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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24_백광_렌조 미키히코 인스타 책 광고에서 끌리는 책이다 싶으면 열에 일곱은 일본 추리 소설이다. 어찌나 감질나게 여기까지! 하고 끊어내는지 '요리코를 위하여'도 그 바람에 냅다 도서관 달려가 빌려 읽었었지... 요리코를 위하여는 읽으면서 혹시? 설마? 하다가 중간 넘어가서 뭔가 아- 느낌이 범인은 아빤데? 싶었는데 진짜 아빠더만? 그래서 백광 읽으면서도 내 좋은 촉을 세워 범인을 때려 맞춰보려 했는데 와...? 할아버지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등장인물들 다 돌아가면서 서술하는데 정신이 쏙 나갔다. 서술자 바뀔때마다 추리 한(?) 범인도 바뀌었는데 와... 하는 반전에 반전들이 쏟아진다. 작가님.... 캄캄한 밤 내 방에서 읽기 시작한 책은 작가님 필력에 소름 끼쳐 한 번에 다 못 읽고 결말 다 와서 환한 대낮 버스 안에서 읽었다.. 2022. 9. 22.
너의 여름방학_04 네가 막 태어나고 나서 나는 얼른 너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어. 울음소리와 옹알거림을 지나 우릴 부르는 단어들 그리고 따라 말하던 엉성한 문장들이 곧 너의 눈과 귀를 통해 들어온 너의 이야기들을 말하게 되었땐... 평범하리 평범한 일상의 것이었지만 늘 세상 어디서도 들어본 적 없는 이야기 같았지. 특히, 너의 꿈이 말이야. 너는 공룡이 되고 싶었다가 어부가 되고 싶었다가 지금은 길게 간직하는 게임 개발자가 되고 싶어 하지. 하지만 나는 네가 꼭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기보단, 타인에게 무해한, 생명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이 된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물론, 이건 내 생각이고 네게 말 할 생각도, 그럴 이유도 없었지. 그저 내 생각일 뿐이니까. 그걸 잊고 있었지. 샤워를 하는데 왕왕 거리는 소리에 얼른 .. 2022. 9. 19.
완벽한 바캉스를 보내고왔지6. 종묘에 가고 싶었다. 덕수궁,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숱하게 다녔는데 종묘, 종묘만 가보질 못 했다. 가야 할 이유가 딱히 있는 건 아니었지만 아름답다고 하니 (혼을 모아둔 장소를 아름답다고 해도 되려나...?) 보고 싶었다. 그래서 횽에게 종묘에 가자고 했다. 비가 온다고 했나? 꾸물거리는 날씨가 쫓아오지 못하게 버스를 타고 몇 개의 동네를 너머 중구에 도착하니 버스 유리에 물 방울이 떨어졌다. 내가 비구름을 따라간 건가... 먼저 도착한 횽이가 있는 카페로 가니 노랑 노랑하니 귀여운 겉모습 속 헤비메탈의 영혼이 숨겨져 있는 곳이었다. 가득 찬 사람들의 말소리도, 매장 내에 틀어놓은 음악 소리도 둘 중 누구 하나 질 생각 없다는 듯 사운드 세게 터져 나왔다. 횽이가 한산한 카페를 생각했다는데 종로는 .. 2022. 9. 17.
영화07_포르토 그 / 그녀 / 둘의 이야기. 포르토는 여전히 늘 아름다운데, 사람 사이, 둘 감정의 아름다움은 똑같이 지속되지 않는다. 여튼, 장면들의 캡쳐를 멈출 수 없었다. p.s_루시루카스... 당신은 어디에 있다가 나타났다가 다시 사라진거죠. 돌아와요..... 2022. 9. 16.
너의 여름방학_03 방학엔 왜 숙제가 있을까. 숙제가 없으면 안 되는 걸까? 시키는 사람도 하는 사람도 둘 다 즐겁지 않은 거 없앴으면 좋겠다고, 너의 여름방학에 생각했다. (네가 좋아하는) 책 읽고, TV볼 때는 그 누가 네 옆에서 춤을 춰도 집중하는 넌데, 숙제만 하려하면 갑자기 집 안 물건들에 관심 갖고 창 밖만 바라봐도 흥미로워하며 회피하는 너를 보며... 나를 보는 느낌...지울 수 없어. 다음날도 너의 숙제를 위해 집 앞 도서관을 갔었지. 앉을 장소들이 자유롭게 널린 곳에서 너는 이곳저곳 앉아서 구몬을 간신히 끝내고 다른 숙제를 들고 갔는데, 3초에 한 번씩 자세 바꾸며 꼼지락 거리는데 옆에 펼쳐놓은 책이랑 그... 싸웠어? 끈기 있게 너 보고 있었는데 화해 안 하더라? 나랑 눈 마주치고 살짝 흠칫해 하긴 했지만.. 2022. 9. 16.
너의 여름방학_02 너와 보내는 너의 여름방학 첫날, 운동 끝나고 돌아와 포켓몬스터 보고 있는 너에게 재미없게도 나는, '아침 먹었어~?' '양치했어~?'하고 물었지. 같이 보자고 할 수 있었을 텐데... 러닝머신 위에 그런 센스를 놓고 왔다고 생각해주렴. 한 여름, 실내 온도 33도쯤 돼야 에어컨을 틀어주시는 할머니를 설득하는 건 포기하고 나는 너의 손을 잡아끌고 단지 내 카페로 갔다. 더위를 잘 타지 않는 너를, 타고난 집돌이인 너를 데리고 나오는 건 시간이 조금 걸리는 일이긴 했지만 집 안에서 너는 포켓몬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 같더라. 너도 나처럼 나가기 전까지는 온갖 것들에 귀찮아하고 피곤해하며 게으름 피우지만 정작 문 밖으로 나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생기가 넘치더라.(아, 이건 너만 나는 생기 안 넘쳐 .. 2022. 9. 15.
완벽한 바캉스를 보내고왔지5. 비가 내렸다. 며칠 전부터 기상예보에 떠 있던 비는 당일에도 사라지지 않았고 온도마저 21도까지 떨어졌다. 바다는 무리야. 어디 가야 하나 고민하다 밀크티 찾아 광화문에서 만나기로 했다. 어딘가 이름이 익숙해보니 횽이가 전에 말해줬던 카페네? 지점만 달랐... 내 기억력 무슨 일인지. 오랜만에 가는 광화문이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토요일이면 광화문에 가서 경복궁 따라 걷다 북촌마을, 안국역에서 종로까지 걸었던 게 내면의 평화를 가져다주는 소중한 일이었다. 늘 이유 없이 가고 싶은 서울에서의 유일한 장소였는데 올 해는 몇 번이나 갔더라...? 먼저 도착해 밀크티를 시켜놓고 답장을 썼다. 횽이 오기 전까지 다 쓰려고 했는데 어림없지. 곧 도착한 횽이와 서로 사이좋게 맞은편에 앉아 답장을 썼다고 한다. 비.. 2022. 9. 6.
너의 여름방학_ 01 초등학생인 1호가 여름방학을 맞이한 기념으로 우리 집에서 일주일을 보냈다. 다니는 학원도 일주일동안 방학해서 오고 싶다며 얼마나 머물 수 있냐길래 '네가 원하는 만큼'이라고 했더니 대견스럽게도 일주일 전체를 있겠다고 했다. (감동) 여름방학에 오겠다고 한 것도 기뻤는데 일주일을 통째로 있겠다고 하니 얼마나 이쁘고 장한지 오면 궁딩이 팡팡 때려주고 칭찬 많이 해주고 즐겁게 놀아야지 했는데 육아_ 그것은 쉽지 않은 것이었다. 그래도 우리 1호는 내 주변사람 모두가 이렇게 알아서 잘 크는 아이가 어딨냐며, 너무 훌륭한 어린이라고 아주 어렸을 때부터 칭찬받은 아이로 혼자서 책도 잘 읽고, 기다릴 줄 알며, 대화가 일찍부터 가능하고, 이해력이 좋으며, 무엇보다 떼쓰지 않는 아이였다. 장난감 3개 고르라고 하면 한.. 2022. 9. 5.
애플워치 적당히 좀... 얘가... 선 쎄게 넘네....? 8월 목표 받았을때도 아 이건 아니지 하긴 했다만, 9월... 야... 아니 하루에 1100 칼로리를 내가 어떻게 삼십일 내내 채워 이놈들아. 그간 내가 너무 열심히 했지. 목표치를 너무 다 채웠지. 그래도 그렇지 8월 내내 하루에 2시간씩 운동했어도 2만2천칼로리 소모했는데 미친거 아니햐 진짜. 나 메달 안 줄라고!!!! 으으 부들부들. 2022. 9. 1.
촴이가 가져온 파리 얼마 전, 촴이가 프랑스 파리에 있었다. 샹젤리제 거리 사진을 시작으로 메세지를 주고받다 보내준 구름 한 점 없이 환상적인 날씨를 배경으로 빛나는 센강과 그 뒤로 서 있는 에펠탑 동영상에참지 못 하고 귀국할 때 가방에 파리 넣어 오라고 했더니 너는... 정말 그래 왔다. 파리만 담아온게 아니라 파리의 검은고양이도 담아와줘서 히히 난 몰라. 2022. 8. 26.
완벽한 바캉스를 보내고왔지4. 꼬박 한 달 만에 다시 바다에 갔다. 이번에도 가방에 와인 한 병과 돗자리, 양산 겸 우산을 챙겨 횽이와 만나는 역에서 조우해 버스가 올 때까지 정류장 가까이 있는 다이소에서 더위를 피하다 때맞춰 나가 버스를 타고 우린 바다로 간다. 횽이 가방은 한 달동안 같이 갔던 태국여행보다 크고 짐도 많다. 어째서인지 알 수가 없지만 다 필요한 것들이라는 게 정말 알 수가 없는 일이다. 무슨 일이에요 정말? 오늘도 노을은 기대하지 않는다. 노을 그거 안 봐도 넘치게 좋은 날이 될거라는건 고정인 사실이고, 당장 날씨 또한 환상이다. 말복 지났다고 높고 넓은 가을 하늘은 시원한 파란색뿐이다. 한풀 꺾인 더위는 아니지만 바람에 습기 없이 산뜻하게 불어주는 게 딱 좋았다. 매번 앉는 곳에 돗자리를 펼치고 횽이는 수영하러 .. 2022. 8. 25.
책23_노베첸토_알렉산드로 바리코 가벼운 책, 묵직한 감동.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지만 잊혀지지 않은 사람의 이야기. 2022. 8. 23.
영화06_피아니스트의 전설 사이클 타다 우연히 보게 됐다. 40분만 타려던 사이클을 운동 종료와 동시에 꺼지는 모니터 때문에 1시간 20분을 탔고, 스트레칭 그런 없이 바로 러닝머신으로 뛰어가(사이클만 2시간 할 수 없으니까) 속도를 올리기 전에 모니터 채널을 맞췄다. 그리고 그날 운동은 영화의 끝을 보고 나서야 끝이 났다. 제목만 보고 영화 '피아니스트'랑 헷갈려서 긴가민가하며 보기 시작했는데(당연하게도 두 영화는 완전 다른 내용), 이 영화는 버지니아호에서 나고 자란 천재 피아니스트 나인틴 헌드레드의 삶과 트럼펫 연주자로 승선한 맥스와의 우정 이야기... 라고 짧게 설명하면 안 될 것 같은데… 우선 그렇다고 치자. 내용도 내용이지만 장면 장면들이 참 예뻤다. 특히, 강한 풍랑에 심하게 흔들리는 배에서 처음 만난 둘이 연회장에서.. 2022. 8. 23.
제 선물입니다만? 태국에서 돌아온 횽이를 이렇게 빨리 만날 줄은 몰랐지. 날이 좋았다. 이 날 좋은날 나는 코군 데리고 정비소에 갔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진 날 고속도로 위에서 갑자기 공기압 경고등 떠서 바로 휴게소 사설 정비소에서 체크했는데 문제없다고 그랬다. 그 말 믿고 그냥 무시했는데 2주가 지나도 경고등이 여전해서 데려갔더니 정비를 기다리는 차들이 많아 다음날 찾으러 오라고 해서 정비소 근처 백화점 잠깐 구경한 후 버스타고 동네로 돌아갔다. 집 근처 스타벅에서 앉아서 커피마시고 있는데 네 시간 만에 전화 와서 정비 끝났다고........? 아니 내일 연락한다며.....? 이럴 거면 내가 동네 안 왔지... 이 사람들아!!!!! 라고 적고 횽이를 만나러 가는 김에 차도 찾아 오지요. 횽이가 태국에서 돌아온 지 얼마 .. 2022. 8. 22.
책22_밝은 밤_최은영 헥사와 캔디크러쉬를 하는 멋진 할머니. 영옥이 할머니처럼 되어야지. 라고 심심찮게 적었다만 고된 그들의 삶이 안쓰러워 마음을 죄었다가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낸 삶에 서로를 만나 다행이다 싶어 마음을 쓸어내렸다. 읽는 내내, 읽고 나서도 외할머니가 많이 생각났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할머니의 유년시절과 20대 30대 그리고 할머니에게 가장 친한 친구는 누구였는지 등등 할머니에 관해 알고싶은 것 투성인데, 그저 내가 아는 거라곤 할머니가 보성에서 나고 자라 보성댁이라고 불렸다는 것과 할머니에게 오빠가 있었다는 것 뿐이다. 심지어 그마저도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엄마를 통해 알게되었다. 우리 보성댁이 지금 나와 함께라면 얼마나 좋을까. 얼마나. p.s_정세랑작가의 시선으로부터,를 다시 읽고싶어졌다. 시선의 .. 2022. 8. 22.
04_이탈리아_아말피는 레몬사탕으로 기억되리 긴 밤을 지나 모든 곳을 다시 나타나게 한 나는 마이오리 '레지던스 듀 토리' 3층 창 앞에도 있었다. 나타나기 시작하면 존재하는 모든 곳에 닿지 않은 곳이 없는 나는 이미 내가 없던 내내 깜깜하게 식은 바다의 겉 피부를 덥히고, 셀 수 없이 많은 식물들을 매만지며 여러 일을 동시에 하는 중이었다. 그러는 와중에 그 창 앞에 한 줄기가 아닌 다 잡을 수 없는 양으로 모여있던 나는 어떤 귀띔도 없이 생긴 창 뒤의 블라인드 틈을 통과해 마침내 방 안으로 닿았다. 새카만 블랙홀 같이 무의 공간이었던 방은 나의 도착으로 색을 되찾았는데, 반짝이는 파란색 타일 바닥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면은 새하얀색인 원룸으로 부엌, 거실, 침실까지 있는 방 안에 사람 두 명도 있었다. 얼굴에 만족한 웃음을 띄고 나를 찬양하듯 .. 2022. 8. 18.
운동일기4_해냈다. 달려버렸다. 저번 달 한 시간에 10km를 달리고 싶다 했던 소망을 적었던 일기가 있었다. 최선을 다해 달린 속도와 시간으로 계산해보니 내 속도로는 60분을 달리는데 5분만 쉬어야 가능하겠더라. 그건 못 할 일인데?? 하며 다음 달 중순까지 속도를 늘려보기로 하고 달리기를 했다. 7월 마지막주 주중을 그렇게 달렸고, 주말엔 가족여행이 있어 토요일엔 헬스장을 쉬고 일요일엔 숙취+피곤+운전 콤보로 떨어질 대로 떨어진 컨디션을 하고 가서 걷고 왔다.(안 가려고 했지만 체중계 숫자 보고 안 갈 수 없었음) 그리고 9시도 안돼서 내 조카보다 먼저 잤다. 다음날, 잠이 보약이라고 한결 나아진 컨디션으로 헬스장으로 갔고 해내버렸지. 내가. 어떻게 가능했지? 하고 복기해봤는데, 가장 1번은 분노의 힘. 주말 대가족 여행에서 엄마가.. 2022. 8. 3.
운동일기3_런닝 1시간에 얼만큼 뛸 수 있니? 아무래도 운동일기를 쓰는 폴더를 따로 만들어야 하나 싶다. 이렇게 자주 쓰게 될 줄이야?? 이번 달 중반부터 개인적으로 목표가 생겼었다. >1시간에 10km 달리기 2022.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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