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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유쾌하다.
(그렇다고 또 뭐 마냥 유쾌하지만은 않다)
한 챕터가 끝날 때마다 아빠와 주고받은 짧은 메일에 작가의 이 유쾌한 센스는 누구로부터 물려받게 되었는지 확실히 알 수 있고, 그녀가 자신의 조카인 '건포도'에게 갖고 있는 애정 어린 글들을 읽자면 나 또한 내 조카 '둘'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조카인 '건포도'만은 자신이 겪은 일들을 겪지 않아도 되어서, 않았으면 하는 할 말 많은 일들은 대부분 (인도계 캐나다인이라) 피부색과 성별이 달라 겪은 일들이다. 우리 집은 이민가족이 아니니 피부색으로부터 오는 차별에서는 멀찍이 떨어져 있겠다만 성별로부턴 쉽사리 벗어날 수 없을 테니 나 또한 내 조카들이 겪게 될 부조리한 일들로부터 현 시점의 사회나 세상보다 더 나은 시대에 살았으면 한다.
그러면서 웃기게도 그 '둘'이 갖고 태어난 성별에 '그래도 너희들은...' 하며 내심 마음 한 구석에 뭔지 모를 안도감? 부러움? 그런 것을 느끼게 되는 게 뭐랄까...
그.... 뭐..... 어.?
여튼,
소소하게는 집안에서 부모님으로부터 (엄마 아들은 되더니 왜 나는 안돼?) 나아가서는 문화와 사회에서 외부적인 면으로만 정의 한 나란 사람에게 강제로 쥐어준 해야 할, 해야만 하는 부조리한 것들에 대해 요목조목 따져가며 발목 잡히지 않고 내 식대로 나아갈 거라 말한다.
그리고 그게 어쩐 일인지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에게 와닿아 나도 내식대로 더 잘살아봐야지 다짐하게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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