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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25_나의 마지막은 여름_안베르 나는 호상을 꿈꾼다. 적당한 때에 별 일없이, 별 탈없이 마지막 숨을 뱉는 게(들이마시려나?) 생의 마지막 순간이길 바란다. 자다 죽는게 호상이라고 알고 있었다만 실은 대다수 심혈관 질환으로 인해 고통스러웠을 수 있다_라는 글을 어디선가 읽은 후에는 그냥 탈 없이 마지막 숨을 쉬든 내뱉든 하는 마지막 날을 꿈 꾸게 되었다. 나는 죽음 자체는 두렵지 않으나 죽음의 행태가 두려웠다. 타인으로 인한 사고로 죽거나, 외부의 사건으로 죽거나, 불치병으로 인한 죽음 말이다. 불치의 병이라면 고통스럽게 죽게 되는 암이 제일 먼저 떠올랐고 이제서야 CRPS, 정신병 그 다음 루게릭을 생각하게 되었다.(어째 점점 무서워하게 되는 행태가 많아진다.) 작가는 50후반에 루게릭 병을 진단받았다. 그녀는 진단 후 남편에게 죽음.. 2022. 9. 28.
책24_백광_렌조 미키히코 인스타 책 광고에서 끌리는 책이다 싶으면 열에 일곱은 일본 추리 소설이다. 어찌나 감질나게 여기까지! 하고 끊어내는지 '요리코를 위하여'도 그 바람에 냅다 도서관 달려가 빌려 읽었었지... 요리코를 위하여는 읽으면서 혹시? 설마? 하다가 중간 넘어가서 뭔가 아- 느낌이 범인은 아빤데? 싶었는데 진짜 아빠더만? 그래서 백광 읽으면서도 내 좋은 촉을 세워 범인을 때려 맞춰보려 했는데 와...? 할아버지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등장인물들 다 돌아가면서 서술하는데 정신이 쏙 나갔다. 서술자 바뀔때마다 추리 한(?) 범인도 바뀌었는데 와... 하는 반전에 반전들이 쏟아진다. 작가님.... 캄캄한 밤 내 방에서 읽기 시작한 책은 작가님 필력에 소름 끼쳐 한 번에 다 못 읽고 결말 다 와서 환한 대낮 버스 안에서 읽었다.. 2022. 9. 22.
영화07_포르토 그 / 그녀 / 둘의 이야기. 포르토는 여전히 늘 아름다운데, 사람 사이, 둘 감정의 아름다움은 똑같이 지속되지 않는다. 여튼, 장면들의 캡쳐를 멈출 수 없었다. p.s_루시루카스... 당신은 어디에 있다가 나타났다가 다시 사라진거죠. 돌아와요..... 2022. 9. 16.
책23_노베첸토_알렉산드로 바리코 가벼운 책, 묵직한 감동.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지만 잊혀지지 않은 사람의 이야기. 2022. 8. 23.
영화06_피아니스트의 전설 사이클 타다 우연히 보게 됐다. 40분만 타려던 사이클을 운동 종료와 동시에 꺼지는 모니터 때문에 1시간 20분을 탔고, 스트레칭 그런 없이 바로 러닝머신으로 뛰어가(사이클만 2시간 할 수 없으니까) 속도를 올리기 전에 모니터 채널을 맞췄다. 그리고 그날 운동은 영화의 끝을 보고 나서야 끝이 났다. 제목만 보고 영화 '피아니스트'랑 헷갈려서 긴가민가하며 보기 시작했는데(당연하게도 두 영화는 완전 다른 내용), 이 영화는 버지니아호에서 나고 자란 천재 피아니스트 나인틴 헌드레드의 삶과 트럼펫 연주자로 승선한 맥스와의 우정 이야기... 라고 짧게 설명하면 안 될 것 같은데… 우선 그렇다고 치자. 내용도 내용이지만 장면 장면들이 참 예뻤다. 특히, 강한 풍랑에 심하게 흔들리는 배에서 처음 만난 둘이 연회장에서.. 2022. 8. 23.
책22_밝은 밤_최은영 헥사와 캔디크러쉬를 하는 멋진 할머니. 영옥이 할머니처럼 되어야지. 라고 심심찮게 적었다만 고된 그들의 삶이 안쓰러워 마음을 죄었다가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낸 삶에 서로를 만나 다행이다 싶어 마음을 쓸어내렸다. 읽는 내내, 읽고 나서도 외할머니가 많이 생각났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할머니의 유년시절과 20대 30대 그리고 할머니에게 가장 친한 친구는 누구였는지 등등 할머니에 관해 알고싶은 것 투성인데, 그저 내가 아는 거라곤 할머니가 보성에서 나고 자라 보성댁이라고 불렸다는 것과 할머니에게 오빠가 있었다는 것 뿐이다. 심지어 그마저도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엄마를 통해 알게되었다. 우리 보성댁이 지금 나와 함께라면 얼마나 좋을까. 얼마나. p.s_정세랑작가의 시선으로부터,를 다시 읽고싶어졌다. 시선의 .. 2022. 8. 22.
책21_긴즈버그의 차별정의 /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_코리 브렛슈나이더 해설 2021년 최고 추천도서 및 독서 top5에 올릴 책. 사실 저는 죽기 전에 고등법원 판사석에서 여성을 셋, 넷, 혹은 그 이상 보고싶습니다. 같은 모습을 한 여성이 아니라, 피부색이 다른 여성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앞으로 갈 길이 멉니다. 하지만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이 국무부 장관에게 '여성을 공직에 임명하는 것은 대중이 받아들이기엔 시기상조입니다. 나도 마찬가지고'라고 말한 시절로부터 매우 오랜 시간이 지났습니다. _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1993년 7월 20일 상원 인준 청문회 미국도 더디기만 하다. 우리는 그보다 얼마나 느리게 가려나. 최소한 멈추지는 말자. 2022. 7. 22.
책20_나폴리 4부작 / 제4권_잃어버린 아이 이야기 니노 이 개 버러지 같은 새끼. 로 운을 띄우고 시작해야 내 속이 편안해지겠다. 이 방대한 삶을 읽을 수 있게 만든 작가님. 만나서 밥 한 번 같이 먹고 싶다. 정말. '나 자신도 도지히 믿을 수 없다. 영원히 끝내지 못할 것 같았던 이 이야기를 끝마친 것이다.' 하고 적어둔 문장처럼 정말 믿을 수 없을 것 같다. 레누와 릴라의 삶을 고스란히 읽어왔으면서도 둘의 이야기가 끝이 났다는걸 말이다. 마지막 장을 채 다 읽기도 전에 다시 1권에서 우정이 시작된 레누와 릴라의 모습을 떠올렸다. 인생은 회전목마라는 노래 가사처럼 돌고 돌아 시작과 끝이 맞닿은 결말이 더없이 대단하다 (왠지 릴라는 어렸던 그 당시에 이미 끝을 알고 있었을 거란 강한 믿음이 든다. 그래서 인형을 간직하고 있었던 게 아닌지.) 생각하면서.. 2022. 7. 16.
책19_나폴리 4부작/ 제3권_떠나간 자와 머무른 자 3권은 뭐라 그래야 하나... 엉망진창이다? 다시 시대적 상황도 엉망진창, 릴라가 처한 현실도 엉망진창, 레누는 그냥 레누의 삶이 엉망진창. 레누의 '불안'으로 가득 칠해진 그림 같던 이번 3권은 결혼 후, 두 번의 임신과 출산 그리고 독박 육아와 경력단절에 죽지도 않고 다시 레누의 삶에 나타난 니노까지 합쳐져 카오스 그 자체다. 거기다 릴라와의 관계에서 말하지 않고 있다 곪아버린 것들이 터져 나오며 둘의 우정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그 변화는 전반적으로 모든 곳에서 나타난다. 특히 충격적이었던 고향친구들. 아, 진짜 고향 친구들... 모두. 모두가!!! 좀처럼 서로 질기게 얽혀 죽음 이외의 방법으론 도무지 끊을 수 없는 관계들로 그렇게 가까이 얼굴을 맞대고 살았으면서 이럴 수 있나? 싶다. 같은 동.. 2022. 7. 11.
책18_장엄호텔_마리 르도네 책은 주인공이지만 주인공의 이름조차 알려주지 않는다. 오직 내가 돌봐야 하는 것들의 이름만 알 수 있다. 나는 매일 터지는 문제들을 해결해야 해서 아파할 시간조차 없다. 방조차 없는 나는 자다가도 일어나 아픈 언니를 돌보고 매일 손님들의 불평을 들어줘야 하며 배관이며 썩은 대들보와 목재 그리고 온갖 벌레들 문제가 있는 장엄 호텔까지 혼자 해결하는 매일이 전쟁 같다. 그럼에도 돌봐야 할 게 없는 나는 마치 손님이 없다면 존재의 이유가 없는 것 같은 장엄 호텔 같다. 나는 장엄 호텔 자체였던 걸까. 주인공인 내가 편히 쉬었으면 하다가도 손님이 없어 텅 빈 호텔 같다고 생각하니 쓸쓸하고 외로워 그 고요를 참지 못 할 것 같아 쉼 없이 안타까울 정도로 움직이던 주인공의 고단함을 알면서도 다시 그렇게 살아가는 모.. 2022. 7. 5.
책17_잃어버린 사랑_엘레나 페란테 도대체 엘레나 페란테는... 엄마가 엄마 이기전에 한 사람의 인격체라는 건 어느 순간부터 알게 되었었다. 근데 아이가 엄마가 되어서 어떤 생각으로 자신의 아이를 키웠는지, 나 자신이기 전에 엄마여야 하는 순간이 얼마나 큰 일이었는지 전혀 몰랐다. 아니 알려고 하지도 않았지. 어제 책을 다 읽고 오늘 친구들과의 단체 톡에서 아침에 초등학생이 된 아이에게 화를 냈다는 친구의 글에 어젯밤에 덮은 책이 다시 펼쳐진 기분이었다. 같은 소파 옆 자리에 앉아있는 엄마에게 엄마도 나 어릴 때 다급한 시간 나 혼자서 미적거리고 있으면 화나지 않았냐고 물어봤다. (왜냐면 엄마는 내가 빨리 준비하지 않는다고 혼낸 적이 한 번도 없었으니까.) 엄마는 이해한다는 표정으로 웃으며 '그치, 화나지 근데 그걸 애가 아나? 애는 그 .. 2022. 6. 30.
책16 /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_무루 제목에서 이미 한 번, 책 표지에서 두 번, 내 취향의 과녁 정중앙에 화살 두 방이 꽂혔다. 어렸을 때 '훌륭한 사람이 되거라' 하는 말을 숱하게 듣고 자랐다. 훌륭하다는게 어떤건지도 모른 채 그냥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 알았다. 훌륭하다는건 뭘까? 이미 다 자란 내가 조카들에게 훌륭하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아직도 확실하게는 모르지만 한 가지, 훌륭해지기 위해선 노력이 필요하다. 나는 조카들에게 타인들에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라 말하고 싶지 않다. 내가 나로 살아가는 것 자체가 훌륭하니까. 그게 조금 웃기고, 어설프고, 바보같아도 스스로가 만족하는 삶이라면 너는 이미 훌륭한 사람이라고. 내 조카들에게 말해주고싶다. 아, 그 전에 내가 내게. 즐거워 하는 걸 멈추지 않는 노인이 되어.. 2022. 6. 24.
책15 / 방금 떠나온 세계_김초엽 별로 였다고 생각했는데, 적어놓은 문장들을 적다 보니 각 단편들의 내용이 생생하게 기억났다. 내 맘속에 별이었구나. 이번 단편집은 넷플릭스 러브x데스x로봇의 잔잔. ver 같다. 7 - 15분 내외의 짧은 영상인데 매 화 보면서 짜릿할 정도로 신선하고 거침없는 이야기에 이번 달에 본 어떤 영상들보다 기억에 선명하다. (따로 포스팅해야지.) 그래서 말인데, 김초엽 작가의 단편들도 드라마화해서 볼 수 있으면 좋겠다. 2022. 6. 24.
책14_나폴리 4부작 / 제2권_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쉽지 않았다. 정말이지 쉽지 않았다. 이제 10대 후반의 나폴리 작은 마을에 사는 여자아이의 삶을 읽어 내려가는 게 이토록 쉽지 않을 줄이야. 기혼자가 된 릴라가 마음만 먹는다면 레누와 같이 다시 공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좀 더 편해질 거라 생각했던 릴라의 삶이 내 생각과는 반대로 흘러가는 게 마치 모래사장 가까이서 잔잔한 파도를 즐기던 보트가 점점 걷잡을 수 없이 파도에 밀려져 바다 한가운데서 온갖 폭풍을 맞고 있는 것 같았다.  릴라와 레누 삶은 더 이상 같은 선에 있지 않게 되었고 날이 갈수록 그 차이는 너무도 멀어져 시작점이 같은 곳이었는지도 가물가물했다. 그 와중에 자신보다 릴라가 더 큰 존재인 레누가. 레누대로 아파서 마음이 벅벅 찢기고... 이 두 여성이 박장대소하는 모습을 보고 .. 2022. 6. 23.
영드_블랙미러 / 센 주니페로 1987년 누가 봐도 너드(nerd) 해 보이는 주인공(요키)이 어색하게 클럽 안으로 들어간다. 술 대신 콜라를 마시며 어색하게 앉아있던 요키 옆으로 켈리가 와서 (따라다니는 남자를 떼 놓기 위해) 자신의 말에 장단을 맞춰달라고 한다. 그렇게 안면을 튼 요키와 켈리. 뭔가 주눅 들고 겁에 질린 듯 한 요키는 샌 주니페로에서의 첫날이었고, 그 밖에도 처음 겪는 것들 투성이라 켈리로부터 도망쳤던(?) 요키는 다음 주 켈리를 만났던 클럽을 찾아 솔직하고 활기차게 샌 주니페로를 즐기는 켈리에게 도와달라고 청한다. 켈리와 함께 켈리의 집으로 간 요키. 같은 침대에 누워서 켈리는 남편과 오랜 결혼생활을 했고 함께 샌 주니페로에 왔지만, 남편은 남는걸 원치 않아 현재 혼자서 자기에게 남은 시간 동안 샌 주니페로를 .. 2022. 6. 17.
미드02_몬스터랜드(Monster Land_ep04) 에피04. 오프닝 끝나고 한 5분? 흐믓하게 보다가 뭐..야??????하고 웃음기 사라졌다. 혹시나 '이프온니' 심리스릴러 버전인가 했는데 전혀 아니었지. 시카고 로스쿨에서 열정적으로 서로 다른 입장을 변호하는 토론을 하던 숀과 케이트는 서로 사랑에 빠져 어느덧 16주년 기념일을 맞이한다. 그 사이 두 사람은 헤더라는 12살 딸을 키우는 부모가 되어 가정을 이뤘고, 숀은 워커홀릭 변호사이다. 표면적으론 부족함 없이 행복한 부부 같지만 함께 기념일을 보낸 바를 나오는 숀의 표정은 어쩐지 복잡하다. / 과거, 연애 6개월차 케이트는 숀에게 이별을 통보한다. 자신은 1형 양극성 장애며 충동적인 행동, 생각을 제어하기 위해 복용하는 약을 보여주고 지금 그만두지 않으면 나중에 숀이 지쳐 더 이상 못 하겠다며 결국 이별을 야.. 2022. 6. 5.
책13_나폴리 4부작 / 제 1권_나의 눈부신 친구_엘레나 페란테 왓챠에서 내게 추천한 드라마로 처음 마주했었지. 예상 별점도 높고, 흐린 눈을 하고 대충 읽은 드라마 소개글에서부터 왓챠가 나를 잘 알고 추천을 기가 막히게 하네? 했다. 그래서 바로 시청 준비를 끝내고 틀었는데 시즌 1, 에피소드 1을 두 번이나 시도하고도 성공하지 못했다. 나폴리가 나랑 안 맞는 건가...? 시대 배경이 나랑 안 맞는 건가...하고도 미련이 남아 보고 싶은 드라마 목록에 1년 동안 보관해두다 얼마 전에 절대 안 볼 것 같다는 결론에 그 마저 삭제했었다. 원작이 책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권당 무려 500p가 넘는 책보다도 편히 볼 수 있는 드라마조차 1시간을 못 넘겼기에 아예 잊고 있었는데, 아 또 모카포트 사게 한 스팜피노가 읽고 있는 책? 하고 묻는 질문에 나폴리 4부작 하고 답.. 2022. 6. 3.
책12_므레모사 / 김초엽 발레를 하던 주인공_유안은 사고로 다리를 잃는다. 기계 의족을 차고 재활을 하며 만난 연인_한나는 유안의 재기를 응원하고 다시 성공한 유안에게 춤을 멈추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유안은 기계 의족으로 다리가 아프다. 죽을 것 같은 고통을 견디며 계속 움직이며 타인에게 희망의 아이콘으로 살아가기보단, 고통도, 춤도 멈추고 나 자신의 삶을 살고 싶다. 유안은 한나와 헤어진다. 헤어짐 다음의 유안의 삶이 어땠는지 알 수는 없다. 다만, 유안은 활동을 그만뒀고 춤과 관련된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그리고 최악의 원전사고로 남은 체르노빌같이 생화학 무기 공장의 화제로 버려진 땅이 된 '램차카'의 다크투어리즘의 첫 관광객으로 뽑혀 5명의 각기 다른 국적, 직업의 사람들과 함께 므레모사에 간다. 유안은 램차카의 다크투어.. 2022.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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