스락 낙엽들이 떨어진 길을 얼마 걷지 않았는데 공기부터 다르더라. 서울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청량한 공기와 트인 시야를 갖게 될 .. 2022. 10. 31.
완벽한 바캉스를 보내고왔지8-1 새벽 내내 바람이 와장창하고 불었어. 태풍이 온건가 싶었는데 일어나 창문을 여니 지난밤 흐린 하늘 속 구름을 데려가느라 그리 세게 불었나 봐. 새파란 하늘이 맑디 맑았지. 부는 바람의 세기를 아침에 기억한다는 건 깊이 잠을 못 들었다는 이야기지_나도 횽아도. 당연히 피곤했을 테지만 피곤해하지 않았던 건 '경주', 오늘 경주에 가기 때문이었어. 원래 이번 여행의 목적지가 경주였잖아. 둘 다 아주 오랜만이자 갈망한 곳이었는데 생각해보면 또 딱히 좋아하는 곳, 하고 싶은 게 있는 게 아니었지. 순수하게 경주에 오고 싶었네 우리? 이미 알고 있겠지만 횽아, 경주 가는 중에 지났던 '광명동' 풍경이 진짜 여전히 너무 생생하다 나. 평화롭기 그지없는 풍경에 카페인 한 톨도 안 마셨는데 두근거리며 반응하는 심장에 아.. 2022. 10. 29.
완벽한 바캉스를 보내고왔지8 P곤할 일 없는 'P' 둘의 여행기. 우리 목적지는 있었다. 잠깐, 중간에 좀 흐릿-해졌나? 그럼 뭐 '경상북도'라고 하자. 여행을 약속한 건 꽤 오래전이었지. '갈래?' 하는 물음에 '그래!'하고 답하는 동시에 여행은 계획된 거였다. 물론, 그 외의 다른 계획에 대해선 출반 전 날까지 따로 나눈 말은 없었다만 둘 중 누구도 '못 가겠는데?'한 이는 없으니 어쨌든 가는 여행이었다지. 그러나 마냥 맘 편할 수 없었던 이유가 있었는데 여행이던 그 주가 황금연휴. 거기다 주말 출발이었다는 것. 숙소도 예약 안 했지만 차선책으로 한증막, 찜질방을 알아놨으니 뭐 그래도 어딘가에 등은 붙이고 잠은 자겠지란 두루뭉술한 답을 도출하고 나니 새벽이었어. 제발 숙면하길 바라며 잠에 들었는데 나 좀 불안했는지 늦잠 자서 헐.. 2022. 10. 28.
완벽한 바캉스를 보내고왔지7 생전 처음 타는 버스와 처음 가 본 동네. 에 의심하지 않고 덤덤히 가게 되는 힘은 그곳을 제안한 사람이 횽이라서라는 걸 여기에 적어. 분명 가을을 즐기러 나왔는데 실내로 무자비하게 들이닥친 햇빛 덕에 버스 안은 아직도 여름이더라. 그게 올해 여름, 바다로 데려다주던 버스와 같은 실내와 얼추 뭐 비슷한 이동시간에 바다에 가는 걸까? 싶었어. 그도 그럴게 이 날, 잠을 제대로 못 자서 좀 몽롱했거든. 해가 꼼꼼히도 닿는 쪽에 앉은 나는 금방 잠에 들었는데 자꾸만 내 피부를 타고 올라오는 햇빛 때문에 몸을 조금씩 돌리다 결국 반대쪽으로 아예 몸을 틀어 앉아 갔잖아. 맞은편에 앉은 승객도 숙면중이였는데 안 그러셨으면 좀 불편하셨을지도…? 혹시 못 일어날까 봐 맞춰둔 알람에 주섬주섬 정신을 챙겨 내릴 준비를 했.. 2022.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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