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34 피하지 못 한 코로나_05 이젠 마무리를 지어볼까 하는 코로나 일기. 증상은 뭐 별 차이가 없다. 차근히 돌아오고 있는 것 같은 후각, 콧물, 목 이물감, 이마 정중앙의 안개는 여전하다. 좀 무리한다 싶으면 바로 두통과 함께 어지러움이 함께 오지만 크게 무리만 하지 않는 선에서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아프기 전처럼 바로 달리기도 하고, 근력운동도 하고 싶지만 그랬다간 몇 분도 못 하고 주저앉을까 봐 자전거 타기, 걷기만 하는 중이긴 하다. 찾아보니 격리해제하고 격렬한 운동은(사실 그냥 운동이라고 하긴 했다.) 권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멍하니 앉아 있으면 더 신경 쓰이니까. 근데, 진짜 좀 달리고 싶긴 하다. 하지 말라고 하니까 더 그런 것 같다. 차근히 일상을 찾아가야지. 그나저나 일주일 내내 아빠가 집에 있었더니 요일 개념 뒤죽.. 2022. 5. 6. 책07_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_김초엽 단편 하나, 하나 읽어 내려가는 게 아쉬워서 천천히 아껴봤는데도 컵라면 먹듯 후르륵 읽어버렸다. 횽이가 해질녘 한강 앞에서 얘기해준 이야기가 여기에 있어 읽으며 너무 반가웠는데, 다른 단편들도 아 어쩜...! 도대체 이 책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모르겠다. 다 읽고 책을 덮었음에도 자꾸 눈이 가고, 손이 간다. 더 많이 읽고싶다. 김초엽작가의 글을. 욕심나. 2022. 5. 5. 피하지 못 한 코로나_04 7일 차_오늘 오늘의 증상_목 어딘가에 낀 것 같은 콧물? 및 후각 상실, 저하된 체력, 컨디션 난조와 이마 정중앙 안개낀 느낌. 어제 새로 준 약_항히스타민, 위장약, 스테로이드제(소론도정), 가글. 격리 해제됐다. (진단키트 검사 음성) 요 며칠 날이 좋아도 너무 좋아 잠깐 나가서 해 아래에 가만히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다 어제 전화 진료 후 약국 갔을 때 해 봤는데 역시 좋더라. 해 너무 소중하고, 없으면 안 돼... 오늘 공식적으로 집 밖으로 나갈 수 있어 바로 나갔다. 이케아 가서 주차하고 40분 만에 러그랑 야채 탈수기 사서 돌아왔다. 사실 원래는 t월드 할인쿠폰에 이케아레스토랑 만원권이 있어서 샐러드 포장해올라고 했는데 세상 세상 줄이 놀이공원 뺨쳐서 걍 포기했다... 내일은 어린이날.. 2022. 5. 4. 피하지 못 한 코로나_03 6일차_오늘_화요일 이제 내게 남은 증상은 코막힘, 건조함, 콧물, 후각상실, 약간의 멍함 정도. 라기엔 코야…힘내. 오늘 자정이면 격리 해제다. 내일은 나가서 뭐… 먹고싶은게 없지만 어디라도 가서 뭘 사고, 커피 마시고!!!! 해 아래 걸어다녀야지!!!!슈퍼가서 아이스크림 사먹어야지!!! 운동 갈 꺼야!!! 계획 엄청 세우는데 오늘이랑 상태 똑같으면 운동은 못 할 듯? 원래 계획대로라면 지금 횽이랑 경주가는 길이었을텐데…날씨 이렇게 좋아서 흥이 우주 저 끝까지 났을텐데… 횽이는 별 떨어진 동네에서 홀로 두부 부쳐먹고 오렌지 까묵고 무탈하게 우리 다시 만나. 아루찌? 2022. 5. 3. 피하지 못 한 코로나_02 (2일차)금요일 아침 일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보건소에서 ‘양성’이라며 문자를 한 가득 보냈다. 이로써 국가가 인정한 코로나 확진자가 되었다. 전화진료로 약을 타라는 코로나 선배 혈육의 말을 따라 바로 집 근처 내과에 전화진료를 받고 사십 분 뒤 약국에서 약을 한아름 안고 돌아왔다. 다행히 어제 날 괴롭히던 열과 근육통은 사라지고 입맛도 살짝 돌아왔지만 코막힘, 얕은 기침, 가래 증상이 심해졌고 변한 목소리를 내는 것 조차 힘들었다. 엄마는 나보다 증상이 더 심한 것 같았지만 나도 딱히 크게 나아진게 없어 오늘도 어제처럼 알아서 스스로를 돌봐야 했다. 매번 밥 먹는걸 생각하는 것 조차 피곤해 대량으로 카레를 하기로 했다. 감자, 고기, 양파만 넣고 한 솥을 해 두니 식사 때마다 차려먹지 않아도 되고 죽.. 2022. 5. 2. 피하지 못 한 코로나_01 결국, 결렸다. 남들 다 걸릴 때 안 걸리고 잘 지내길래 나는 또 내가 슈퍼항체를 가진 사람인 줄 알았다. 어디서 어떻게인지는 모르겠지만, 곰곰히 생각하면 전초 증상이 있었다. 이번 주, 4월 마지막 주였던 이번 주 특히나 운동이 힘들었다. 인터벌 달리기로 40분 뛰는 게 늘 신이 나는 일이었는데 이번 주는 다리가 무겁고 금방 힘들었다. 또, 5KG 증량 한 어깨,등 운동 다음날부터 지속된 근육통까지. 나는 또 내가 운동 제대로 해서 아픈 줄 알고 기뻐했네? 거기다 하루, 하루 지나면서 아침마다 점점 자기주장 세지는 인후통에 이미 지난 주말부터 감기를 앓는 부모님에게 옮은거라 생각했다 (두 분은 증상이 있은 후 자가 검사를 해 봄_음성). 그리고 그건 손 통증 때문에 받아온 정형외과 약에 두 알씩 들어 .. 2022. 5. 1. 영화03_내가 처음으로 사랑한 소녀 내가 이 영화에 기대를 한 건 아니었는데... 초반, 둘이 고등학교 다니는 장면들은 푸른 색감과 너무 잘 어울려 간질간질한 설렘과 풋풋함에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으며 봤다. '실비아(소녀 역)'의 담담하게 귓속말로 고백하는 장면이, 아무렇지 않다는 식으로 윙 대신 벌을 받고, 이별을 통보 한 자신을 따라 나와 빗 속 야외 운동장 한가운데서 붙잡고 입 맞추는 윙에게 '전교생이 다 알았잖아!(봤잖아?)' 하고 도망칠 줄 알았지만 예상을 뒤엎고 멋지게 다시 입을 맞춘 모습이 너무 멋있었다. 물론, 첫사랑에 서툴지만 최선을 다하면서도 자신의 신분에 순응하는 '윙'도 현실감 120%였달까. 하지만 거기까지. 딱, 거기까지. 집안 사정의 차이, 좀 더 성숙한 한 명과 자신의 감정이 먼저 튀어나오는 한 명, 재회,.. 2022. 4. 27. Dear.03_방비엥을 즐기는 이. 남들 가는 곳은 가보자는 여행 스타일은 아닌 나도 '블루라군'은 가보고 싶었어. 그래서 한 번 가보기로 했지. 그 전에 준비물을 소개해도 될까? 1. 바이크. 오늘 하루 종일 우리의 발이 되어줄 바이크는 아침 일찍 가야 좋은 물건으로 고를 수 있다는 걸 알았지만, 우린 점심이 지나서야 숙소에서 나왔지. 남아 있는 물건들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본 후 고른 우리의 바이크는 아주 멋진 파란색에 브레이크가 잘 작동하는 게 딱 이었지. 2. 유심. 처음 유심 세팅이 쉽지 않다고 해서 우린 라오 텔레콤 서비스 센터에서 구입하기로 했어. 거기선 알아서 다 해주신다고 하데? 유심 없이 다녀볼까 했는데 매번 캡처한 지도 보고 찾아다니고, 캡처해둔 정보 그 이상으로 필요한 때를 몇 번 반복하니... 유심, 사지 않고는 못 .. 2022. 4. 22. 책06_지구 끝의 온실_김초엽 작가의 책을 늘 읽고 싶었는데 미루고 있었다. 도서관 앱을 통해 찾아보니 책 한 권당 예약자가 가득이어서 이번에도 미뤄야 하나 생각하는 도중에 횽이가 요정처럼 뿅 하고 내게 책을 건넸다. 더스트 시대라는 책의 배경이 지브리의 '바람의 나우시카'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사람으로부터 시작된 일과 주인공이 여성이라는게 말이다. 하지만 거기까지. 읽을수록 다른 결의 이야기구나 하면서부터 '바람의 나우시카'가 떠오른 자리를 '지구 끝의 온실'로부터 만들어진 이미지로 모두 덮어졌다. 그리고 책의 결말에 다 닿으며, 가슴 절절한 사랑이야기가 아닐 수 없어 '허..!'하며 나도 모르게 손바닥으로 입을 가리며 읽어 내려갔다. 2022. 4. 21. 대부도_숨만 쉬었을 뿐인데, 시간이 또 이리도 빨리 지났다. 유독 빠르게 지난다는 느낌에 우리 둘 모두가 공감한거니 그건 우리에겐 사실인거겠지? 그렇다면 시간을 엿가락처럼 늘리는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뭘 해야 우리가 만났을 때 시간이 늘어날 수 있을까. 그나저나 오늘도 역시 빠짐없이 즐거웠어. 횽이와 함께 하는 때마다 내가_내가 아닐 필요가 전혀 없이, 내가 나인게 전혀 불편하지 않은 존재로 있을 수 있다는게 매번 얼마나 고마운지, 마음이 벅찬 일인지 말하지 않아도 알거라고 생각해. 그렇지만 고마운 건 말 하는게 좋은거니 여기, 이렇게 적어둘게. 15년. 꼭 15년이 되었다. 가만히 혼자 어떤 생각을 하다가도 불쑥불쑥 횽이의마음이, 글들이 나를 덮어 올 때가 있어. 그럴 때 마다 나는 지금의 내가 이런 저런 감정들에 단단한 마음을.. 2022. 4. 12. Dear.02_방비엥 일. 버스 안은 온통 파랬어. 그거 하나는 정말 맘에 들더라. 시각적으로라도 좀 시원하긴 했으니까. 그러나 그것도 잠시, 탈탈 거리며 돌아가는 먼지 가득 낀 선풍기에만 의존하기엔 버스 안은 이미 뜨거웠지. 후-하고 내뱉는 내 숨마저 싫어지더라. 잠이라도 들면 어떻게든 흘려보낼 시간이겠지만 벨벳 의자에 앉아있는 한 그럴 수 있을 리가. 내가 잠들 방법은 오직 하나, 탈진으로 인한 기절뿐. 흙먼지 일어나는 좁은 도로에 교통체증이라도 일어나면 어떻게든 기절을 노력해보려고 맘 먹고 있었는데, 어라? 버스가 점점 속도를 줄이더니 멈추는 거지. 음?? 뭐지?? 하고 늘어진 몸을 느릿느릿 일으키는데, 점심시간이라 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 간다고!!! 버스에서 남김없이 내린 승객 모두 기분이 한결 나아 보였던 건 내가 그래서.. 2022. 4. 11. 책05_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_이치조 미사키 포토카드로 영업당하며 내가 기대했던 것과 사뭇 다른 잔잔함에(?) 무덤덤히 읽어버렸다. 책을 읽고 느껴진 것을 써보자면, 둘의 풋풋함. 남주의 다정함. 각자의 이유. 결국 사람은 자기 안에 있는 게 가장 큰 힘이 된다._186p 시간이 나만을 남겨두고 흘러가고 있었다._201p 2022. 4. 7. 책04_용의자의 야간열차_다와다 요코 처음 책을 읽으며 받은 충격이 아직도 생생하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표현을...? 이런 문장들을...? 하며 읽어 내려가는 게 아까워 천천히 읽으려 해도 제 멋대로 속도가 붙은 눈과, 손에 금방 책을 덮었다. 그리고, 필사를 해야겠단 생각만으로 5년을 보내고서야 올해 1월, 새 노트에 '용의자의 야간열차'의 첫 글부터 끝 마침표까지 적어내려 갔다. (장하다!) 가보지 못 한 도시들은 작가의 글을 따라서, 가본 곳은 내 기억을 따라 배경을 떠올리며. '당신'이라며 읽는 이를 글로 끌어드린 작가의 친절함에 그녀의 야간열차에 홀랑 올라탄게 확실하다. 2022. 4. 6. Dear.01_여행의 시작은 라오스(비엔티안). 몇 해전이었어. 한 해를 조각조각 나눠 다니던 여행에 만족하지 못하고 통째로 써보기로 했어. 늘 왕복행으로 샀던 비행기표도 편도로 샀지. 여행의 시작은 알지만, 끝은 미정인 것_내가 이 여행에서 가장 좋아했던 부분이야. '라오스'를 여행의 출발지로 정했어. 원래 태국이 출발지 순위 1위였는데, 동행자인 B가 라오스를 안 가봤다고 했거든. 그리고 무엇보다 태국행 티켓보다 저렴했어. 밤에 출발한 비행기는 시차 덕에 더 늦지 않고, 여전한 밤에 라오스에 도착했어. 공항에 내리자마자 코 속으로 훅 하고 들어오는 동남아 특유의 향과, 습한 공기가 떠나옴을 확인시켜줬지. 늦은 밤이어서였을까? 택시로 공항에서 예약한 숙소인 'AVALON B&B'까진 10분도 채 안 걸린 거 같아. 빠르게 체크인 후, 씻고 바로 나왔.. 2022. 4. 1. 영화02_스펜서 어어어매이지이잉 클스틴! 여러모로 숨이 막힌다. 분위기, 상황, 연기, 클스틴. 기승전 크리스틴 스튜어트. 물 잔에 물이 계속 찰랑거리는 듯 불안했다. 언제고 물이 넘쳐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데, 마지막에 닿아 두 아이들을 데리고 성을 나가며, 같이 노래를 부르며 달려 드라이빙스루로 패스트푸드를 주문한 후 ‘스펜서’라 자신을 말하는 순간 직접 물 잔을 뒤엎고 물을 쏟아버린 듯했다. 여하튼, 왜 안봐…증말…! 클스틴인데!! 그녀가 다했다. 그녀여서 다였다. 끝- 2022. 3. 25. 영화01_타인의 삶 작년 엠비씨였나? 영화를 소개해주는 프로에서 한 번, 올해 '방구석 1열'에서 한번 더. 안 그래도 보고싶어 왓챠에 보관중이었는데 마침 오랜만에 만난 금귤이도 보고 싶다고 해 그날 저녁 같이 봤다. 그날은 서귀포에서 16km를 걸었던 날로 피곤함에 보다 잠들까 걱정했는데, 어림없지. '비즐러'가 '드라이만'을 도청하고 감시하듯 '내'가 '비즐러'에게 한시도 눈을 못 떼게 했다. 비밀경찰인 비즐러는 히치콕의 '이창'같이 순간 일어난 호기심으로 타인을 훔쳐보는게 아닌 사명감을 갖고 동독의 국민 개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불온한 사상자들을 잡아내는 일을 한다. 그는 자신의 일이 국가를 위한 일이라 생각하며 굳은 신념을 갖고 있다. 어느 날, 친구이자 상사인 친구를 따라간 극장에서 극작가인 드라이만을 보게 .. 2022. 3. 25. 나의 오래된 오래전 친구에게. 골프 연습을 끝내고 집으로 오는 길이었다. 아파트 단지를 둘러쌓은 큰 담장을 온몸으로 올라가 놀고 있는 초등학생 둘을 보았다. 담장 위는 화단이라 큰 나무들이 심어져 있었는데, 마침 꽃망울들이 하나 둘 터져 하얗고 작은 꽃이 불규칙적으로 여기저기 펴 있었다. 나 또한 그게 너무 예뻐 마음 속으로만 감탄하며 단지 안으로 들어가는 계단에 발을 올릴때즘 ‘꽃 좀 봐! 너무 예쁘다!’ 하고 들린 남자아이의 목소리에 '진짜 예쁘다'며 공감하는 여자아이의 말에 내게도 저 두 아이 같던 시절을 함께 한 'K'가 생각났다. 우리는 어린이집부터 알던 사이로, '응답하라 1997'처럼 이웃사촌으로 엄마들이 먼저 친하게 지내고 있던 사이였다. 유치원생이던 당시 나는 동성친구들과 놀기보단 이성인 너와 지금은 이름조차 기억나지.. 2022. 3. 23. 책03_동해 생활_송지현 박상영 작가가 나오는 팟캐스트를 듣다가 급 땡겨서 바로 다음날 도서관에서 빌려봤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하는 그 유명한 대사를 남긴 봄날은 간다의 극 중 이영애가 사는 그 아파트가, 내가 좋아하는 동해의 삶이 궁금했다. 우울하고, 유쾌하고, 술냄새가 났으며,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를 느꼈다가 뭐라도 해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 읽을 땐 밤에 방구석에서 술 한잔 하면서 읽어야지. 2022. 3. 22. 이전 1 ··· 9 10 11 12 13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