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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_편지/미얀마

Dear.29_시포라잎

by 죠죠디 2024.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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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호텔은 밤이 되니 고요함 한가운데에 홀로 있는 성과 같았어.

조용함에 정말 잘 자고 일어났다.

 

 

일어나자마자 조식 먹으러 가기 전,
옥상에 올라 시포 풍경을 내려봤어. 멋진 시골에 온 기분에 어린 시절 여름방학을 떠올렸어.

 

 

 

사치스럽게 여유를 부리며 식사를 하고, 호텔 툭툭서비스를 이용해 'Little Bagan'을 찾았어.

작은 탑들 모여있는 곳이었는데 바간에 있다온 사람으로... 너무 직접적으로 지은 지명에 말을 아낄게. 쏘 리틀이었네....
5초도 걸리지 않은 관광시간에 굳이 이곳을 골라 온 나의 선택을 어떻게든 채워보려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아주 사소한 관광포인트들은 다 들렸나 봐. 

 

그래서 들른 목재사원
유명한 나무...

 

밥 한톨 남기지 않으려 싹싹 긁어먹은 밥그릇처럼 싹- 훑어보고 잠시 쉬러 들어오 '미스터팝콘'.

 

가든이긴 한텐 차도 팔고, 내가 갔던 5월이면 리치수확시기라 리치가 가득 열린 나무 아래에서 쉴 수도 있어.
음료와 간식을 시키면 사장님이 들고 오시면서 열린 리치 맘껏 먹고 가라며 한 다발 우선 꺾어 주시는 이런 신선한 경험은 서비스.

 

 

리치나무 아래서 맘껏 쉬다 나왔어.

리치 한 봉다리 사서 나올까 싶었지만, 숙소에는 몇 시간 뒤에나 들어갈 예정이라 눈으로만 사 나왔지.

 

 

 

시내까지 나가는 길에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한국에서도 내가 태어나기 전의 풍경이었는데 어쩐지 그리운 느낌이 덮쳐 마음이 몽글몽글해져 길을 걸었어. 

 

자동차가 아니라 자전거, 오토바이, 농업용 차가 도로를 한적하게 띄엄띄엄 다니는 모습에 안 그래도 여유로운 당시, 여유를 몇 배나 더 얻었나 봐. 나 너무 평화로웠잖아.

 

 

점심을 핑계로 가장 뜨거운 시간을 살짝 피해 있다 온 샨팰리스.

​시포에는 샨 왕국의 마지막 왕이 살았던 궁전이 있어. 시간 맞춰 가면 샨 왕국의 마지막 왕의 조카의 아내분의 샨 왕국의 마지막 왕과 왕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지.

 

 

 

신국가(미얀마)의 군부에 의해 강제해체된 샨 왕국의 왕과 왕비는 체포당했지만 외국인인 왕비는 가까스로 빠져나올 수 있었지. 하지만 그 후 남편인 왕과는 연락(편지)도, 만남도 불가했고 당시 미얀마 군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왕의 상태는 '행방불명'이라고 했어. 

 

하지만 말야.
그때 나와 함께였던 사람들 그 누구도 그 발표를 믿지 않았지.

 

샨팰리스를 나오기 전, 햇빛이 부드럽게 들어오는 곳에 걸린 미얀마 국기를 보고 이곳의 평화와 안녕을 기도했어. 미얀마에 소수 민족들에 이런 탄압이 다시 일어나지 않길 말야.( 했지만, 일어나 버린 미얀마의 이후 사태에 경악을 금치 못 했읍니다.)

 

 

이토록 평화로운 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건지... 당시가 아닌 현재의 이 평화로운 시간을 여행하는 거에 안도를 하며 숙소로 돌아갔다.

 

 

 


시포를 떠나 인레로 가는 날.

어제보다 맛있는 조식을 먹고 오후에 출발하는 인레행 버스터미널에 가기 전까지 호텔에서 시간을 보냈어.
마지막 날이기도 했고, 시내에 가서 더 하고 싶은 게 없었거든. 

 

어제 열심히 돌아다녔다.

 

 

호텔에서 끊은 티켓이었는데 버스 안 외국인이라곤 나와 친구뿐인 너무나 현지인 전용의 버스였어. 타자 마자 느껴지는 한기에 자리에 앉자마자 가방에서 경량패딩을 꺼내 입고 자다 깨고, 휴게소를 들리길 반복하며 나는 인레로 가.

시포에서 인레까지는 꽤 멀어 아마 12시간은 걸릴거야.

 

 

미얀마 여행도 이제 거의 끝나간다.
인레에서 다시 편지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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