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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_생각109

대단한 맘을 갖고 한 건 아닌데... 어영부영 살짝 발 담갔다가 한 달이 지났다. 저번 달 부터 빅데이터 어쩌고 관련한 국비 수업을 듣고 있다. 수강계획표에 파이썬이 있어서 (그게 뭔지도 자세히 몰랐으면서) 그냥 배워보고 싶다는 아주 조금의 마음으로 듣게 된 강의는 첫날부터 8시간 풀타임이었다. 이 수업이 만만찮은 수업이라는 걸 첫날부터 알아챘어야 했지만 별생각 없던 나는 그걸 알아채지 못했다. 야호. 수업을 소개한 직원분과 강사님께서 전공자가 아닌 컴퓨터 잘 모르시는 분들도 꾸준히 잘 따라오시면 충분히 할 수 있다는 말에 '잘' 이란 중요 포인트가 얼마나 나를 채찍질해야 하는지 그땐 몰랐고 지금은 아는 그런... 어떤 뭐..네. 시작은 했고, 한 달은 지났다. 배운지 3, 4일쯤 됐을 때부터 어? 어? 하며 포기할 거면 여기서 해야 할 거.. 2023. 2. 25.
엄마덕분에 타인들과 정신없이 단순노동하고 있다 번쩍, 오늘 입고 나온 옷 다수가 다 엄마가 준, 엄마 것이라는 걸 깨닫고 번지는 미소를 참을 수 없었다. 마스크 안 했으면 숨기지도 못 한 미소가 들통나서 이상한 사람 될 뻔했는데 다행이지. 요즘 엄마는 몇 일에 한 번씩 내게 새 옷 혹은 엄마가 사두고 엄마 스타일과 정반대에 있는, 사이즈가 큰 옷들을 내게 준다. 한 삼~십~년전엔 엄마도 나도 서로 극 반대 스타일에 있다는 걸 인정하지 않아 엄마가 주려한 옷은 보기도 전에 싫다며 손사래를 치며 거절했는데, 몇 해전부터 극에 있던 스타일이 중립지역에 들어서면서 엄마가 입을래? 하면 뭐랄까... 살짝 기대가 된다. 그렇게 받은 올 겨울 옷만 바지 다섯 벌에 상의가 네 벌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옷을 입고 밖에 나가면 .. 2022. 12. 23.
완벽한 바캉스를 보내고왔지16 완연한 겨울을 만났지. 내가 원하는 것으로 가득 채운 날이었어. 내내 가고 싶었던 종묘_ 이 추운 날 우리 말고 누가 갈까? 했는데 오산이었다. 둘 다 코가 빨갛게 된 루돌프가 되어 들어간 종묘_ 나 너무 기대하고 여기가 내가 보고 싶은 정전 같은데? 하고 보니, 정전 공사 중인 거 왜 말 안 해줬어요.(24년까지 공사 예정) 나 이거 보려고 온 건데 티켓부스 선생님 너무하시네. 종묘_ 생각보다 크더라. 흰 눈에, 깨끗하게 찬 공기를 얼굴로 직접 마주한 기분 째지는 오후, 산책로 따라 한 바퀴 휘돌고 (추워서) 아무도 손 안 댄 눈으로 우린 각자 오리 만들었지. 횽 오리 귀엽드라. 말랑말랑 멜팅덕.ㅋㅋ 내 오리는 머리가 무거워서 날지 못할 거야. 봄이 오기 전까지 수돗가에 있다 물이 나오는 어느 날 물로.. 2022. 12. 22.
완벽한 바캉스를 보내고왔지15 한 달 전부터 들은 캐럴 때문이었을까. 트리가 보고 싶었어. 피드를 타고 보다가 넓은 정원에 큰 트리가 놓인 사진에 가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장소 미정이었던 이번주 바로 가게 되어서 좀 신났었어.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는 시간 맞춰 가려고 주차장에 내려 왔는데 핸드폰 놓고 왔쟈나… 늦겠다고 연락해야 하는데 핸드폰 집에 있쟈나… 늦어서 미안행. 부릉부릉 차를 타고 가는 길. 이제는 낙엽이 진, 가지뿐인 나무들을 지나가자니 올 한 해를 다 보낸것 같더라. 사계절 꼼꼼히 횽이와 함께 도로들을 탄 건 영광이야. 인터체인지를 빠져나와 좁은 길을 따라가는데 꼭 상주에 내린 것 같았지. 우리 다시 경주여행 하는건가? 그랬어도 좋았겠다. (트리를 이토록 큰 트리를 보았다.) 불을 밝힌 트리를 보기 위해 식물 가득한 카페에서.. 2022. 12. 21.
해동아 렌즈를 제외하고_ 지난 주말 해동이네 회사에 알바하러 갔다가 와르르 너로부터 받은 간식 주식. 나는 뭐 크리스마슨줄 알았어. 오트밀만 받으면 되는 거였는데 너는 양손 가득 간식을 전해줬지. 덕분에 달콤하다. 물론 아직 브라우니랑 캐러멜은 맛 보지 아니했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당이 쭉쭉 올라서 힘이 나는구나. 고마워. p.s_오트밀은 다 먹었잖아. 내가 오트밀을 이렇게 좋아할 줄은 몰랐네? / 렌즈 유통기한 5년, 나 78살까지 충분히 쓰겠어. 야호! 2022. 12. 21.
밤을 보내는 일 어제는 이른 밤에 잠들어 자정을 갓 넘긴 시간에 깨고 말았다. 꽤 오래 잔 느낌에 적어도 5시간은 잤을 거라 생각했는데 고작 3시간… 왜 깼니. 깬 김에 물 한잔 마시고 다시 누워 잠에 들어보려 했는데 떠난 잠은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고, 잠잠한 노래를 틀고 빌려온 책 중 가장 두꺼운 책을 골랐다. 나 혼자 깬 새벽, 물리학 수식이 심심찮게 나오는 우주 여행자 책이라면 금방 잠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었지. 홀로 살아남은 우주선 안에서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가는 주인공에 이입이 이렇게 잘 될 줄이야? 앞으로 자다 깬 새벽에 공상과학소설은 읽지 말아야지. 절대로. 2022. 12. 19.
올 겨울엔 튤립을 사러 갈거야. 아침 일찍 일어나 꽃시장에 가서 튤립구근을 사와야지. 그때 눈이 왔으면 좋겠다. 2022. 12. 19.
홈베이킹하는 요즘 몇 달끙끙 앓았던 베이킹을 엄마 찬스로 산 오븐형 에어프라이기가 집에 온 이후로 원 없이 하는 중. 예전, 오븐 있던 때엔 전자저울 없이 대충 내 손이 가는 대로, 내 맘이 집는 대로 휘뚜루마뚜루! 망한 베이킹 대회에서 일등 할 결과물들을 만들어 내느라 흥미가 금방 사그라들었는데 이번에 선물 받은 전자저울을 사용했더니 세상에나 나 이제 스콘 밖에서 안 사 먹어. 일주일에 세 번, 스콘을 구웠다. 신이 나서 구운 첫 번째 스콘은 정량 딱딱 맞춰 굽고, 두 번째부터 조금이라도 건강하게 먹고자 설탕을 줄이고 버터... 는 안되지 대신 밀가루를 통밀로 바꾸고 쑥가루도 좀 넣는 응용을 좀 했더니 첫 번째 만든 스콘이 아주 살짝 먹고 싶어 지더라? 200g나 온 쑥가루에 쑥 스콘, 쑥 쿠키, 쑥 파운드케이크 파티.. 2022. 12. 17.
자잘한 집 수리 잘해요 요 몇 년 사이 집에서 수리를 담당하고 있는 나. 이런 나 자랑스러워요. 조립형 가구나 조명 바꾸기를 도맡아 한 건 내가 좋아 도맡아서 하고 있는 중인데 아주 오랜만에 새로운 기술을 익혔다. 전날 갑자기 다용도실 문이 안 열린다는 엄마 말에 플라스틱병 잘라서 문 따놓고 문고리 분해했다. 설명글을 제대로 읽었으면 금방 했을 텐데 슬쩍 대충 봐서 몇 번 하다 말고 반복했더니 밤 됐다.^.^ 손잡이는 멀쩡하고 안에 부품이 고장난거라 부품만 주문했는데 맘 같아서는 문고리도 문짝도 다 바꾸고 싶... 지만 그러면 그냥 인테리어 싹 다 다시 했으면 하는 저 깊이 묻어둔 소망, 희망, 뭐 그런 것들이 또 튀어나올 테니 다시 꾹꾹 눌러 담아둬야지. 왜냐면 난 집주인이 아니니까.^^ 이제껏 살면서 내가 문고리에 손을 댈.. 2022. 12. 16.
믿을 수가 없네 놓쳤다고? 알람도 안 해놨다고? 심지어 일어났다가 다시 잤다고?!!! 생각도 못 했다고오오오오오????!!!!! 코로나 덕분에 방구석에서 테일러 쉴링 연극을 볼 수 있는 기회였는데 와… 이틀 연속 도시로 일 나갔다고 정신도 몸도 이렇게 깜깜해졌을 수가. 침대에 누워서 핸드폰 사진첩 테일러 쉴링 보다가 갑자기???? 하고 떠올랐다. ㅋ ㅋ ㅋ 진짜 믿을 수가 없네. 미국에 가서 직접 볼 일이야말로 깜깜인데 지금 확인해보니 심지어 오늘은 안티고네 역이었고요(미쳐) 다음, 다음 그리고 또 그다음 공연에는 출연자 목록에 없는 테링... 나를 위해 마지막 한 번만 더 공연에 출연하면 안 될까? 그래 주면 안 될까…? 그땐 알람 시간당 하나씩 전 날부터 해서 절대 안 놓칠 자신 있는데. 아침부터 가슴이 벅벅_ 눙물.. 2022. 12. 15.
완벽한 바캉스를 보내고왔지14 오랜만에 공항철도를 탔어. 어디 멀리 가게 될 것만 같았지. 흐린 날씨는 이제 대수롭지도 않아. 쨍 하지 않아 눈이 편안하니 이 날씨가 나쁘지만도 않지. 이런 곳을 어떻게 찾는 걸까? 했는데 지난밤 새벽 3시가 넘도록 잠에 들지도 못하고 지도를 보고 찾았다는 사실에 나도 모르게 헉_했어. 고맙고 미안하고 미안하고 고마워. 바다, 허름한 건물들 옆 신경 쓰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산책로를 올라가니 내가 있는 곳이 제주인가. 자꾸 곧 밀항선이 올 거라고 부모님께 편지 쓰고 왔냐고 했는데 어케 알았지? 진짜 나 편지 쓰고 나왔는디...? 근데 사실 밀항선 손톱만큼 발톱만큼 심장 발랑 발랑하긴 했다. 왜, 정자에서 아주 작은 배 하나가 지나가는 걸 봤잖아. 곧바로 이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 작디작은 저 배 위에 선.. 2022. 12. 7.
처음인걸? 서평단은 저번주에 받은 '사라진 소녀들의 숲'. 조선시대 최고의 수사관인 민제우종사관을 아버지로 둔 주인공의 수사를 남들보다 빠르게 읽게 되었다. 여기 제주, 자꾸만 사라지는 소녀들_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걸까. 자세한 후기는...커밍쑨. 2022. 12. 7.
완벽한 바캉스를 보내고왔지13 11월 내내 축하를 해주신다니. 몸 둘 바를 모르겠지만 사실 즐기고 있어. 이날부터였나? 뽀얗게 안개낀 물 풍경을 보게 된 것이? 만나는 날에 비가 온다고 예보가 뜨는 날이 되는 게? 횽은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실은 나 이런 날씨 정말 좋아해. 그뿐 아니라, 저녁 즈음 시골집 연통을 통해 나는 하얀 연기를, 겨울 숨을 뱉으며 내는 입김이, 갓 내온 따뜻한 음식의 뜨거운 열기가, 물에 핀 물안개와 가시거리 안 나오는 안개 모두 다. 파란 하늘이었다면 또 그 날씨에도 좋았을 풍경이었을 거야. 그래도 이미 내가 안에 있는 그 날씨를 바꾸고 싶지 않았어. 강을 옆에 끼고 짧게 산책하고 카페로 들어가 횽이 사준 호두파이에 초를 꽂고 온전히 축하를 받고 소원을 빌었어. 말하지 않지만 내 소원은 횽을 만나고 난 후로.. 2022. 11. 24.
완벽한 바캉스를 보내고왔지12 차근차근 숲길일 줄 알았던 산책로를 걸어 내려왔어. 서울은 아직 춥지않아 시간여행자처럼 계절을 뛰어넘으며 여행하는 기분이었다. 서울 한복판인 경복궁, 안국을 걷자니 다급한 인파들과 바쁜 차들에 섞여 와글와글해지는 게 바쁠 거 하나 없는데 바쁘게 사는 사람이 된 것 같더라. 내가 원한건 이런 바쁨이 아니었는데...? 안국역을 지날 일은 없었지만 횽을 끌고 '열린송현'으로 갔잖아. 궁금했어. 이 길을 다녔던 때부터 항상 높다란 가림막으로 가려져 있어 여긴 도대체 뭘까? 했었거든. 이유도 모르고 버려진 땅 같은 곳을 여러번 지나다니니 궁금함도 사라지고 이젠 더 이상 예전만큼 자주 다니지도 않아 심지어 잊고 있었는데 갑자기 겨울에 뿅 하고 열린 열매처럼 오픈했다는 거지. 꽃이 예쁘게 펴있던 사진 속과는 다르게 .. 2022. 11. 23.
요즘 재미 요즘 눈을 뜨자마자 손을 쓴다. 당고가 먹고 싶어 앓다 결국은 찹쌀가루를 사서 경단 만들기를 시작으로 당근 샐러드와 김밥 베이글 샌드위치까지. 일어나자마자 바삐 바삐 손을 움직여 아침을 만들어 먹었다. 하나도 귀찮은 거 없이 만족감 100% 내가 손을 많이 움직이는 일을 좋아하는구나, 결과물이 확실하게 나타나는 일에 큰 만족을 느끼는구나. 해서, 여전히 손을 써서 만들어 먹는 아침. 작은 소망이 있다면 오븐 사고 싶다? 에어프라이어도 버려서 구워 먹는 게 힘들어졌는데 쿠키 너무 굽고 싶다. 시나몬 롤 만들고 싶고 나 또 뭐하고 싶었지? 밀가루 치대서 이것저것 만들고 싶다. ... 부전공으로 조리나 요리를 했어야 했네. 2022. 11. 17.
샀다 치고 잠깐, 왜 파이프와 곰방대를 생각했더라? 곰방대는 너무 갔다고 생각하고, 파이프는 늘 갖고 싶었다. 르네 마그리트의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부터였을까? 외국 드라마, 영화에서 봤던 이미지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지난날, 프라하를 여행하던 중 파이프 상점을 몇 번 지나쳤다. 그 중 한 번은 멈춰 서서 유리창 너머 진열장을 세심하게 봤던 기억이 있다. 디자인, 가격들을 살펴보니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에 진지하게 살까 말까 고민하다 그냥 돌아왔었는데 그러지 말걸. 귀찮을 수 있는 피우기까지의 과정을 하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니 그 시간에 집중하고 있을 내가 보기가 좋다. 손을 계속 움직이고 꼼꼼히 일을 마친 후 결국에는 입에 파이프를 물 모습이 그려지잖아. 그래서! 찾아봤다 파이프 사용법. 과정은 뭐 괜찮았는데 .. 2022. 11. 16.
완벽한 바캉스를 보내고왔지11 바다_ 그 조명에 담긴 아름다운 얘기가 있어. 하고 부를 노래는 없지만, 바다…! 하며 아스라한 기억을 감탄하며 눈앞에 그릴 생생한 감정을 갖게 되었지. 겨울바다를 가지 않았던 것도 아닌데 뭐랄까, 여름이 지고는 괜히 멀어진 거리감에 이제 한동안 못 보겠지? 하고 마침표가 자리 잡았어. 그 마침표 후 시간이 얼마나 진할지 모르고. / 도착하니 간조였잖아. 저번주엔 밀려드는 물에 자리를 세 번이나 옮겼는데 이번 주는 물에 닿으려면 수평선을 향해 오래도록 뛰어가야만 했지. 앉아 바다를 감상할 수 없어 좀 이르지만 옆 해수욕장으로 가는 길. 바다와 좀 더 가까운 길은 ‘산’책로였지. 평지로 가면 금방이었기에 대수롭지 않게 시작한 길은 처음부터 계단. 오르막 내리막이 지루하지 않게 이어지더라. 숨은 거칠었지만 .. 2022. 11. 10.
완벽한 바캉스를 보내고왔지10 지난주, 목적지를 정하지 못해 각자 생각하던 와중 같은 곳을 떠올리고도 말을 하지 않은 둘. 왜 이래 정말 우리. 우린 초코파이가 아니잖아! 그래서 다녀온 그곳. '바다' 그리웠지. 여름 내내 보냈던 바다가 넓고 청량한 가을 하늘이랑 얼마나 또 잘 어울리게? 또 거기서 마시는 와인은 어떻고? 샐러드 김밥. 이거 잊으면 안 되지 안돼! 다 하고 왔다. 바닷바람은 도시 바람과는 다를 테니 꽁꽁 싸매고 오라고 했는데 와인 사러 나간 아침 날씨가 온화해서 괜찮겠구나 하고 적당히 챙겨 입고, 그래도 잠깐 정도는 바다 앞에 앉아 있을 수 있겠지 하고 챙긴 돗자리가 아주 요기 났다. 졸음이 덜 깨 내린 버스에서 마스크를 벗고 맡은 공기 내음이 반가웠어. 와인과 함께 먹을 간식을 사러 갔다 본 '와클'이 반가웠지. 구.. 2022.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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